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실적도 양극화…상위 30개社가 영업이익 절반 차지(종합)

입력 2014-10-30 14:42  

<<10개 위험 기업집단 대상으로 한 스트레스 테스트 내용 추가>>한은 "기업 실적격차 커지면 고용·투자에 부정적"

국내 기업들의 전체 영업이익 중 절반을 상위 30개 기업이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기업들의 실적 '양극화' 확대는 고용과 설비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30일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만5천914개기업의 영업이익 가운데 51.7%가 영업이익 상위 30개 기업에서 창출됐다.

이 비중은 2009년 40.6%에서 4년 만에 11.1%포인트 높아졌다.

수출이 호조를 보인 전기전자(13.8%→28.2%), 자동차업종(6.2%→11.5%)의 영업이익 점유율이 크게 증가하고 조선, 철강, 화학, 부동산업종 비중은 하락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기업들의 실적 격차가 커질 경우 고용, 설비투자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영업 실적 상위 기업 대부분이 전기전자, 운송장비 등 자본집약적 산업이라 실적 증가에 따른 고용 창출 효과가 낮다"고 설명했다.

상위 기업들은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하면서 국내 설비투자 확대에는 소극적인 상황이다.

한은은 "영업 실적 중·하위 기업의 경우 그간 고용을 늘려 왔으나, 이로 인한 인건비 상승 등으로 추가 고용 확대 여력이 크지 않다"며 "영업이익 대비 설비투자액 비율이 높아 설비투자 확대 여력 또한 작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실적 양극화로 금융기관의 자금중개 기능이 낮아지고, 대내외 충격이발생했을 때 재무건전성이 나빠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은은 "실적 상위 기업을 중심으로 단기금융자산 보유가 증가하면서 금융기관수신이 단기화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기업 영업환경 악화를 가정해 재무건전성 민감도를 테스트한 결과 재무건전성이 악화한 정도가 2009년에 비해 지난해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위험부채 비중으로 상위 10위에 오른 '위험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했더니, 올해 8월 말 현재 이들에 대한 금융권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44조8천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63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위험부채가 많은 상위10개 기업집단을 뽑아내 테스트한 결과다.

이 중 국내은행의 익스포저는 34조7천억원, 비은행 금융회사의 익스포저는 10조1천억원이었다.

한은은 10개 위험 기업집단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10개 위험 기업집단 중 개별 집단이 단독으로 부실해지면 금융권 전체 예상손실은 최소 6천억원에서 최대 6조4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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