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내년에도 징계 회오리 전망>

입력 2013-12-18 06:01  

올해 은행들이 각종 부실 및 비리로 1990년대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제재를 받은 데 이어 내년에도 올해 못지않은 징계 광풍이 예상된다.

국민은행 도쿄지점 비자금 의혹이 현지 직원 사망 등으로 일파만파 퍼지는 형국인데다 다른 시중은행의 부실 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특별검사 결과가 내년에 일제히쏟아지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에 특별 검사에 나섰으며 하나은행에 대해서는 최근 종합검사를 마쳤다.

4대 시중은행이 모두 금융당국의 감시망에 걸린 셈으로 내년 1분기에 대규모 제재가 내려질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부 검사가 끝난 곳도 있어 내년 3월 이내 관련 제재 수위가 정해질 것"이라면서 "특별 검사 등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들의 내부 통제 부실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의 징계 수위가 가장 높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국민은행에 대해 도쿄지점 비자금 의혹에 이어 보증부대출 부당이자환급액 허위 보고, 국민주택채권 90억 횡령 사건까지 특별 검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이 특검을 동시에 3개나 받는 것은 초유의 일이다.

국민은행은 보증부대출 부당 이자 55억원을 환급한다고 보고했으나 실제는 10억원 지급에 불과해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았다.

국민은행 본점 신탁기금본부 직원들이 국민주택채권을 포함한 채권을 시장에 내다파는 수법으로 100여억원을 횡령한 사건도 적발됐다.

도쿄지점 비자금 조성 의혹은 이미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한국과 일본금융당국도 사상 처음 공동 검사를 통해 도쿄지점 비자금 규명에 나섬에 따라 관련자들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부당대출 1천700여억원에 비자금 조성액만 100억여원에 달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의 '파이시티 사업' 신탁상품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한 특별 검사도 주목된다.

파이시티 사업은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 9만6천107㎡에 3조4천억원을 투입해 복합유통센터를 짓는 개발사업이다. 2003년 개발이 시작됐지만 과도한 차입금으로 2011년 1월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하나UBS운용은 2007년 파이시티에 투자하는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투자신탁 제3호'를 만들어 우리은행, 동양증권[003470] 등을 통해 팔았다.

우리은행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투자한 개인투자자는 1천400여명으로 투자액만 1천900억원으로 추정된다.

신한은행은 정치인 계좌 불법 조회 혐의와 관련해 특별 검사를 받고 있다.

이번에 신한은행의 불법 조회가 사실로 드러나면 '삼진아웃'으로 영업 정지 등가중 처벌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번 특별 검사는 김기식 민주당 의원이 최근 신한은행에서 2010년 4월부터 9월까지 야당 중진의원들을 포함한 정관계 주요 인사들의 고객정보를 불법조회했다고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을 포함해 경영 감사부와 검사부가 조회한 고객정보는매월 약 20만건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하나은행에 대해서는 최근 종합 검사를 마치고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 재직시의 과도한 미술품을 구매와 고문료 수령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은행이 4천여점의 미술품을 보유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인데다 임직원 출신이 관계자로 있는 회사를 통해 미술품이 거래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은행권에는 내년 1분기에 징계가 많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면서 "올해도 제재 규모가 커서 은행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는데 내년에는 근심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taejong75@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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