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전산시스템 놓고 이사회 갈등…당국 감사 착수

입력 2014-05-19 23:52  

이건호 은행장·정병기 감사위원 이사회 결정에 이의제기

KB국민은행의 전산시스템 전환을 둘러싸고 이사들 간 갈등이 빚어졌다.

금융감독원은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검사에 착수했다.

이번 갈등의 출발은 정병기 상임감사위원이나 이건호 은행장이 동조해 국민은행이사회의 내홍은 자칫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 사람을 영입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의 리더십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IBM 메인프레임 전산 시스템을 유닉스 기반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안건에 대해 이건호 은행장과 정감사위원이 제기한 이견을 재논의했으나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론을 냈다.

정 감사위원은 국민은행·카드 이사회가 지난달 24일 IBM 메인프레임 전산 시스템을 유닉스 기반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안건 의결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감사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그는 이사회결정 이후 관련 내용을 중요한 경영 사안이라고 판단해 금감원에 보고했고, 금감원은 곧바로 관련 사항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정 감사위원은 전산시스템 신규 입찰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IBM 측의 제보를 받고 시스템 도입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이 행장도 정 감사의 의견에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사회는 메인프레임 시스템보다 유닉스 기반 시스템이 원가 절감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결정 이유로 내세웠다.

금융사 전산시스템과 같은 기업용 대형 서버는 과거 IBM의 메인프레임 시스템이시장을 제패했으나 가격경쟁력을 이유로 최근 들어 유닉스 기반 시스템의 점유율이급격히 높아진 상태다. 현재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사용하는 주요 은행은 국민은행과우리은행 두 곳이다.

한편 KB금융지주는 김재열 최고정부관리책임자(CIO·전무) 명의로 해명자료를통해 이사회를 옹호했다.

김 전무는 "정 상임감사위원이 은행 경영협의회를 거쳐 은행·카드 이사회에서결의된 사항에 대해 자의적인 감사권을 남용해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를 무력화시키려 했다"고 비난했다.

또 유닉스 시스템 결정은 독점업체 IBM 메인프레임에 대한 IT 운영의 효율화 차원에서 한 전략적 경영판단이며 현재 진행중인 유닉스 시스템 공개 입찰에는 IBM뿐만 아니라 HP, 오라클 등 IT업체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어 특혜 시비는 원천적으로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외부출신인 은행장·감사위원과 국민은행 내부세력 간의 갈등이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설이 돌기 시작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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