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환율 저평가에 기인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총재는 "현재 환율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시장과) 괴리가 없는 상황"이라며 "경상수지 흑자는 일부 한국 상품의 비(非)가격 경쟁력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경기가 내년 하반기엔 잠재수준 이상으로 성장세를 회복하리라고 전망했다. 또 주택 시장 역시 회복 조짐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1년째 이어지는 2%대아래의 물가 수준에 대해선 차차 나아질 것이라 내다봤다.
다음은 김 총재와의 일문일답.
--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성장세가 반짝 회복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대한 견해는.
▲ 여러 상황 변화에 대한 가정이 다르면 다른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한은으로선 현재 올해 성장에 대한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내년 이후에 변하는 것은 다음전망 시점에 논의하겠다.
-- 설비투자가 부진하다. 고용부진, 성장률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 9월은 설비투자(전기대비 -4.1%)가 줄어들었지만 10월엔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작지 않은 폭으로 변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 유럽중앙은행(ECB)는 금리를 인하했다. 영란은행은 내년 중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나라마다 통화정책이 다른데, 이런 현상이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 한국 경제도 몇 달 전 예상과는 다른 환경에 처해있다. 증권시장의 자금 유출입 흐름이 과거 예상과 다르단 얘기다. 국제금융시장의 변화가 우리에게 미치는영향이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이달은 금리가 현 수준에 있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판단했다.
-- 국내총생산 갭(GDP갭·실제성장과 잠재성장의 차이)이 언제쯤 플러스(+)로돌아설까.
▲ 현재로선 내년 하반기 수준에 (마이너스 폭이) 사라질 것으로 본다.
-- 재닛 옐런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자의 청문회 자료를 보면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더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점은 고용, 물가 등 경제 지표에 달렸다. 옐런과 같은 한 사람의 성향보다는 통화정책에서 '데이터 디펜던스'(경제 지표에 의한 판단)를 강조해왔다. 옐런의 취임으로 변화가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 국내 물가 전망은.
▲ 소비자물가가 지난달 전년동월대비 0.7% 올랐다. 그러나 한국은 석유류, 농산물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1.6%이다. 여기에 정부의 무상보육·급식 등 정책효과를 감안하면 근원물가 상승률은 2.1%가 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은근원물가에 수렴한다.
-- 주택시장에 대한 시각은.
▲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더 커졌다. 이는 중소형을 중심으로 한 매매수요에 기인한다. 주택시장이 정부의 취득세 감면조치 예고와 더불어 침체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인다. 그러나 이 조짐이 정착될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면 금리가 오르고, 한국은 가계부채가 위험해질 텐데.
▲ 미국이 과거와 달리 양적완화에 대한 정책을 취할 때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준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점진적으로, 세심하게 (양적완화 축소를) 추진할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영향은 금리상승이 어느 정도로 빨리 전이되느냐에 달렸다. 모든 수단을 강구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대처하겠다.
--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 과도하냐, 아니냐보다는 흑자세가 구조적이냐, 경기순환적이냐가 중요하다.
지금 현재로서는 구조적으로 정착됐다고 하기는 이르다. 630억달러(한은 전망치)가적진 않지만, 일시적이고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 정책적으로 흑자폭을 줄이고자 단기조치를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경상수지와 환율의 안정화 관계가 무너진 것이 아닌가.
▲ 한국이 환율을 저평가해서 경상수지 흑자를 냈다고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선진국보단 대부분이 신흥경제권에서 온 것이다. 미국,유럽, 일본엔 오히려 적자를 내고 있다. 또 경상수지가 환율 저평가에 주로 기인했다면 이런 가격효과가 모든 산업에 다 적용돼야 한다.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는 반도체, 휴대전화 등 특정부문에 집중됐다. 비(非)가격 경쟁력이다. 안정세인 원자재가격도 경상수지 흑자에 기여했다. 현재 환율은 과거 어느 때보다 시장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시장과) 괴리가 없는 상황이다.
evan@yna.co.kr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김 총재는 "현재 환율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시장과) 괴리가 없는 상황"이라며 "경상수지 흑자는 일부 한국 상품의 비(非)가격 경쟁력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경기가 내년 하반기엔 잠재수준 이상으로 성장세를 회복하리라고 전망했다. 또 주택 시장 역시 회복 조짐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1년째 이어지는 2%대아래의 물가 수준에 대해선 차차 나아질 것이라 내다봤다.
다음은 김 총재와의 일문일답.
--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성장세가 반짝 회복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대한 견해는.
▲ 여러 상황 변화에 대한 가정이 다르면 다른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한은으로선 현재 올해 성장에 대한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내년 이후에 변하는 것은 다음전망 시점에 논의하겠다.
-- 설비투자가 부진하다. 고용부진, 성장률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 9월은 설비투자(전기대비 -4.1%)가 줄어들었지만 10월엔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작지 않은 폭으로 변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 유럽중앙은행(ECB)는 금리를 인하했다. 영란은행은 내년 중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나라마다 통화정책이 다른데, 이런 현상이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 한국 경제도 몇 달 전 예상과는 다른 환경에 처해있다. 증권시장의 자금 유출입 흐름이 과거 예상과 다르단 얘기다. 국제금융시장의 변화가 우리에게 미치는영향이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이달은 금리가 현 수준에 있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판단했다.
-- 국내총생산 갭(GDP갭·실제성장과 잠재성장의 차이)이 언제쯤 플러스(+)로돌아설까.
▲ 현재로선 내년 하반기 수준에 (마이너스 폭이) 사라질 것으로 본다.
-- 재닛 옐런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자의 청문회 자료를 보면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더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점은 고용, 물가 등 경제 지표에 달렸다. 옐런과 같은 한 사람의 성향보다는 통화정책에서 '데이터 디펜던스'(경제 지표에 의한 판단)를 강조해왔다. 옐런의 취임으로 변화가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 국내 물가 전망은.
▲ 소비자물가가 지난달 전년동월대비 0.7% 올랐다. 그러나 한국은 석유류, 농산물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1.6%이다. 여기에 정부의 무상보육·급식 등 정책효과를 감안하면 근원물가 상승률은 2.1%가 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은근원물가에 수렴한다.
-- 주택시장에 대한 시각은.
▲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더 커졌다. 이는 중소형을 중심으로 한 매매수요에 기인한다. 주택시장이 정부의 취득세 감면조치 예고와 더불어 침체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인다. 그러나 이 조짐이 정착될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면 금리가 오르고, 한국은 가계부채가 위험해질 텐데.
▲ 미국이 과거와 달리 양적완화에 대한 정책을 취할 때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준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점진적으로, 세심하게 (양적완화 축소를) 추진할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영향은 금리상승이 어느 정도로 빨리 전이되느냐에 달렸다. 모든 수단을 강구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대처하겠다.
--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 과도하냐, 아니냐보다는 흑자세가 구조적이냐, 경기순환적이냐가 중요하다.
지금 현재로서는 구조적으로 정착됐다고 하기는 이르다. 630억달러(한은 전망치)가적진 않지만, 일시적이고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 정책적으로 흑자폭을 줄이고자 단기조치를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경상수지와 환율의 안정화 관계가 무너진 것이 아닌가.
▲ 한국이 환율을 저평가해서 경상수지 흑자를 냈다고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선진국보단 대부분이 신흥경제권에서 온 것이다. 미국,유럽, 일본엔 오히려 적자를 내고 있다. 또 경상수지가 환율 저평가에 주로 기인했다면 이런 가격효과가 모든 산업에 다 적용돼야 한다.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는 반도체, 휴대전화 등 특정부문에 집중됐다. 비(非)가격 경쟁력이다. 안정세인 원자재가격도 경상수지 흑자에 기여했다. 현재 환율은 과거 어느 때보다 시장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시장과) 괴리가 없는 상황이다.
evan@yna.co.kr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