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ICT 독과점 사업자 집중감시…위법행위 엄중 조치

입력 2015-02-01 12:00  

'구글·애플 겨냥?'…공정위 "특정 업체 염두에 둔 것 아니다"기업 구조조정 지원…소비자피해 빈발 분야 법집행 강화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집중 감시해 독과점 사업자의 위법행위가 발견되면 엄중 조치하기로 했다.

초고속 인터넷 계약 해지, 외국계 불법 피라미드 등 최근 소비자 피해가 자주발생하는 분야에 대한 법집행도 강화할 계획이다.

또 공정위는 기업의 원활한 구조조정을 지원하고자 기업결합의 적법성을 심사하는 기간은 줄일 방침이다.

공정위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올해 업무계획을 짰다고 1일 밝혔다.

공정위는 ICT 분야와 관련해서는 특별전담팀(TF)을 구성해 글로벌 독과점 사업자의 시장지배력 남용으로 국내 시장에 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시장 동향을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국내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은 상위 2개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99.

5%에 달한다"며 "OS,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 시장의 특수성, 국제적 법집행 동향 등을 고려해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플랫폼 사업자가 플랫폼의 인접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과정에서 중소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문제가 빈발하고 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OS 시장의 상위 2개 업체는 구글과 애플이다. 두 업체가 조사 대상이냐는 물음에 공정위는 "특정 회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ICT 특별전담팀의 단장은 신영선 공정위 사무처장이 맡았다. 공정위는 ICT 분야에 밝은 직원들을 선별해 당분간 ICT 분야만 전담시킬 예정이다.

공정위는 자동차·전자 등 한국 주력 산업의 수입 핵심부품과 관련한 감시도 강화할 예정이다.

또 공정위는 인수합병(M&A) 심사를 효율화해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업의 임의적 사전심사 청구를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핵심사업 강화를 위해 사업 재편을 추진함에 따라올해 구조조정이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의 신고 부담, 경쟁제한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M&A 심사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임의적 사전심사는 기업이 M&A를 공정위에 정식 신고하기 전에 심사를 요청하면공정위가 심사해 그 결과를 미리 통보하는 제도다.

공정위는 이 과정을 거쳐 M&A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 사건은 정식 신고시 심사기간을 현재의 30일에서 15일로 줄일 계획이다.

공정위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키아의 M&A와 관련해서는 "이달 중 동의의결 개시여부를 심의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와 관련된 불공정거래 관행도 대거 개선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초고속 인터넷서비스 분야에서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회원에 가입했을 경우 계약 해지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공정위는 관련 업체들이 전자상거래법·방문판매법을 준수하는지 점검하기로 했다.

또 외국계 불법 온라인 피라미드로 인한 소비자 피해 방지대책도 추진한다.

외국계 불법 피라미드 업체들은 주로 온라인에서 높은 이익보장을 미끼로 소비자를 유인해 다단계 방식의 거래 행위를 하는데, 당국에 등록되지 않은 업체가 대부분이어서 피해가 발생하면 보상이 불가능하다.

이에 공정위는 해당 사이트 폐쇄나 차단 조치 의뢰, 국내 책임자 수사 의뢰, 해당 국가의 경쟁당국과 협조 등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최근 급증하는 해외구매에 따른 소비자피해 방지 대책도 마련한다.

아울러 공정위는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관행 개선에도 적극 나선다.

공정위는 하도급대금 미지급 문제를 개선하고자 협력업체에서 조사를 시작해 대기업까지 확대하는 '역추적'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 피해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보복에 대한 걱정없이 안심하고 공정위에 신고·제보할 수 있도록 제보에서 사후관리까지 철저한 신원 보호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대기업이 일감 몰아주기 등 방식으로 계열사에 특혜를 제공하는 데 대한 감시도강화한다.

공정위는 국가공기업·지방공기업의 불공정행위도 올해 집중 점검한다.

공정위는 "국내 공공 분야는 독과점으로 인해 경쟁이 적고 불공정 거래관행이많다"며 "공기업 퇴직자가 설립한 회사와 거래하면서 높은 낙찰률로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대금을 부당하게 감액하는 등의 행위를 줄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정위는 새누리당과의 협의 결과에 따라 일반지주회사의 금융회사 보유를 허용하되 금융 부문 규모가 클 경우 중간금융지주회사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회사를 새로 만들어 증손회사로 편입시킬 경우 지분 100%를 보유하도록 하는 원칙을 유지하되, 지배력 확대 우려가 적고 투자촉진 효과가명확한 경우에 한해 일부 예외를 허용할 방침이다.

정재찬 공정위원장은 경제활성화에 밀려 경제민주화가 후퇴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공정위가 추진하는 모든 업무가 경제민주화와 직결된다"며 "대통령이 나같이 공정위에 오래 몸담았던 사람을 위원장으로 발탁한 것도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넥슨과 엔씨소프트[036570]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서는 "언론에 보도된내용만 보면 공정거래법상 크게 문제될 사항이 없어 보인다"고 답했다.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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