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성매매 등 지하경제 GDP 반영 계획 없어"

입력 2014-12-30 06:09  

한국은 영국, 네덜란드 등 일부 유럽국가들처럼국내총생산(GDP) 통계에 성매매나 마약 거래 등 지하경제를 반영할 계획은 당분간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GDP 통계를 담당하는 한국은행 관계자는 30일 "유럽국가들이 최근 지하경제 부문을 GDP에 반영함에 따라 연구 차원에서 각국 동향을 주시하고는 있다"며 "그러나국내에서는 반영 여부에 대한 공식 논의도 진행되지 않고있다"고 말했다.

지하경제의 GDP 반영은 최근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는 유럽연합(EU)의 통계기관인 유로스태트(EUROSTAT)가 올해 새 국민계정 기준에 맞춰 국민소득 통계를 개편할 때 종전과는 달리 마약거래, 밀수, 매춘 등 불법활동 부문도 통계에 포함하도록 EU 회원국에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유로스태트가 지난 10월 발표한 새 국제기준 이행 결과를 보면 개편후 EU회원 28개국의 GDP는 개편 전보다 3.7% 확대됐다. 요인별 GDP 증가효과(베이스업률)는 연구개발의 투자처리가 1.9%포인트로 가장 컸으나 불법 활동 부문도 0.4%포인트로 무기시스템의 자산처리에 따른 효과(0.2%포인트)보다 컸다.

나라별로는 이탈리아가 불법 활동을 국민소득 통계에 포함한 데 따른 GDP 증가효과가 1.0%포인트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고 영국, 스페인, 네덜란드는 0.5∼0.9%포인트 수준이었으며 독일은 0.1%포인트로 낮은 편이었다. 주요 EU 회원국 중 프랑스는 불법 거래를 GDP 통계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나라별로 불법 거래 부문의 GDP 포함 여부가 달라지면서 세계 경제 대국 순위도영향을 받고 있다.

영국의 경제예측기관인 경제·경영리서치센터(CEBR)는 최근 한 보고서에서 2014년 영국의 GDP가 2조8천280억 달러(약 3천109조원)로 프랑스(2조8천270억달러)를 간발의 차로 따돌리면서 종전 세계 6위에서 5위로 뛰어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순위 역전은 영국이 성매매와 불법 약물거래 등을 GDP에 추가로 계상한데 비해프랑스는 이를 반영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한국은 올해 새 기준에 맞춰 국민소득 통계를 개편하면서 무기류 등은 GDP 산정때 추가로 반영했으나 성매매, 마약 등 불법 거래 부문은 특별히 반영하지 않았다.

지하경제 부문도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면 국민소득 통계에 반영하는 게 원칙적으로는 맞지만 현실적으로 추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논의 자체도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한은 담당자는 "무엇보다 성매매 등 지하경제 규모를 추정할 기초자료가 없는 게 추진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라면서 "지금처럼 GDP 기준 성장률이 낮고경제가 어려울 때는 오해를 살 소지도 있다"고 에둘러 말했다.

ev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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