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민간과 비효율적 경쟁 분야 손떼야"(종합)

입력 2015-04-15 18:19  

<<토론회 참석자 발언 내용 등을 전반적으로 보완합니다.>>기재부 후원 기능조정 토론회…다양한 아이디어 쏟아져"민간에 맡기고, 중복기능은 통합하고"

공공기관이 전시장, 연수원, 식음료 매장 등 민간과 비효율적으로 경쟁하는 분야에선 과감하게 철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공공기관이 일반 분양주택 사업을 접어야 한다거나 철도 분야에서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등 공공기관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획재정부 후원으로 '공공기관 기능조정 방향에 관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부의 ƈ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추진 방향'에서 조정하기로한 주택·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농림·수산, 문화·예술 분야의 과제들이 논의됐다.

기재부는 토론 내용을 공공기관 기능 재조정에 반영할 방침이다.

◇ 주택건설·온라인쇼핑몰 등 민간에 맡기자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에서는 공공기관이 민간과 비효율적으로 경쟁하는 부문을 과감히 떼어내는 방안이 제시됐다.

하세정 조세연 정책연구팀장은 "현재 공기업이 분양주택을 건설하거나, 온라인쇼핑몰 및 건물 외부 주차장을 운영하는 등 민간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며 민간이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는 적극적으로 이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 팀장은 "독점적 체계로 운영되는 철도분야에는 경쟁 체제를 도입하고, 항만분야는 각 기관이 독자적으로 투자계획을 세우는 바람에 과잉·중복투자가 이뤄지는경영 비효율을 제거해야 한다"면서 사업별 특성을 고려한 업무효율화 방안을 내놨다.

항공기 인증이나 기계식주차장 검사 업무 등 여러 곳에 나뉘었거나 겹치는 기능은 통폐합해 가장 전문성이 있는 기관으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 팀장은 "공공기관 기능조정을 통해 고속도로·철도 등 국가기반시설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물관리 안전성을 높이는 등 안전이 취약한 분야의 기능을 보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앞으로 온라인으로 자동차를 등록할 수 있도록 하거나, 첨단 도로관리 기능인 스마트하이웨이를 도입하는 등 IT(정보기술)를 이용한 국토교통환경을 조성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능조정 방향의 기본적인 원칙을 지지한다"면서 "그러나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펼 것인지에 관해 얘기하지 않으면 '우회적 민영화'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농림·수산 진흥, 검역분야 중복기능 통합해야 라영재 조세연 초빙연구위원은 "농림·수산 분야의 분산된 진흥 및 검역 기능등을 통합하고 민간이 수행할 수 있는 분야는 민간위탁을 하거나 이양해야 한다"고주장했다.

임업진흥 기능이 분산되고 안전관리인증(HACCP) 기관이 다원화된 데 따른 지적도 했다.

금융지원의 경우 운용 주체가 다르고, 교육홍보가 분산된 점을 거론했다.

직불제 이행점검 분야에선 쌀과 밭의 직불제 이행 점검기관이 다른 점을 문제로삼았다.

라 연구위원은 "민간과 경합하는 SOC 설계감리와 수변 개발, 전시장 운영 업무를 민간에 위탁해야 한다"며 "다만 농산물 수급 안정 및 유통효율화 기능을 민간기관에 의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책 및 환경변화 등으로 사업 추진의 필요성이 줄어든 분야의 인력을 재배치하고 핵심기능 위주로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주제토론에서 "농업 분야가 무조건 축소될 것이라는 접근과 민간으로 이양하면 무조건 효율적이라는 시각에는 교정이 필요하다"고 반론을 폈다.

◇ 문화·예술 공공기관 종합지원체계 구축 필요 박한준 조세연 경영평가팀장은 문화·예술 분야 공공기관에 대해 "지속적인 성과 실현과 중장기적인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려면 효율적인 종합지원체계를 구축할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 팀장은 "체육진흥의 경우 체육 활동 진흥과 인력양성 기능이 분산돼 있는 등진흥과 지원 기능이 나뉘어 지원체계가 미흡하고 이로 인해 지원성과를 극대화하기쉽지 않다"면서 "종합관리 체계를 구축해 지원역량을 강화하고 지원이 편중되는 비효율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기관별로 조사·연구 등 주요 기능 수행 업무가 분산돼 핵심역량 중심으로 전문성을 강화할 수 없다"면서 "핵심 역량 중심의 기능 강화를 통해 고유 목적사업을 위해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콘텐츠 개발·지원처럼 단계별로 다른 기관에서 단면적인 지원을 해서 지원 효과의 누수 현상이 우려된다"면서 "사업 단계별 지원의 연계성을 강화해상생 발전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설물 운영 기능을 가진 공공기관이 연수원, 식음료 매장, 스포츠 시설등 민간 경쟁력이 앞선 분야나 역량이 부족한 비핵심사업을 운용해 낭비가 발생하고있다"면서 "공공기관의 시장 참여를 지양하고 핵심주력 사업에 집중해 경영효율화에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송수근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조정실장은 "문화예술 분야는 다양성을속성으로 하기 때문에 통폐합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시너지가 창출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반론을 폈다.

토론 사회를 본 박재완 성균관대 행장학과 교수(전 기획재정부 장관)는 "과거장관 재직 시절 세종학당과 같은 한국어 보급사업을 합치기 위해 외교부, 문체부,교육부의 사업 통합을 추진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며 "사회문화 분야 공공부분 기능조정을 추진할 때 이런 부분을 심도있게 검토하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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