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기업들, 핵심 해외개발사업도 매각키로(종합)

입력 2014-02-06 11:23  

<<자산매각 총액 수치 추가>>가스공사, 첫 운영권 딴 이라크 가스전 지분 팔기로석유공사는 캐나다 광구 대상…정부 "국내자본에 우선매각 원칙"

에너지 공기업들이 부채 감축을 위해 해외자원개발 사업 중 비핵심사업 뿐 아니라 핵심사업들에 대해서도 매각 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기획재정부와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036460], 한국석유공사,한국전력[015760] 등 에너지 공기업들은 2017년까지 핵심 자원개발사업 지분 매각을포함한 부채감축계획을 지난달 말 기재부에 제출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민간기업은 위기가 닥치면 값을 따지지않고 알짜 자산부터 팔아치운다"며 강도 높은 부채감축 방안을 주문한 결과다.

가스공사는 2011년 개발·운영권을 획득한 이라크 아카스 가스전 개발·생산사업의 지분 49%를 매각한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매각대금 추산액은 3천90억원이다.

가스공사의 투자 지분율 100%(이라크 국영회사 지분 25%의 공사 대납분 포함)가운데 운영권 유지를 위한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모두 팔기로 한 것이다.

아카스 가스전은 가스공사가 처음으로 운영사 자격을 획득한 프로젝트로, 해외자원개발 추진에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들어간 투자비만 26억6천만달러(2조9천억원)에 달한다.

내년 상업생산을 앞두고 있으며 하루 최대생산량이 원유로 환산시 6만7천배럴(400MMscf)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우량 사업이다.

정부 관계자는 "매각 금액 자체가 크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앞으로 2년간 추가투자 부담이 있어 지분정리 대상이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때 매각 대상으로 거론됐던 호주 글래드스톤 액화천연가스(GLNG) 사업과 모잠비크 탐사사업은 "지분 매각 계획이 없다"고 공사 측이 밝혔다.

석유공사는 자회사인 캐나다 하베스트사가 보유한 광구의 투자 지분을 팔아 자산유동화를 꾀한다는 매각 전략을 내놓았다.

하베스트사는 총 매장량 2억2천만 배럴 규모의 석유·가스 생산광구를 보유한기업으로, 2009년 석유공사가 지분 100%를 인수했다.

캐나다 앨버타주 서부의 유가스전 개발·생산 프로젝트와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 재무적 투자나 전략적 투자를 이끌어 낸다는계획이다.

'부실 인수'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하베스트의 정유 부문 자회사(NARL)도 매각절차를 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베스트의 정유 부문은 인수 실패 사례로 꼽히지만 이외 사업부문은 우량한 편"이라고 말했다.

규모이거나 수익성이 떨어진 광구들은 지분 매각 작업이 이미 진행 중이다.

중국 마황산 서광구는 공사와 삼성물산[000830] 컨소시엄이 운영권을 갖고 있지만 생산량이 적어 매각절차를 진행 중이며, 콜롬비아 CPO-2 광구도 사업전망이 낮아손을 떼기로 했다.

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들은 우라늄 및 유연탄 광산의 출자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지분 100%를 보유한 호주 바이롱 유연탄 광산의 지분 49%와 캐나다 우라늄 개발업체인 데니슨 마인스사의 출자지분이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광물자원공사도 지분율이 높은 해외 자원개발사업의 지분을 매각대상에 포함하고 매각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에너지 공기업들은 작년 9월 발표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경제성이 떨어지는 해외 사업 위주로 구조조정 방안을 짜 왔다.

그러나 작년 12월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서 정부가 내놓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보다 부채증가율을 30% 이상 감축하도록 하면서 실제로 돈이 되는 우량 자산까지매물로 나오게 된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관들이 제출한 계획을 검토해 자구노력이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보완을 요구할 계획"이라며 "상황에 따라 매각 대상 자산이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국부유출 논란에 대해서는 "논란을 피하도록 자산 매각 시 될 수 있으면 국내투자자를 우선 매각상대로 고려한다는 기준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앞서 부채감축 중점관리 18개 공공기관은 2017년까지 총 39조5천억원을 추가로감축하는 자구노력 방안을 제출했으며, 이 가운데 국내외 부동산, 투자자산 등을 모두 포함한 자산매각 금액 추정액은 7조3천699억원이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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