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한계기업 비중 15%…3곳 중 1곳 부동산·건설"

입력 2014-04-30 12:00  

만성적 한계기업 많아…부도율 2배 되면 은행건전성 2.1%↓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대출 이자도내기 어려운 '한계기업'이 금융위기 이후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계기업 3곳 가운데 한 곳은 부동산·건설업을 하는 업체였다.

한국은행은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한계기업 수가 2009년말 2천19곳에서 2012년말 2천965곳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외부감사 대상이자 12월 결산인 비금융법인 가운데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같은 기간 10.2%에서 15.0%로 높아졌다.

한계기업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비율이 3년 연속 100% 미만인 기업이다.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3년간이어졌다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경기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부동산·건설업의 한계기업이 각각 739개와 255개 등 994개로 전체의 33.5%를 차지했다. 도·소매업(8.0%)과운수업(7.0%)이 그 뒤를 이었다.

제조업 가운데는 조선 등 부문의 한계기업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말 한계기업 중에서는 2002∼2011년에 이미 한계기업으로 분류된적이 있는 '만성적 한계기업'이 76.1%로 대부분이었다.

만성적 한계기업 가운데도 부동산·건설업 부문이 35.1%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한계기업 수가 2012년 말 현재 2천428개로 대기업(537개)의 4.5배 규모였다.

이처럼 한계기업이 늘어나면 돈을 빌려준 은행의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계기업(2012년 말 선정 기준)에 대한 금융권 익스포저는 2013년 말 현재 모두85조8천억원, 이 가운데 은행 익스포저는 55조8천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한계기업의 차입금 의존도는 58.7%로 정상기업(25.1%)의 2배를 넘어서고, 유동비율은 66.8%로 정상기업(124.1%)의 절반 정도다.

한은이 '시스템적 리스크 평가 모형'을 이용해 한계기업의 부도율이 외환위기당시처럼 2배가 되는 상황을 가정했더니 국내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2.1%포인트 하락했다.

문제는 금융위기 이후 기업의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한계기업이 앞으로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1∼2013년 매출액영업이익률 3% 미만(적자기업 포함)인 기업 비중은6.0%포인트 높아진 반면, 매출액영업이익률이 10% 이상인 기업 비중은 4.4%포인트낮아졌다.

한은 측은 이에 대해 "금융위기 이후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해 업황 부진이장기화됐기 때문이다"라며 "한계기업 때문에 생산력 증가와 가동률 하락 등 '과잉공급'이 해소되지 못한 점도 기업 이익률 하락을 초래한 원인이다"라고 분석했다.

기업의 유동성 위험도 커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 규모는 3조원으로 2012년(18조원)의 6분의 1수준이다.

한은 측은 "회사채 시장 양극화로 신용도가 떨어지는 기업의 유동성 리스크가커질 수 있다"며 "올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중 건설·조선·해운 등 취약업종 기업의 회사채는 6조7천억원 규모다"라고 설명했다.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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