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본사의 부지들이 시장에 대거 매물로 쏟아지면서 매각 방식과 매입 주체를 놓고 벌써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사옥 부지 등은 대기업은 물론이고 외국계와 지자체도 관심을 가질 만큼 '알짜배기' 땅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정부는 개별 기관이 제출한 자산매각 계획에 대해 공공기관 정상화 협의회 등에서 실현가능성과 수익 적절성 등을 검토해 매각 방식을 최종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 경기 어려운데 팔릴까…'헐값매각' 우려 정부는 부채감축과 방만경영 해소를 위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따라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은 반드시 본사 부지 매각 계획을 포함해 부채 감축 계획을 세우도록 했다.
정상화 대책 뿐 아니라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은 혁신도시특별법에 따라이전 후 1년 안에 의무적으로 사옥을 팔도록 돼 있다.
한전, 광물자원공사, 도로공사 등은 본사 이전 부지를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지난달 말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1∼2년 사이에 매물이 대거 쏟아질 예정이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제값은 커녕 헐값이라도 받고 팔 수있을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현재 매각 중이거나 매각 예정인 공공기관 매각 대상 부지는 54곳에 달하는데,이 중 21개가 이미 3회 이상 유찰된 상태다.
이런 사례와 위축된 부동산 경기상황 등에 비춰 앞으로 나올 매물들도 인기를끌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다 보면 가격은 점점 내려가 '헐값'으로 매각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원재환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매각 여부와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에서 한전 부지 같은 금싸라기 땅은 관심을 받고 팔릴 수 있겠지만, 많은경우에는 팔리지도 않고 제값도 못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공공기관 부채감축계획 가이드라인에서 '헐값 매각 시비, 재무구조 악화가능성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제한을 두지 않았다.
◇ 매각방법·매입주체 따라 특혜시비 있을 수도 매각에 성공하더라도 매각 방법과 매입 주체에 따라 '특혜 시비'가 일어날 수도있다.
금싸라기 땅인 7만9천342㎡ 규모의 삼성동 한전 부지의 경우 시가에 맞춰 3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사업자가 드물다. 벌써부터 삼성이나 현대차 등대기업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풍문이 돈다.
만약 수의계약 등을 통해 매각이 성사된다면 공공기관의 알짜배기 땅을 넘겨주면서 대기업에 특혜를 줬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외국계 거대 자본이 부지를 사들이면 차익을 남기고 되파는 '먹튀'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다만, 공공기관 자산의 경우 국유재산은 아니지만 준(準)국유재산으로 간주해국유재산법을 준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경우 매각 방식을 최고가 공개경쟁입찰로할 수 있어 헐값 매각이나 비공개 수의계약 등 특혜 시비는 수그러들 수 있다.
단순 매각이 아닌 다른 방식이 거론되기도 한다.
한전 부지는 그대로 파는 것보다는 민간 자본을 이용해 개발한 뒤 매각하는 식으로 가격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부동산을 통한 유동화증권 발행도 대안 중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설립 목적과 달리 부동산 개발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데 집중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특혜 시비가 일어날 수도 있다"며 난색을 보였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기관이 꼭 필요하지 않은데도 보유하고있는 부동산은 원칙적으로 파는 것이 맞지만, 제값을 받고 매각할 수 있도록 적절한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국가의 공적 금융기관이 제값에 일괄 인수한 뒤 처분하는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재환 교수도 "정부 기관에서 일시적으로 매입해 가지고 있다가 단계적으로 시장에서 매각하는 방법도 고려해봐야 한다"며 "기한을 정해놓고 빠른 시일 내에 한꺼번에 몰아서 하려다 보면 이익보다 손실이 클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지적했다.
speed@yna.co.kr, charg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특히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사옥 부지 등은 대기업은 물론이고 외국계와 지자체도 관심을 가질 만큼 '알짜배기' 땅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정부는 개별 기관이 제출한 자산매각 계획에 대해 공공기관 정상화 협의회 등에서 실현가능성과 수익 적절성 등을 검토해 매각 방식을 최종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 경기 어려운데 팔릴까…'헐값매각' 우려 정부는 부채감축과 방만경영 해소를 위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따라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은 반드시 본사 부지 매각 계획을 포함해 부채 감축 계획을 세우도록 했다.
정상화 대책 뿐 아니라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은 혁신도시특별법에 따라이전 후 1년 안에 의무적으로 사옥을 팔도록 돼 있다.
한전, 광물자원공사, 도로공사 등은 본사 이전 부지를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지난달 말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1∼2년 사이에 매물이 대거 쏟아질 예정이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제값은 커녕 헐값이라도 받고 팔 수있을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현재 매각 중이거나 매각 예정인 공공기관 매각 대상 부지는 54곳에 달하는데,이 중 21개가 이미 3회 이상 유찰된 상태다.
이런 사례와 위축된 부동산 경기상황 등에 비춰 앞으로 나올 매물들도 인기를끌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다 보면 가격은 점점 내려가 '헐값'으로 매각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원재환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매각 여부와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에서 한전 부지 같은 금싸라기 땅은 관심을 받고 팔릴 수 있겠지만, 많은경우에는 팔리지도 않고 제값도 못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공공기관 부채감축계획 가이드라인에서 '헐값 매각 시비, 재무구조 악화가능성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제한을 두지 않았다.
◇ 매각방법·매입주체 따라 특혜시비 있을 수도 매각에 성공하더라도 매각 방법과 매입 주체에 따라 '특혜 시비'가 일어날 수도있다.
금싸라기 땅인 7만9천342㎡ 규모의 삼성동 한전 부지의 경우 시가에 맞춰 3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사업자가 드물다. 벌써부터 삼성이나 현대차 등대기업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풍문이 돈다.
만약 수의계약 등을 통해 매각이 성사된다면 공공기관의 알짜배기 땅을 넘겨주면서 대기업에 특혜를 줬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외국계 거대 자본이 부지를 사들이면 차익을 남기고 되파는 '먹튀'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다만, 공공기관 자산의 경우 국유재산은 아니지만 준(準)국유재산으로 간주해국유재산법을 준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경우 매각 방식을 최고가 공개경쟁입찰로할 수 있어 헐값 매각이나 비공개 수의계약 등 특혜 시비는 수그러들 수 있다.
단순 매각이 아닌 다른 방식이 거론되기도 한다.
한전 부지는 그대로 파는 것보다는 민간 자본을 이용해 개발한 뒤 매각하는 식으로 가격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부동산을 통한 유동화증권 발행도 대안 중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설립 목적과 달리 부동산 개발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데 집중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특혜 시비가 일어날 수도 있다"며 난색을 보였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기관이 꼭 필요하지 않은데도 보유하고있는 부동산은 원칙적으로 파는 것이 맞지만, 제값을 받고 매각할 수 있도록 적절한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국가의 공적 금융기관이 제값에 일괄 인수한 뒤 처분하는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재환 교수도 "정부 기관에서 일시적으로 매입해 가지고 있다가 단계적으로 시장에서 매각하는 방법도 고려해봐야 한다"며 "기한을 정해놓고 빠른 시일 내에 한꺼번에 몰아서 하려다 보면 이익보다 손실이 클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지적했다.
speed@yna.co.kr, charg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