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관련 책이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를 차지하는 것은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런 점에서 프랑스 경제학자인 토마 피케티(43)의 저서 ད세기 자본론'이 유럽과 미국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글 번역본 출간을 앞두고 국내 경제 전문가들도 앞다퉈 피케티 방식의 연구를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피케티가 수백년에 걸친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연구했던 점을 감안하면한국은 자료 자체가 상대적으로 턱없이 부족해 수준 높은 연구 결과가 나올지 의문이라는 시선도 있다.
◇세계적 '피케티 열풍'…국내서도 관련 연구 '봇물' 23일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한국경제학회는 9월께 소득 불평등과 자본주의의 미래 등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정식 학회장은 "피케티의 주장에 찬성하는 학자들과 반대하는 학자들이 모여서 소득 불평등을 어떤 방식으로 해소해야 할지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원식 한국재정학회장도 "피케티가 다루는 소득 불평등과 세금 문제는 재정학의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라며 "회원들의 관심도 많기 때문에 9월께 관련 내용을 다루는 행사를 가질 생각"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ད세기 자본론'은 유럽 주요국, 미국, 일본,호주 등 20여개국의 순자산과 국민소득에 관한 300년간의 방대한 자료를 분석한 책이다.
이 책은 자산 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앞서는 만큼 소득 불평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경고를 담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가 "앞으로 10년간 가장 중요한 경제학책이 될 것"이라고 극찬하고, 백악관이 피케티를 초빙해 정책에 관한 조언을 받으면서 책은 더욱 유명해졌다.
한글 번역본은 오는 9월께 나올 예정이다.
조세재정연구원,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국제경제학회 등도 피케티 방식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거나 행사를 준비 중이다.
노영훈 조세재정연구원 박사는 "지난 16일 업무 회의 때 (연구원의) 30여명 박사들에게 피케티의 책을 보고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가져보자고 독려하고 자극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피케티가 수백년 전 상속세 자료를 찾아서 연구했듯이, 우리도 조선실록과 경주 최부자집 등의 사례를 통해 500년 전부터 부(富)가 어떻게 이전됐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시대의 경북 경주 최부자집은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지침을 갖고 이웃을 돌봐 큰 존경을 받았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은 최근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만나다' 공개강좌를열었다.
국제경제학회는 오는 12월 열리는 정기 총회에서 전체 세션의 핵심 주제를 피케티가 제기한 소득 불평등과 관련한 내용으로 잡을 계획이다.
한국은행도 피케티의 방식으로 한국 경제를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개발한 국민대차대조표를 토대로 1970년까지 소급해 자산 수익률을 구한 뒤 국민총소득(GNI)이나 국민순소득(NNI)의 증가율과 비교할 예정이다.
◇"피케티 방식은 세계적으로도 예외적"…한국서 통할까 피케티의 연구 방식이 한국에서도 통할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무엇보다 국가 자산에 관해 피케티가 입수한 만큼의 방대한 자료를 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피케티가 자료를 끌어모으는데 들인 피나는 노력은 둘째 치더라도, 세계 주요국에 비해 근·현대적 경제 체계가 훨씬 늦게 자리잡은 한국의 특성상 연구에 적합한자료가 얼마나 될지부터가 의문이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피케티의 작업 방식은 전 세계적으로도 굉장히 경이롭고 예외적"이라며 "한국은 국세청 등 관련 기관에도 제대로 된 자료가 없고 관련 분야를 연구해온 사람이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통계청 역시 "피케티처럼 '상위 1%'라고 얘기할 역사적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난색을 표했다.
한국은행도 이번 연구 결과를 공식 통계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태형 한은 국민B/S팀장은 "근로소득과 자본소득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자영업자나 농민에 대한 소득 비율 처리 문제 등 여러 어려움이 있다"며 "따라서 공표방식도 개인 의견을 전제로 한 보고서나 논문 등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피케티의 책은 전 세계에서 경제학자는 물론이고 일반 독자에게도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 못지않게 많은 논란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피케티가 근거로 제시한 자료들이 잘못 옮겨지거나선별적으로 채택됐기 때문에 논리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틴 펠트슈타인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등도 통계의 불일치 등을 지적하며 비판에 나섰다.
하지만, 이런 모든 논란을 떠나 소득 불균등 심화가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라는 점에서 경제학계의 이 같은 연구 흐름이 의미가 있다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어 보인다.
ksw08@yna.co.kr, charg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그런 점에서 프랑스 경제학자인 토마 피케티(43)의 저서 ད세기 자본론'이 유럽과 미국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글 번역본 출간을 앞두고 국내 경제 전문가들도 앞다퉈 피케티 방식의 연구를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피케티가 수백년에 걸친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연구했던 점을 감안하면한국은 자료 자체가 상대적으로 턱없이 부족해 수준 높은 연구 결과가 나올지 의문이라는 시선도 있다.
◇세계적 '피케티 열풍'…국내서도 관련 연구 '봇물' 23일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한국경제학회는 9월께 소득 불평등과 자본주의의 미래 등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정식 학회장은 "피케티의 주장에 찬성하는 학자들과 반대하는 학자들이 모여서 소득 불평등을 어떤 방식으로 해소해야 할지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원식 한국재정학회장도 "피케티가 다루는 소득 불평등과 세금 문제는 재정학의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라며 "회원들의 관심도 많기 때문에 9월께 관련 내용을 다루는 행사를 가질 생각"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ད세기 자본론'은 유럽 주요국, 미국, 일본,호주 등 20여개국의 순자산과 국민소득에 관한 300년간의 방대한 자료를 분석한 책이다.
이 책은 자산 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앞서는 만큼 소득 불평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경고를 담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가 "앞으로 10년간 가장 중요한 경제학책이 될 것"이라고 극찬하고, 백악관이 피케티를 초빙해 정책에 관한 조언을 받으면서 책은 더욱 유명해졌다.
한글 번역본은 오는 9월께 나올 예정이다.
조세재정연구원,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국제경제학회 등도 피케티 방식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거나 행사를 준비 중이다.
노영훈 조세재정연구원 박사는 "지난 16일 업무 회의 때 (연구원의) 30여명 박사들에게 피케티의 책을 보고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가져보자고 독려하고 자극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피케티가 수백년 전 상속세 자료를 찾아서 연구했듯이, 우리도 조선실록과 경주 최부자집 등의 사례를 통해 500년 전부터 부(富)가 어떻게 이전됐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시대의 경북 경주 최부자집은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지침을 갖고 이웃을 돌봐 큰 존경을 받았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은 최근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만나다' 공개강좌를열었다.
국제경제학회는 오는 12월 열리는 정기 총회에서 전체 세션의 핵심 주제를 피케티가 제기한 소득 불평등과 관련한 내용으로 잡을 계획이다.
한국은행도 피케티의 방식으로 한국 경제를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개발한 국민대차대조표를 토대로 1970년까지 소급해 자산 수익률을 구한 뒤 국민총소득(GNI)이나 국민순소득(NNI)의 증가율과 비교할 예정이다.
◇"피케티 방식은 세계적으로도 예외적"…한국서 통할까 피케티의 연구 방식이 한국에서도 통할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무엇보다 국가 자산에 관해 피케티가 입수한 만큼의 방대한 자료를 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피케티가 자료를 끌어모으는데 들인 피나는 노력은 둘째 치더라도, 세계 주요국에 비해 근·현대적 경제 체계가 훨씬 늦게 자리잡은 한국의 특성상 연구에 적합한자료가 얼마나 될지부터가 의문이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피케티의 작업 방식은 전 세계적으로도 굉장히 경이롭고 예외적"이라며 "한국은 국세청 등 관련 기관에도 제대로 된 자료가 없고 관련 분야를 연구해온 사람이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통계청 역시 "피케티처럼 '상위 1%'라고 얘기할 역사적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난색을 표했다.
한국은행도 이번 연구 결과를 공식 통계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태형 한은 국민B/S팀장은 "근로소득과 자본소득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자영업자나 농민에 대한 소득 비율 처리 문제 등 여러 어려움이 있다"며 "따라서 공표방식도 개인 의견을 전제로 한 보고서나 논문 등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피케티의 책은 전 세계에서 경제학자는 물론이고 일반 독자에게도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 못지않게 많은 논란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피케티가 근거로 제시한 자료들이 잘못 옮겨지거나선별적으로 채택됐기 때문에 논리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틴 펠트슈타인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등도 통계의 불일치 등을 지적하며 비판에 나섰다.
하지만, 이런 모든 논란을 떠나 소득 불균등 심화가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라는 점에서 경제학계의 이 같은 연구 흐름이 의미가 있다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어 보인다.
ksw08@yna.co.kr, charg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