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술금융 실적' 줄세우기에 은행 '부글부글'>

입력 2015-01-28 13:30  

"기술금융 부작용 커질 것…경영자율성 침해 소지"

금융위원회가 28일 기술금융과 기존 관행 개선 실태 등에 대해 혁신성 평가라는 이름으로 은행 순위를 평가·발표한 가운데 시중 은행들은 순위와 상관없이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

은행별로 규모와 특징이 다른데 이를 단지 일반·지방·특수은행 등 3개 그룹으로 구분해 기술금융 실적 순위를 매기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평가지표는 기술금융(40점), 보수적 금융관행개선(50점), 사회적 책임이행(10점)으로 구성됐다.

평가 결과 일반은행에서는 신한[00540]은행이, 지방은행에서는 부산은행이 각각1위를 차지했다.

특수은행은 공공 부문을 지원하는 특성으로 일반·지방은행과 같은 잣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의견에 따라 점수가 따로 공개되지는 않았다.

이번 평가 결과와 관련, 은행권은 제도 취지에 공감하며 손실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기술금융 확대에 힘을 쏟고 있는데, 굳이 정부가 은행들을 '줄세우기' 하는것은 과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시중은행의 한 여신담당 부행장은 "기술금융으로 중소기업 지원을 활성화하고,고용을 창출하려는 방향은 공감한다"면서도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기술금융을 추진하는데 성적을 발표하고, 순위로 줄세우기 하는 것은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말했다.

그는 "금융당국의 이런 개입은 민간 금융사의 경영 자율성을 침해할 소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부행장도 "정부의 정책 방향대로 돈이 돌려면 이 방법밖에는 없다는 생각도 일견 든다"면서도 "은행 입장에서는 정부의 압박에 심적 부담이크다"고 털어놨다.

그는 은행에 대한 혁신성 평가가 이번이 처음인데, 제도 취지를 잘 살리려면 정부가 속도 조절을 잘해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금융당국은 이번 혁신성 평가를 임직원 성과 평가에 연동시켜 내년부터 성과급에도 영향을 줄 예정이다. 기술금융이나 보수적 금융 관행 개선 등 부문에서 성과를낸 임직원에게 성과 평가에서 가점을 줘 더 많은 성과급이 돌아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한 시중은행 영업 담당 관계자는 "기술금융 실적에 따라 인사고과 등급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며 "정부에서 기술금융을 적극적으로 밀고 있지만, 대출을 해줄 만한 중소기업도 많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사고과에 기술금융 비중이 크게 들어가면서 은행들이 기술금융 대출에만 목숨을 거는 부작용도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dfla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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