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일문일답…"경제성장 혜택을 국민에게">

입력 2014-06-15 06:00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은 13일 "새 경제팀의 과제는 국민이 '나아졌구나', '뭔가 나아지겠구나' 하는 희망을 체감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이날 내정 발표를 듣고 귀가하는 길에 자택 앞에 찾아온 기자들과만나 '치맥'(치킨과 맥주)을 곁들이며 내정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를 담담히 풀어놨다.

최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 형성과정을 오랫동안 함께 했기 때문에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성장의 혜택이 국민에게 오래 돌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정부의 국정 철학이자 기조"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 후보자와의 일문일답.

-- 내정 소감은 ▲십자가를 지고 가는 느낌이다. 지금 잔뜩 기대들을 하고 있어서 어떡할까 하는 걱정이 많은 게 사실이다. 나는 박근혜 정부를 성공하게 해야 한다는 특별한 위치에서 사명감을 더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새 경제팀의 과제는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나는 정부 성공의 가늠자가 국민이 먹고사는 것이 나아진 것인지로 평가된다고 믿는 사람이다. 과거처럼 경제성장률 몇 퍼센트 이런 게 아니라, 일반 국민이 먹고살기 나아졌느냐로 평가하는 것이 정권 성공의 핵심이라는 생각이다.

정부와 기업, 가계 등 우리 경제주체들이 축 처져 있다. 경제주체들이 신명나게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고 기운 불어 넣어주는 전환이 필요한 것 아닌가 싶다. 지금까지 새 정부 출범하고 레일 깔고 공약 로드맵 만들며 고생한 건 사실이지만 전반적으로 점검해봐서 바꿀 건 확 바꿔 분위기 쇄신하면서 경제주체들이 '아,경제 좀 돌아가겠구나' 하는 희망을 빨리 주는 것이 경제팀의 최대 과제 아니겠느냐.

또 우리 경제 체질 관한 보약은 계속 먹어야 하니까 그건 그대로 속도감 있게해나가겠다. 보약은 보약대로 먹어야 하지만 주체들이 돌아가겠구나 하는 희망을 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 지난 1년간 정부 경제 운용의 아쉬운 점은 ▲어려운 여건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낸 것이지만 새 정부 들어와서'뭔가 나아지겠구나', '나아졌구나' 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체감적으로 느끼기에 미흡하지 않았나 한다. 경제는 심리인데, '열심히 하면 좋아지지 않겠나' 하는 각자의생각들이 모여 경제가 나아지고 움직이고 하는 것이다. 지금은 갑갑하게 뭔가 막혀있는 느낌이 있다.

-- 한국 경제 상황은 어떻게 보나 ▲한국 경제는 좀 더 커야 할 청장년 경제인데 조로(早老)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저성장 늪에서 고만고만하게 가면 결국 굉장히 가진 것 없는 늙은 경제 국가될 우려가 많다. 우리 경제가 과거 같은 6∼8% 성장은 못 하겠지만 상당한 다이내믹스로 5∼10년은 가져가야 고령화 시대를 맞을 수 있다. 이번 정부와 다음 정부까지가 그런 과정을 성공적으로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가 어디로 가느냐가결정되지 않을까 한다.

-- 최근 경기 판단은 ▲좀 나아지려다가 세월호 때문에 주춤한 상황 아닌가. 세계 경제 국면과도 연관이 있다. 좀 회복하긴 하는데 너무 미약하다.

-- 경제 회복에 있어 정부와 시장의 역할을 어떻게 보나 ▲우리 경제는 4분의 3은 시장이고 4분의 1이 재정, 공공부문이다. 시장이 응답해야 한다. 재정이 아무리 뭘 해본들 크게 기여하는 시대는 지났다. 시장과 호흡하면서 시장이 응답하도록 정책 주고 신뢰 주고 끌고 가지 않으면 효과 못본다.

월급, 부동산, 주식은 시장이 올려주는 거지 부총리가 올려주는 게 아니다. 시장 권력이 엄청 커져있어 정부 권력이 못 맞선다. 시장이 잘 작동하도록 윤활유를쳐주고 할 수는 있지만 개발 시대처럼 할 수는 없다.

-- 최근 소득 양극화 해소가 필요하다는 얘기들이 많다 ▲국정기조 첫째가 경제 부흥이고, 두 번째가 국민행복이다. 새 정부 정책 형성과정을 오랫동안 함께 했기 때문에 나는 철학을 이해한다. 경제 성장도 하고 일자리성장도 해서 골고루 나눠줘야 국민이 행복한 것 아닌가 하는 것이 큰 틀의 기조다.

아무리 성장해본들, 국가만 좋지 국민은 만족 못한다는 것이 있다.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요새는 국민들이 자신에게 무슨 혜택이나 이익이돌아가는지 나름대로 판단하고 있다. 그런 성장이 국민들에게 오래 돌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정부의 국정 철학이고 기조다.

-- 부동산 규제, LTV, DTI 등 손봐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던데 ▲내가 예전에 공무원으로 일할 때에 한창 부동산이 난리였다. 아파트 채권 입찰제를 도입한 게 내 아이디어다. 토지기록 전산화, 복덕방 허가제, 종합 소득세 과세 등 인프라가 갖춰지던 시기다. 그때 다 종합 소득세 과세 등이 다 갖춰지던 시기다. 쉽게 얘기하면 그때는 있으면 불티나게 팔리고 프리미엄 붙던 시절, 한여름이다. 지금은 한겨울 아니냐. 한여름 옷을 한겨울에 입고 있으니 감기 걸려서 안 죽겠느냐. 한여름 오면 옷 바꿔 입으면 된다. 언제 올지 모르는 한여름 대비해서 옷 계속입고 있으면 되겠느냐.

-- 환율은 장기적으로 강세로 가는 방향인가 ▲경상수지 흑자만 보면 그런 요인도 있지만, 환율이 꼭 그런 요인만 가지고 갈수는 없는 부분도 있다. 환율, 가격변수라는 것은 민감해서 이랬다 저랬다 단정적으로 말하기가 어렵다.

-- 기업 입장에서는 고환율이 좋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그게 거시적 성장이 국민 행복과 다른 한 예다. 사실은 자기 나라 화폐 가치가 올라가면 그만큼 소득이 올라가서 구매력이 올라가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껏 우리나라는 수출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니, 내가 좀 손해 보더라도 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국민이 이제 경제성장 6∼7%인데 나한테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인식에 접어들고 있다. 경제 부흥과 국민 행복이 같이 가야 하는 것이다.

지식경제부 장관 시절 수출이 잘 됐다고 하면, 흑자 나는 것은 좋지만 그 효과가 국민 삶의 질로 나타났을 때 의미 있는 것이며 그런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얘기했었다.

-- 정치인 출신으로서 앞으로 다른 부처, 청와대 등과 어떤 식으로 조율과 협상을 해 나갈 것인가 ▲협상이라는 것은, 큰 것을 얻어내기 위한 작은 투자다. 지난 1년간 여야 관계가 극도로 파고 높을 때 원내대표를 하면서 법안을 다 처리하고 나왔다. 예산안, 외촉법, 기초연금법 모두 안될 줄 알았지만 패키지딜을 통해 처리할 수 있었다.

charg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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