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 차기회장 윤종규, 리딩뱅크 위상 회복 급선무>(종합)

입력 2014-10-22 20:00  

<<윤종규 내정자 인사말 추가>>

차기 KB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윤종규 전 KB금융[105560] 부사장은 '리딩뱅크'로서 KB의 위상을 회복하고 글로벌 뱅크로 도약시켜야 할 막중한 책무를 안게 됐다.

그동안 KB가 겪은 일련의 악재로 직원 사기가 땅에 떨어진 것은 물론 고객들의신뢰도 멀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수익성은 은행권의 꼴찌 수준으로 추락했다.

빠른 시일 안에 효율적인 경영 리더십을 확립하고 금융당국과의 원만한 관계를회복하는 것도 과제로 요구되고 있다.

◇고객 신뢰회복·경영안정이 가장 급선무 윤 내정자는 당장 KB의 경영 공백을 메우는 일이 급선무다.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KB지주는 윤웅원부사장이, 국민은행은 박지우 부행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주 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갈등과 금융당국의 검사, 임직원 제재로 일부 업무에 상당한 차질을 빚어 왔다.

가장 중요한 임무는 고객 신뢰 회복이다.

KB는 두 수장의 사퇴를 불러온 전산교체 갈등 외에도 국민은행 도쿄지점 부당대출과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국민주택채권 위조사건 등 온갖 금융사고로 고객들의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상태다.

한 국민은행 지점장은 "일부 고객은 최근 사고와 갈등 사태가 이어지자 은행이불안한 것 아니냐며 노골적으로 우려를 표시했다"며 "해명할 내용도 마땅치 않아 '곧 나아질 것이니 안심해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직원들의 사기 제고와 조직안정도 최우선 과제다. 특히 국민은행의 고질적 병폐로 알려진 국민·주택은행 출신간 인맥 갈등도 하루 빨리 치유해야 할 숙제다.

그동안 국민은행은 인사가 단행될 때마다 어느쪽 인맥을 더 중용했는지를 재단하며 불평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수익성 회복 필요…효율화 위한 구조조정도 과제 악화된 수익성을 회복하는 것도 윤 내정자가 맡아야 할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국민은행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리딩뱅크'라는 말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정도로 적지 않은 이익 규모를 자랑했다.

국민은행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 연속 2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으며특히 2007년에는 사상 최대인 2조7천738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국민은행의 순이익은 5천462억원에 불과해 우리은행(5천267억원)과 더불어 순익이 주요 은행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렀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작년 기준으로 국민이 0.30%를 보여 우리은행을 제외하면 신한(0.59), 하나(0.38), 외환(0.31), 기업(0.36) 등 주요 시중은행보다 낮았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국민은 4.21%로 신한(7.28), 하나(5.94), 기업(5.76)등 다른 은행에 못 미쳤다.

수익률 하락에 따른 구조조정 문제도 피해갈 수 없는 이슈다.

국민은행은 올해 6월 말 기준 점포수 1천157개, 인원수 2만1천396명으로 외형상으로는 최근 규모를 늘린 농협에 이어 국내 최대 규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점포수가 896개로 훨씬 적은 신한은행이 상반기 8천421억원의 순이익을올린 점을 고려하면 점포 및 인력 구조조정을 포함한 경영 효율화가 주요 과제로 떠오를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직면할 수 있는 내부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도 큰 과제다.

◇안정적 지배구조 확립 요구…"1위 금융지주 역할해야" 안정적인 지배구조 확립도 윤 내정자가 고민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전산 갈등으로 촉발된 KB금융 사태는 서로 다른 줄을 타고 내려온 낙하산 인사가 갈등의 근본적인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룹 사령탑인 지주회장과 계열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장이 합리적인 권한 배분 없이 '나눠먹기식'으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KB금융 지분 67%를 가진 외국인 주주들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으며 10% 가까운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자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사외이사들은 KB 사태의 갈등을 악화시킨 당사자 중 하나로 지목되며 회장 인선이후 사퇴해야 한다는 요구가 늘고 있어 책임있는 결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김영진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회장·행장 겸직 문제에 대해"당장 급한 문제가 아니어서 논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관치금융 논란을 의식해 뒷짐을 지는 상황이다.

금융지주사 제도 개편과 사외이사제도의 문제점 개선은 향후 정책적으로 해결할문제지만 KB로서는 제도개선을 기다릴 틈 없이 이른 시일 내에 안정적인 지배구조를확립해야 하는 것이 급선무다.

금융당국과의 관계 개선도 요구된다.

KB는 2008년 9월 금융지주 체제가 출범한 이후 1대 황영기 회장부터 2대 어윤대회장, 3대 임영록 회장에 이르기까지 늘 금융당국과 갈등을 겪었고 제재 조치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특히 최근 KB 사태를 거치면서 임영록 전 회장이 금융당국의 오락가락한 제재결정에 노골적인 비판을 가하는 등 양측이 감정을 상한 상태다.

KB는 LIG손해보험[002550] 인수와 관련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앞두고 있어 금융당국과의 원만한 관계 회복이 절실한 시점이다.

전문가들도 윤 내정자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윤 내정자는 우선 이완된 조직체계와 조직원들의사기 저하를 하루 빨리 수습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체제를 안착시키는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국내 1위 금융지주사로서 선도적인 비전과 성과를 낼수 있는 계획을 제대로 시행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당부했다.

한편 윤 내정자는 이날 최종후보 확정 이후 낸 인사말에서 "회추위의 결정에 존경과 감사를 드리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KB 가족과 함께 한마음 한 뜻으로화합을 이뤄 고객 신뢰를 되찾고 KB금융그룹의 경쟁력을 회복해 선두 금융그룹으로재도약시켜 주주들의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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