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금리변동 위험성 낮춰야"…은행·상호금융·보험과 논의은행·고객은 실효성에 의문 제기하기도
금융당국이 '준(準)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기로 한 것은 앞으로 금리가 상승할 경우 생길 수 있는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고정금리 대출을 유도하되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중간 형태라고할 수 있는 준고정금리 상품으로 두 유형의 장점을 가능한 한 살리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고객 뿐 아니라 당국의 지침에 따라 상품을 만들고 있는 금융기관 중에도 준고정금리 대출의 실효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금리 변동 위험성 낮춰 소비자 부담 덜기 위한 것"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5년 이상의 기간 동안 금리 상승폭을 제한하도록 하는 준고정금리 상품을 4~5월께 내놓기로 했다.
이에 발맞춰 주요 시중은행들은 상품 개발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준고정금리 대출 상품은 금리 변동의 위험성을 낮추면서 소비자가 부담하는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말 기준으로 전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 가운데 순수 변동금리 형태는 71.4%에 이른다. 이는 현재 저금리의 영향으로 변동금리 대출의 이자율이 고정금리보다 낮기 때문이다.
2014년 2월 기준으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순수 변동금리의 평균적인 대출금리는 연 3.7%로 순수 장기고정금리 4.4%보다 0.7%포인트 낮다.
하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으로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변동금리 대출 고객은 갑작스러운 이자 부담 상승으로 금전적 손해를 볼 우려가 있다.
이수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국내외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한국도 기준금리 정상화가 바람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정식으로 취임하면 9개월째 연 2.5%로 유지되고있는 기준금리를 올해 안에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금리 상승의 움직임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미국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들어가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금리 방식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12월 기준 연 3.59~3.96%에서 올해 2월 3.61~4.00%로 최고 0.1%포인트 상승했다.
당국은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비거치식분할상환 대출 비중을 2017년 말까지 4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그 일환으로 금융기관들에게 다양한 준고정금리 상품을 출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당국은 은행 뿐 아니라 상호금융사, 보험사와도 준고정금리 상품 출시를 논의하고 있다.
낮은 신용등급 때문에 제1금융권(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저소득층 중에는 고금리인 상호금융, 보험 등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금리 상승 시 직접적인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고객 '갸우뚱'…"어렵게 상품 출시해도 선택 의문" 금융당국의 지침을 받고 준고정금리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은행들은 그다지 내키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대출 금리의 인상 상한이 정해져 있으면 금리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없어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고, 무엇보다 상품을 내놓더라도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있을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준고정금리 상품의) 금리는 고정금리나 적격대출에 가까운 금리가 될 텐데, 문제는 적격대출 금리가 매우 높아서 소득공제 혜택 대상자가아니면 거의 선택을 안 한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현재 코픽스(COFIX·은행자금조달지수) 기준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는 3% 후반대이고 적격대출은 4.5~4.8%로 1%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 관계자는 "고객이 선택을 하도록 만들려면 은행이 손해를 봐야 한다"며 "은행도 준고정금리 상품을 많이 팔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소매금융 담당 부장은 "최근 대출 금리가 낮은 상황이어서 이상품이 고객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아직 고객은 금리 상승의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당장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결혼을 앞둔 건설사 직원 서모(36)씨는 "경기 변동성이 큰 일부 신흥국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4~5%포인트 올렸다는 소식은 들은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며 "기준금리를 올려봐야 한번에 기껏 0.25%포인트인데, 고정금리 대출의 장점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출시해 금리부담과 금리변동 위험을 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대출의 장점을 모두 살릴 수 있는 대출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며 "특정금리 수준을 초과하지 않도록 설계해 금리하락 이익을 누리고 금리상승 불이익은 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주택담보대출 실적을 집계할 때 준고정금리도 고정금리 대출로 인정한다는 방침이다.
zheng@yna.co.kr, cindy@yna.co.kr,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금융당국이 '준(準)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기로 한 것은 앞으로 금리가 상승할 경우 생길 수 있는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고정금리 대출을 유도하되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중간 형태라고할 수 있는 준고정금리 상품으로 두 유형의 장점을 가능한 한 살리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고객 뿐 아니라 당국의 지침에 따라 상품을 만들고 있는 금융기관 중에도 준고정금리 대출의 실효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금리 변동 위험성 낮춰 소비자 부담 덜기 위한 것"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5년 이상의 기간 동안 금리 상승폭을 제한하도록 하는 준고정금리 상품을 4~5월께 내놓기로 했다.
이에 발맞춰 주요 시중은행들은 상품 개발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준고정금리 대출 상품은 금리 변동의 위험성을 낮추면서 소비자가 부담하는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말 기준으로 전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 가운데 순수 변동금리 형태는 71.4%에 이른다. 이는 현재 저금리의 영향으로 변동금리 대출의 이자율이 고정금리보다 낮기 때문이다.
2014년 2월 기준으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순수 변동금리의 평균적인 대출금리는 연 3.7%로 순수 장기고정금리 4.4%보다 0.7%포인트 낮다.
하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으로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변동금리 대출 고객은 갑작스러운 이자 부담 상승으로 금전적 손해를 볼 우려가 있다.
이수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국내외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한국도 기준금리 정상화가 바람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정식으로 취임하면 9개월째 연 2.5%로 유지되고있는 기준금리를 올해 안에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금리 상승의 움직임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미국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들어가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금리 방식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12월 기준 연 3.59~3.96%에서 올해 2월 3.61~4.00%로 최고 0.1%포인트 상승했다.
당국은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비거치식분할상환 대출 비중을 2017년 말까지 4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그 일환으로 금융기관들에게 다양한 준고정금리 상품을 출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당국은 은행 뿐 아니라 상호금융사, 보험사와도 준고정금리 상품 출시를 논의하고 있다.
낮은 신용등급 때문에 제1금융권(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저소득층 중에는 고금리인 상호금융, 보험 등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금리 상승 시 직접적인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고객 '갸우뚱'…"어렵게 상품 출시해도 선택 의문" 금융당국의 지침을 받고 준고정금리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은행들은 그다지 내키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대출 금리의 인상 상한이 정해져 있으면 금리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없어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고, 무엇보다 상품을 내놓더라도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있을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준고정금리 상품의) 금리는 고정금리나 적격대출에 가까운 금리가 될 텐데, 문제는 적격대출 금리가 매우 높아서 소득공제 혜택 대상자가아니면 거의 선택을 안 한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현재 코픽스(COFIX·은행자금조달지수) 기준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는 3% 후반대이고 적격대출은 4.5~4.8%로 1%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 관계자는 "고객이 선택을 하도록 만들려면 은행이 손해를 봐야 한다"며 "은행도 준고정금리 상품을 많이 팔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소매금융 담당 부장은 "최근 대출 금리가 낮은 상황이어서 이상품이 고객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아직 고객은 금리 상승의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당장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결혼을 앞둔 건설사 직원 서모(36)씨는 "경기 변동성이 큰 일부 신흥국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4~5%포인트 올렸다는 소식은 들은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며 "기준금리를 올려봐야 한번에 기껏 0.25%포인트인데, 고정금리 대출의 장점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출시해 금리부담과 금리변동 위험을 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대출의 장점을 모두 살릴 수 있는 대출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며 "특정금리 수준을 초과하지 않도록 설계해 금리하락 이익을 누리고 금리상승 불이익은 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주택담보대출 실적을 집계할 때 준고정금리도 고정금리 대출로 인정한다는 방침이다.
zheng@yna.co.kr, cindy@yna.co.kr,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