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별 커버드본드 적정 발행한도 설정 검토해야"

입력 2014-11-14 12:00  

금융당국이 개별 은행별로 커버드본드의 적정발행한도 설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호석 한국은행 금융제도팀 과장 등 연구진은 14일 '자산담보화의 주요 내용과시사점'(BOK 이슈노트) 보고서에서 "앞으로 커버드본드 발행이 활성화되고, 은행들이 현금·국채 등 유동성이 높은 자산을 충분히 보유하도록 한 유동커버리지비율(LCR) 규제가 도입되면 자산담보화 수준이 일정 부분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커버드본드란 은행 등 금융회사가 주택담보대출 같은 우량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지난 4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국내에 도입됐다.

은행이 파산해도 담보자산으로 우선 변제권을 받을 수 있고, 상환 재원이 부족할 경우 은행이 보유한 다른 자산으로 추가 변제를 받을 수 있는 '이중상환청구권'이 딸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커버드본드 발행량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담보로 제공돼 은행이 자유롭게 처분할수 없는 자산이 증가하는 현상인 '자산담보화'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

강 과장은 "최근 은행의 자산담보화 심화가 금융시스템 불안을 가져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국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이 부도났을 때 담보를 잡지 않은 채권자의 자금 회수 가능성이 떨어져 은행의 무담보 자금조달 비용이 많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에서는 스페인, 포르투갈 등 재정위기를 겪은 국가에서 은행들의 무담보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못해 문제가 되고 있다.

유럽시스템리스크위원회(ESRB)가 유럽의 38개 대형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총자산 대비 담보화 자산 비율은 2007년 7%에서 2011년 27%로 뛰었다.

연구진은 우리나라 은행들은 아직 커버드본드 발행 실적이 없어 자산담보화 수준이 높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단기간 내 자산담보화가 유럽같이 높은 수준으로상승할 가능성 또한 크지 않다고 봤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자산담보화가 심해질 가능성에 대비해 공시, 감독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 과장은 "커버드본드 발행 확대는 은행의 자산담보화 수준을 상승시키는 동시에 유동성이 높은 자산을 공급하는 역할도 한다"며 "자산담보화 추이 등을 고려해개별 은행별로 적절한 발행한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커버드본드 발행 한도는 일률적으로 전년도 총자산의 4% 이내로 설정돼 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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