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30개는 돼야"…시중은행의 '명물들'

입력 2015-05-09 15:00  

보이그룹 백댄서 출신 등 튀는 경력 화제

자격증 30개 보유, 보이그룹 백댄서 출신, 마술로 고객마음 사로잡기….

'화이트칼라' 직업의 대명사 격인 은행원 중에는 독특한 재주나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

◇ 일하다 보니 자격증만 30개 외환은행 파나마지점에서 근무하는 이상원(43) 차장은 무려 30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고교 1년 때인 1989년 펜글씨 3급을 시작으로 자격증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생명보험대리점자격, 변액보험판매관리사, 증권투자상담사, 투자자산운용사, 외환관리사, 금융자산관리사, 선물거래상담사, 금융투자분석사 등 남들은 하나도 따기어려운 자격증을 연이어 취득했다.

1991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입행한 이 차장은 회사생활 2년 차인 1992년 대학에 진학, 회계학을 공부했다.

은행업무를 잘하려면 회계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그의자격증 사냥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외환은행의 강점인 외환업무에 정통하기 위해 외환관리사 자격증에 도전한 데이어 은행의 자산관리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추세를 감지하고서는 곧바로 투자자산운용 관련 자격증 시험을 준비했다.

이 차장은 2003년부터 매년 2~3개씩 자격증을 땄다.

2007년에는 한 해 동안 무려 7개의 자격증을 수집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출장차 베네수엘라에 가 있는 이 차장은 전화통화에서 "평일에는 저녁 늦게까지일해야 했기 때문에 출·퇴근시간이나 주말을 이용해 주로 공부했다"며 "30개의 자격증을 획득한 건 자격증 욕심보다는 고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나름대로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개인자산관리(PB)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쉬지 않고 골프 치기' 기네스북에 올라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행원도 있다.

KB국민은행 당정동 출장소 차균환(55) 부지점장은 2003년 경기도 과천지점에서근무할 당시 골프를 시작했다. 외환업무를 하면서 고객들과 만날 일이 잦아지면서다.

애초 '일'로 시작했으나 골프는 곧 '취미'로 발전했다.

시간이 갈수록 골프의 매력에 빠져든 그는 2011년 골프협회 자격증을 취득하고거의 주말마다 필드로 나갔다.

여러 아마추어 대회를 섭렵하다가 2009년 군산 CC에서 열린 '세계 기네스 골프대회'에까지 참가했다.

그는 오전 5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14시간 동안 75홀(4라운드 3홀)을 도는 강행군을 펼쳤다.

밥도 먹지 않고 골프를 즐긴 그는 함께 필드를 돈 372명과 함께 하루 동안 골프를 쉬지 않고 오래 치기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차 부지점장은 "하루에 몇 홀을 칠 수 있을까 궁금해서 참가했다"며 "발에 물집도 생기고 완전히 지칠 정도로 쳤다. 하지만 마라톤을 완주할 때의 희열을 나중에맛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HOT 백댄서 출신에서 은행원으로 외환은행 전경련지점에서 근무하는 한나라(33) 대리는 2000~2001년 보이 그룹 'HOT'의 백댄서로 활약했다. 고교 때 잠시 활동했던 그는 대학 진학 후 방향을 전환,2011년 은행원으로 변신했다.

NH농협은행의 권성현(34) 계장은 경북영업본부에서 유명하다.

마술공연으로 고객들을 끌어모아 카드 영업 등에서 우수한 성과를 올렸기 때문이다. 그는 3년 연속 NH농협카드대상을 받았다.

이 밖에 쌍둥이를 낳고 나서 서른 나이에 은행에 취업한 하나은행의 유은선(32)대리, 스탠퍼드대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외환은행에서 포트폴리오 운용 딜러로 일하는 신경연(40) 씨, 42.195㎞ 마라톤 풀코스를 120회나 완주한 우리은행 강남2영업본부 정채봉(55) 본부장도 독특한 이력의 행원으로 꼽힌다.

buff27@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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