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이순우 회장, 中 금융권에 탄탄한 '關係'>

입력 2014-07-07 06:09  

민생은행 회장, 교통은행 회장과 각각 친분

중국에서 '관시(關係·친밀한 인간관계)'의 중요성은 금융권에서도 두말할 나위가 없다.

금융권 인사들은 다양한 사적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이 네트워크에서 당·정 고위직과 관시를 맺는다. 사업의 '일로순풍(一路順風. 순조롭게 풀림)'에 필수 요소다.

단순히 명함을 주고받거나 식사 한 번 한다고 관시가 생기는 게 아니다. 지속적인 만남과 축적된 믿음이 중요하다. 이해관계의 일치도 바탕에 깔려야 한다.

국내 금융권의 현직 인사 가운데 중국 내 관시를 잘 구축한 최고경영자(CEO)로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이순우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하나금융은 중국에 하나은행(韓亞銀行)과 외환은행(外換銀行) 법인을 두고 있다. 총자산이나 수익 규모 측면에서 국내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월등하다.

특히, 중국동포가 많이 거주하고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지린성(吉林省)의지린은행 대주주다. 그 배경에는 김정태 회장의 관시가 있다.

김 회장이 중국 금융권에 관시를 쌓게 된 계기는 지린은행에 대한 하나금융의전략적 투자다.

하나금융이 2010년 지린은행의 지분 16.98%를 인수해 대주주가 되고 나서 그는지린성과 성도(省都) 창춘시(長春市)의 성·시 정부 인사들과 교류를 맺게 됐다.

이 과정에서 중국 12개 민간은행 중 하나인 민생은행의 둥원뱌오(董文標) 회장과도 관시가 이어졌다. 김 회장은 둥 회장과 종종 술자리를 갖는 사이다.

김진석 하나금융 글로벌전략팀 부팀장은 "중국에서 '관시의 이너서클(inner circle)'에 들어가기란 쉽지 않다"며 "김 회장은 이너서클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주식제 상업은행'으로 불리는 민간은행은 한국 대형 은행보다 훨씬 크다. 민생은행은 자산이 한화 600조원으로, 하나·외환은행을 합친 규모의 2배에 가깝다.

이순우 회장은 중국 5대 국영은행 중 하나인 교통은행의 뉴시밍(牛錫明) 회장과막역한 사이다. 교통은행은 세계 20위권 규모다.

그는 지난 4일 교통은행이 한국 내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되기에 앞서뉴 회장을 만나 "먼 길을 온 오랜 친구(遠道而來的 老朋友.원도이래적 노붕우)"라고반겼다.

이 회장과 뉴 회장은 3년 전 각각 우리은행과 교통은행 행장 시절부터 친분을다졌다. 이후 이 회장은 지난해 6월, 뉴 회장은 같은해 10월 회장이 됐다.

중국 우리은행의 명칭을 한자로 '友利銀行(벗에게 이로움을 주는 은행)'으로 지을 만큼 두 은행은 사업상 이해관계도 일치하고 협력도 돈독하다.

이 회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전날 뉴 회장의 '폭탄주 환영식'을 준비했으나 비행기 연착으로 무산돼 아쉽다"고 할 정도다.

우리은행은 한국 내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된 교통은행의 국내 영업을도맡을 가능성이 크다.

김 회장과 이 회장의 탄탄한 중국 금융권 관시는 두 그룹의 현지 영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자산, 대출, 예금 등에서 하나은행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 가운데 1위다.

외환은행을 합치면 중국 내 외국계 은행 중 16위다.

우리은행은 하나은행에 이어 중국 내 2위다.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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