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코멘트 추가>>전문가 "정부, 이해관계 상충 해결 의지 중요"
정부가 12일 발표한 유망 서비스산업 활성화 대책은 보건·의료, 관광, 콘텐츠, 교육, 금융, 물류, 소프트웨어 등 7대 유망서비스를 육성해 15조원의 투자와 18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새로운 해외 시장을 창출하고자 법·제도를 정비하고 제한적인 영역에서 독점적인 이익을 벌어들였던 분야에 대해선 규제의 벽을 허무는 파격도 선보였다.
다만, 이번 서비스업 대책은 이명박 정부 이후로 10번째, 박근혜 정부 들어선 3번째 종합 대책이다. 분야별 대책까지 합하면 이보다 훨씬 많다.
역대 정부가 이처럼 많은 서비스 대책을 쏟아냈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이자 그만큼 효과를 잘 내지 못하는 대책이라는 의미도 있다.
결국 이해 당사자와 국회를 설득해야 하는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 제조업 한계…서비스업도 지지부진 이번 7대 서비스산업 대책이 나온 것은 기업의 국내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나왔다.
올해 2분기 설비투자는 직전 분기 대비 1.3% 증가하는데 그쳤다. 직전 분기의 -1.9%에 비하면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지난해 4분기의 5.6%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건설투자 증가율도 0.6%로 경기 회복을 감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는 자동차·반도체, 조선·화학 등 주력 제조업의 투자 여력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제조업 부진을 만회하고자 서비스 산업에서 성장 엔진을 가동해야 하지만 도소매·운수 등 유통서비스나 음식·숙박 및 문화예술 등 소비자서비스는 과당 경쟁에따른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 중이고 교육이나 의료 등 분야는 규제의 벽이 높아 경쟁이 제한된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서비스산업의 성장 기여도가 1990년대 수준을 유지했다면 경제 성장률이 약 0.6%포인트 추가 상승했을 것이라고 최근에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이런 부작용을 해소하고자 이번 7대 서비스 분야 대책에서 의료·보건분야의 해외 진출 등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전략을 내놨다. 한정된 국내시장에서제로섬 상황을 탈출해 파이를 늘리자는 것이다.
경쟁이 제한적인 분야는 개방과 경쟁을 촉진하고 산업 기반이 부족한 분야는 재정·금융지원으로 인프라를 확충하자는 접근법이다.
프로젝트별 원스톱 지원으로 실제 성공사례를 도출하고 이후 성과를 확산하는방법론도 제시했다.
◇ 규제완화부터 특별법·서비스 펀드까지 의료·보건 분야에서는 의료 수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자 국제의료 특별법을만드는 등 대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21만명이던 해외환자 유치 실적을 2017년까지 50만명으로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이다.
메디텔과 해외환자 유치 자법인 등 중소·중견 의료법인의 자법인 설립 사례를만들고 제주도에 제1호 투자개방형 외국법인을 유치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도 노리고있다.
관광 분야에선 지난해 1천218만명인 해외 관광객을 2017년까지 2천만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영종도와 제주도에 4개 복합리조트를 육성해 8조7천억원의 투자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 한강 주변과 무역센터 일대를 한류 중심지화해 중국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겠다는 복안도 내왔다.
패션과 호텔경영, 음악 등 특화된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수 외국 교육기관을 최소한 3곳 이상 유치하고 의학이나 요리, 한류댄스 등 우수 민간 학원에서 해외유학생용 사증을 발급하도록 허용하는 등 방안도 모색 중이다.
금융 분야에서는 유망서비스 산업을 지원하는 3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현행 ±15%인 증시 가격 제한폭을 단계적으로 ±30%로 확대해 시장의 역동성을 높이는 방안 또한 제시했다.
물류 분야에서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물류단지 5개를 설치하고 택배 차량을 1만2천대 늘리는 방안을 마련했다.
중기·농수산식품 전용 홈쇼핑 채널을 새로 만드는 등 내용은 소프트웨어·정보통신 분야 대책으로 제시했다.
◇법 개정만 23건…이해당사자 반발 극복 관건 다만 이번 서비스 대책 역시 해당 서비스 분야 고유의 규제를 완화하는 과정에서 이해 당자자들과 시민단체의 우려와 반발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문제다.
어떤 대책을 내놨냐보다 대책을 어떻게 실현하느냐에 더욱 무게 중심이 실린다는 의미다.
의료와 정보기술 융합 및 활용 차원에서 정부가 준비 중인 '의료정보 보호 및활용 법률'은 의료 정보를 표준화하고 병원 간 정보 교류를 활성화한다는 순기능에도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한 개인에게는 매우 민감한 의료 정보가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악용될 소지를어떻게 차단하느냐가 관건이다.
정부는 여행·온천·호텔 등 의료법인의 자회사 사례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은 "의료법인의 비영리 성격을 규정한 현행 의료법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검찰 고발하기도 했다.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설립 건은 인근 지역 의사·약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관광 활성화 방안으로 내놓은 케이블카는 돈벌이를 위해 자연을 훼손할 수 없다는 환경단체의 반발이 크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국회에서 표류했듯 입법 과정도 난관이다. 135개 과제로 구성된 이번 서비스 대책은 법률 제·개정 사항만 23건에 달해 국회의 협조가 없으면 물거품이 된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규제를 완화해 투자 늘리려면 기존규제로 기득권 누리던 사람들이 분명히 반대하므로 이런 이해관계 상충을 해결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정부의 아이디어가 현실화되려면 시군구등 지자체의 조례까지 감안하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 합동브리핑에서 "의견이 다르다면 열띤 논쟁을 주저하지 않아야 하고 장애물이 있다면 돌파해야 한다"고 언급, 이해 당사자 설득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speed@yna.co.kr,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정부가 12일 발표한 유망 서비스산업 활성화 대책은 보건·의료, 관광, 콘텐츠, 교육, 금융, 물류, 소프트웨어 등 7대 유망서비스를 육성해 15조원의 투자와 18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새로운 해외 시장을 창출하고자 법·제도를 정비하고 제한적인 영역에서 독점적인 이익을 벌어들였던 분야에 대해선 규제의 벽을 허무는 파격도 선보였다.
다만, 이번 서비스업 대책은 이명박 정부 이후로 10번째, 박근혜 정부 들어선 3번째 종합 대책이다. 분야별 대책까지 합하면 이보다 훨씬 많다.
역대 정부가 이처럼 많은 서비스 대책을 쏟아냈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이자 그만큼 효과를 잘 내지 못하는 대책이라는 의미도 있다.
결국 이해 당사자와 국회를 설득해야 하는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 제조업 한계…서비스업도 지지부진 이번 7대 서비스산업 대책이 나온 것은 기업의 국내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나왔다.
올해 2분기 설비투자는 직전 분기 대비 1.3% 증가하는데 그쳤다. 직전 분기의 -1.9%에 비하면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지난해 4분기의 5.6%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건설투자 증가율도 0.6%로 경기 회복을 감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는 자동차·반도체, 조선·화학 등 주력 제조업의 투자 여력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제조업 부진을 만회하고자 서비스 산업에서 성장 엔진을 가동해야 하지만 도소매·운수 등 유통서비스나 음식·숙박 및 문화예술 등 소비자서비스는 과당 경쟁에따른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 중이고 교육이나 의료 등 분야는 규제의 벽이 높아 경쟁이 제한된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서비스산업의 성장 기여도가 1990년대 수준을 유지했다면 경제 성장률이 약 0.6%포인트 추가 상승했을 것이라고 최근에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이런 부작용을 해소하고자 이번 7대 서비스 분야 대책에서 의료·보건분야의 해외 진출 등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전략을 내놨다. 한정된 국내시장에서제로섬 상황을 탈출해 파이를 늘리자는 것이다.
경쟁이 제한적인 분야는 개방과 경쟁을 촉진하고 산업 기반이 부족한 분야는 재정·금융지원으로 인프라를 확충하자는 접근법이다.
프로젝트별 원스톱 지원으로 실제 성공사례를 도출하고 이후 성과를 확산하는방법론도 제시했다.
◇ 규제완화부터 특별법·서비스 펀드까지 의료·보건 분야에서는 의료 수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자 국제의료 특별법을만드는 등 대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21만명이던 해외환자 유치 실적을 2017년까지 50만명으로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이다.
메디텔과 해외환자 유치 자법인 등 중소·중견 의료법인의 자법인 설립 사례를만들고 제주도에 제1호 투자개방형 외국법인을 유치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도 노리고있다.
관광 분야에선 지난해 1천218만명인 해외 관광객을 2017년까지 2천만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영종도와 제주도에 4개 복합리조트를 육성해 8조7천억원의 투자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 한강 주변과 무역센터 일대를 한류 중심지화해 중국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겠다는 복안도 내왔다.
패션과 호텔경영, 음악 등 특화된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수 외국 교육기관을 최소한 3곳 이상 유치하고 의학이나 요리, 한류댄스 등 우수 민간 학원에서 해외유학생용 사증을 발급하도록 허용하는 등 방안도 모색 중이다.
금융 분야에서는 유망서비스 산업을 지원하는 3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현행 ±15%인 증시 가격 제한폭을 단계적으로 ±30%로 확대해 시장의 역동성을 높이는 방안 또한 제시했다.
물류 분야에서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물류단지 5개를 설치하고 택배 차량을 1만2천대 늘리는 방안을 마련했다.
중기·농수산식품 전용 홈쇼핑 채널을 새로 만드는 등 내용은 소프트웨어·정보통신 분야 대책으로 제시했다.
◇법 개정만 23건…이해당사자 반발 극복 관건 다만 이번 서비스 대책 역시 해당 서비스 분야 고유의 규제를 완화하는 과정에서 이해 당자자들과 시민단체의 우려와 반발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문제다.
어떤 대책을 내놨냐보다 대책을 어떻게 실현하느냐에 더욱 무게 중심이 실린다는 의미다.
의료와 정보기술 융합 및 활용 차원에서 정부가 준비 중인 '의료정보 보호 및활용 법률'은 의료 정보를 표준화하고 병원 간 정보 교류를 활성화한다는 순기능에도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한 개인에게는 매우 민감한 의료 정보가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악용될 소지를어떻게 차단하느냐가 관건이다.
정부는 여행·온천·호텔 등 의료법인의 자회사 사례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은 "의료법인의 비영리 성격을 규정한 현행 의료법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검찰 고발하기도 했다.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설립 건은 인근 지역 의사·약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관광 활성화 방안으로 내놓은 케이블카는 돈벌이를 위해 자연을 훼손할 수 없다는 환경단체의 반발이 크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국회에서 표류했듯 입법 과정도 난관이다. 135개 과제로 구성된 이번 서비스 대책은 법률 제·개정 사항만 23건에 달해 국회의 협조가 없으면 물거품이 된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규제를 완화해 투자 늘리려면 기존규제로 기득권 누리던 사람들이 분명히 반대하므로 이런 이해관계 상충을 해결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정부의 아이디어가 현실화되려면 시군구등 지자체의 조례까지 감안하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 합동브리핑에서 "의견이 다르다면 열띤 논쟁을 주저하지 않아야 하고 장애물이 있다면 돌파해야 한다"고 언급, 이해 당사자 설득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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