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중심 경제 패러다임 변화가 배경"
1961년 설립 후 50여년간 중소기업 전문은행의 '외길'을 걸어온 기업은행[024110]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은행권의 '리딩뱅크'였던 국민은행의 순이익을 2년 연속 앞서면서 거대 금융그룹 못지않은 수익성을 자랑하고 있다.
단순한 은행 간 순위 변화가 아닌 한국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라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은행의 순이익은 1조320억원으로 1조290억원에 그친 국민은행을 간발의 차이로 앞섰다. 2013년에도 기업은행의 순익(8천542억원)은 8천196억원에 머문 국민은행보다 많았다.
은행권에서는 기업은행의 수익성에 다소 놀라는 분위기다.
국민은행은 작년 말 기준 직원 수 2만696명, 지점 수 1천162개로 국내 최대의영업망을 자랑한다. 2010년 이후 신한은행에 뒤처지기 전까지는 순익도 가장 앞섰다. 2007년에 세운 2조8천억원의 순이익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직원 수 8천148명, 지점 수 641개로 덩치가 국민은행의 절반에 불과한 기업은행이 왕년의 '리딩뱅크'를 2년째 앞선 것이다.
기업은행의 도약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개별 은행이 아닌 한국 경제의 패러다임변화를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0년대 초중반 수익성이 가장 높은 은행은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년간 순익이 1조원을 넘었다. 이 기간에 5년 연속 Ƈ조원 클럽'에 가입한 은행은 우리은행 뿐이다.
우리은행의 한 임원은 "시중은행 중 대기업대출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이 우리은행인데, 이 시기는 조선, 철강, 항공, 해운, 전자 등 각 분야의 대기업들이 중국특수를 누리면서 기업 이익도 좋고 부실도 없어 우리은행의 실적도 괜찮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의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국민은행이었다.
고객 수가 3천만명에 육박해 국내 최대의 개인고객을 보유한 국민은행은 2000년대 중반 부동산시장 호황의 혜택을 톡톡히 누렸다.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면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매년 순익이 2조원을 넘어섰다. 3년 연속 ƈ조원 클럽'은 신한은행도 세우지 못한 대기록이다.
이제 바통은 기업은행에 넘어왔다.
2013년을 제외하고 기업은행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조원 이상의 순익을 기록했다. 대기업대출 비중이 큰 우리은행의 2013년 순이익이 4천653억원으로 곤두박질쳤지만, 기업은행은 같은 해에 8천542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신한은행에 이어 은행권 2위였다.
'차이나 리스크'로 불리는 중국발 공급과잉, 엔저로 인한 일본 기업의 경쟁력회복, 건설수주 급감 등으로 적자를 내는 대기업이 속출하는 반면, 글로벌 경쟁력을갖고 있어 '강소기업'으로 불리는 우량 중소기업의 수는 갈수록 늘어나는 것이 그배경이다.
대기업 중심의 코스피지수가 2011년 4월 2,200을 넘은 후 수년째 정체돼 지금은2,000선 밑으로 주저앉았지만,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코스닥지수는 같은 기간에 크게 올라 최근 600선까지 돌파한 것은 그 패러다임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은행 순이익의 변화도 결국 거시적인 경제 환경의 변화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며 "50여년 동안 중소기업 금융의 노하우와 경험을 쌓아온기업은행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중소기업의 실적이 대기업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만큼 그 패러다임변화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은 "아직 한국의 강소기업 중에는 삼성전자나 현대차[005380] 등 대기업에 납품하는 기업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기업은행의 실적도지속성을 지니고 개선될 수 있는지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1961년 설립 후 50여년간 중소기업 전문은행의 '외길'을 걸어온 기업은행[024110]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은행권의 '리딩뱅크'였던 국민은행의 순이익을 2년 연속 앞서면서 거대 금융그룹 못지않은 수익성을 자랑하고 있다.
단순한 은행 간 순위 변화가 아닌 한국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라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은행의 순이익은 1조320억원으로 1조290억원에 그친 국민은행을 간발의 차이로 앞섰다. 2013년에도 기업은행의 순익(8천542억원)은 8천196억원에 머문 국민은행보다 많았다.
은행권에서는 기업은행의 수익성에 다소 놀라는 분위기다.
국민은행은 작년 말 기준 직원 수 2만696명, 지점 수 1천162개로 국내 최대의영업망을 자랑한다. 2010년 이후 신한은행에 뒤처지기 전까지는 순익도 가장 앞섰다. 2007년에 세운 2조8천억원의 순이익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직원 수 8천148명, 지점 수 641개로 덩치가 국민은행의 절반에 불과한 기업은행이 왕년의 '리딩뱅크'를 2년째 앞선 것이다.
기업은행의 도약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개별 은행이 아닌 한국 경제의 패러다임변화를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0년대 초중반 수익성이 가장 높은 은행은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년간 순익이 1조원을 넘었다. 이 기간에 5년 연속 Ƈ조원 클럽'에 가입한 은행은 우리은행 뿐이다.
우리은행의 한 임원은 "시중은행 중 대기업대출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이 우리은행인데, 이 시기는 조선, 철강, 항공, 해운, 전자 등 각 분야의 대기업들이 중국특수를 누리면서 기업 이익도 좋고 부실도 없어 우리은행의 실적도 괜찮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의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국민은행이었다.
고객 수가 3천만명에 육박해 국내 최대의 개인고객을 보유한 국민은행은 2000년대 중반 부동산시장 호황의 혜택을 톡톡히 누렸다.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면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매년 순익이 2조원을 넘어섰다. 3년 연속 ƈ조원 클럽'은 신한은행도 세우지 못한 대기록이다.
이제 바통은 기업은행에 넘어왔다.
2013년을 제외하고 기업은행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조원 이상의 순익을 기록했다. 대기업대출 비중이 큰 우리은행의 2013년 순이익이 4천653억원으로 곤두박질쳤지만, 기업은행은 같은 해에 8천542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신한은행에 이어 은행권 2위였다.
'차이나 리스크'로 불리는 중국발 공급과잉, 엔저로 인한 일본 기업의 경쟁력회복, 건설수주 급감 등으로 적자를 내는 대기업이 속출하는 반면, 글로벌 경쟁력을갖고 있어 '강소기업'으로 불리는 우량 중소기업의 수는 갈수록 늘어나는 것이 그배경이다.
대기업 중심의 코스피지수가 2011년 4월 2,200을 넘은 후 수년째 정체돼 지금은2,000선 밑으로 주저앉았지만,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코스닥지수는 같은 기간에 크게 올라 최근 600선까지 돌파한 것은 그 패러다임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은행 순이익의 변화도 결국 거시적인 경제 환경의 변화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며 "50여년 동안 중소기업 금융의 노하우와 경험을 쌓아온기업은행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중소기업의 실적이 대기업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만큼 그 패러다임변화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은 "아직 한국의 강소기업 중에는 삼성전자나 현대차[005380] 등 대기업에 납품하는 기업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기업은행의 실적도지속성을 지니고 개선될 수 있는지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