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연금 활성화> 업계 "기금형 시기상조"…시장축소 우려

입력 2014-08-27 12:03  

가입자, 투자성향 따라 다양한 상품 선택…위험 부담 감수해야

정부가 27일 발표한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 금융권에서는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이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시장축소를 가져올 수 있다며 우려감을 표했다.

퇴직연금 가입자 입장에서는 자산운용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위험 선호도에 따라 좀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위험 부담도 감수해야 한다.

◇ "기금형 도입 신중해야" vs "제도변화 보고 판단해야"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정부 대책 가운데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 방안에 대해 한 목소리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란 사외에 기금을 설립하고 퇴직연금 적립금을 기금에 신탁하는 방식으로, 2016년 7월부터 대규모 기업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한 시중은행 퇴직연금 담당자는 "대규모 기업들이 기금형 제도를 도입해 금융기관이 아닌 기금에 적립금을 맡기게 되면 결국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시장 파이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2년까지 퇴직연금을 의무화해 전체 퇴직연금 시장이 커지더라도 큰 기업들이기금형 제도로 빠져나가게 되면 결국 전체 시장은 축소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생명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도 "한국형 퇴직연금제도의 특성을 고려할 때 기금형제도 도입은 아직 시기상조로 보인다"며 "근로자 이익 대변 문제나 사업자의 불공정행위 등 현 계약형 제도의 한계도 있지만 이는 엄정한 법 집행으로 해결할 수 있는문제"라고 지적했다.

금융사들은 2012년 일본 AIJ자산운용의 기금형 퇴직연금 금융사고 등을 사례로들며 제도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직 법령 개정 작업이 남아 있는 만큼 구체적인 제도 변화를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다른 시중은행 퇴직연금 담당자는 "기금형 제도라고 해도 퇴직연금 사업자가 관여해야 할 부분은 남아있다"며 "아직 법안이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 정립될지를 지켜봐야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금은 기업이 독자적으로 운용할 수 있으나, 일정 규모 이하기금은 운용상 퇴직연금 사업자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 다양한 수익률 상품 가능 퇴직연금 가입자 입장에서는 이번 대책으로 투자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상품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이번 대책으로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계좌(IRP)의 총 위험자산 투자한도가 확정급여(DB)형과 같은 70%로 상향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퇴직연금은 안전성을 강조해 저금리의 안전자산 위주로, 단기로 운용돼수수료를 제하면 수익률이 정기예금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불만을 사기도 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전에는 지나치게 안정성 위주로 투자해야 돼 주식시장이좋을 때도 수익률에 제약이 많았다"며 "앞으로는 계약자가 위험선호도에 따라 좀 더다양한 수익률의 상품을 결정할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설명이다.

이에 따라 금융사들도 고객 수요에 맞춰 이전에는 규제 탓에 설계할 수 없었던다양한 기대수익률 상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에 따른 위험부담은 계약자 측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금융기관들도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위험도가 그리 높지 않으면서 정기예금 금리보다는 다소 높은 '중위험·중수익' 자산운용 상품들을 다양하게 개발할 것으로보인다.

이밖에 DC형 퇴직연금과 IRP 적립금에 대해 추가로 금융기관별 1인당 5천만원까지 예금자 보호를 하기로 한 부분과, 기업파산 시 피해에 대비해 DB형 퇴직연금의사외적립비율을 100%로까지 상향 조정한 것은 근로자 입장에서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신중하게 가입을 결정하고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연금상품 특성상 정부 정책 변화가 있더라도 단기간에 급격한 변동이 오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가입자는 투자성향에 따른 포트폴리오 비율을 한번 정하면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위험자산 투자한도가 변하더라도 주식시장이 요동치거나 다양한 상품이 나오지 않는 한 현재 보수적인 분위기가 크게 바뀌진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pan@yna.co.kr, redfla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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