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날개 없는 추락'…어디까지 떨어질까>

입력 2013-12-30 10:55  

전문가 "추가 하락 가능, 수출시장 악영향 우려"

원·엔 환율이 5년여 만에 세자릿수에진입하자 최근 1년여간 가파르게 이어진 원·엔 환율 하락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원·엔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 개장 전 100엔당 1,000원 선이 붕괴된 뒤 오전 9시 외환시장 개장 직후 999.62원까지 하락했다.

원·엔 환율 1,000원 선이 무너진 것은 2008년 9월 9일(장중 저가 996.68원) 이후 5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기점으로 2008년 10월 이미 1,500원 선을 넘어선 원·엔환율은 계속 1,200∼1,600원 선에서 움직이다가 지난해 말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본격화하자 추락하기 시작했다.

올해 서울 외환시장 개장일인 1월 2일 장중 한때 100엔당 1,503.19원을 기록한원·환율은 결국 500원 이상 떨어지며 해를 넘기지 못하고 1,000원 선을 내줬다. 1년 만에 3분의 2토막이 난 셈이다.

문제는 원·엔 환율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원화 강세 기조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최근 񟭎년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리스크' 보고서를 통해 원화 가치의 급등락 가능성을 지적했다.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에서 자본이유출되면 원화 가치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미국이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는 강력하고 빠른 출구전략을선택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한국 경제의 안정성에 대한 평가가 좋아 오히려 원화절상(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이 강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일본이 내년 안에 출구전략을 고려할 만큼 경기가 반등할 가능성이 크지 않기때문에 일본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와 엔화 약세는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일본이 내년 소비세 인하를 앞두고 지금보다 양적완화를 더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며 "글로벌 투자은행(IB) 중 내년 말에는 달러당 110엔까지 갈 수 있다고 보는 곳이 꽤 있다"고 설명했다.

원·엔 환율 추가 하락세가 현실화한다면 한국 기업들이 수출 시장에서 악영향을받는 등 한국 경제의 활력 제고에 빨간 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일본과 수출 주력업종이 많이 겹치기 때문에 엔화 약세는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영업이익등에서 악영향을 받으면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는 등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indy@yna.co.kr,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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