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공공기관 기능조정 핵심 '민간참여 확대'
정부가 27일 내놓은 공공기관 기능조정방안의 핵심 중 하나는 바로 민간 참여 확대다.
또 기관들끼리 비슷하거나 중복되는 기능을 교통정리해 모두 5천 명이 넘는 인력을 재배치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공공기관 조직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향후 예산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중복기능 합치고 민간에 경합업무 내준다 정부가 2단계로 마련한 공공기관 기능조정안은 집권 3년 차를 맞은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4대 분야(노동·금융·교육·공공) 구조개혁 방안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지난해 공공기관 정상화 1단계로 부채 감축과 방만 경영 해소에 주력해24조원 규모의 빚과 앞으로 5년간 들어갈 복리후생비 1조원을 줄였다.
올해부터 본격화한 2단계의 핵심은 공공기관의 중복된 기능을 합치고 민간과 경합하는 업무는 내주겠다는 것이다.
민간이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분야에서 굳이 나랏돈을 쓰지 않으면 민간 경제가 더 활기를 띨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산하에 있는 32개 공공기관은 인력 규모(6만명)가크고 부채 규모도 상당한 수준이라 조직을 효율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도로·철도 등이 독점운영돼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었다.
사회기반시설(SOC) 분야 32개 기관의 예산은 87조8천억원으로 전체 공공기관 예산의 19%를 차지한다. 부채는 224조8천억원으로 전체의 43%에 이른다.
그간 사회기반시설이 어느 정도 확충돼 개발 수요 자체가 줄어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농림·수산분야의 경우 공공기관들이 단기 현안 위주로 대응하느라 농어업이 생산(1차), 가공(2차), 유통(3차)에 관광과 체험이 추가된 6차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점과 농산물 유통 효율화에 소홀한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문화·예술분야는 문화상품을 개발하는 업무를 3개 공공기관이 중복해서 추진하는 등 비슷한 기능이 여러 기관이 흩어져 있는 게 문제였다.
노형욱 기재부 재정관리관은 "공공기관이 직접 나설 필요가 없는 분야는 폐지하고 과도한 지원조직을 축소하는 작업을 통해 마련한 재원·인력을 핵심기능을 강화하는 데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 감정평가 민간에 맡긴다…소규모 안전진단도 개방 우선 공공기관 기능 가운데 불필요한 영역을 덜어낸다.
특히 민간에 경쟁력이 있는 분야에는 공공기관 진입을 억제하기로 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계열사인 코레일 유통은 온라인쇼핑몰 사업에서 철수하고, 코레인 네트웍스도 현재 운영중인 외부주차장 및 레스토랑의 계약기간이 끝나면이를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점차 발을 뺀다.
한국감정원은 부동산 조사·통계·공시, 타당성조사 등 공적기능에 주력한다.
보상·담보평가, 이의재결·소송평가 등 기존에 수행하던 감정평가 업무는 모두민간에 넘긴다.
한국도로공사는 민간자본으로 건설한 민자도로의 유지관리 업무에 참여가 제한된다. 휴게소 운영에는 민간 참여가 확대된다.
공공기관이 독점해 온 분야도 담장을 허물고 민간 진입을 허용한다.
시설안전공단이 도맡아온 안전진단 부문의 경우 일부 중소규모 시설물은 민간에서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보고 개방키로 했다.
대한지적공사의 업무 가운데 하나인 확정측량도 민간에 문호가 열린다.
한편 여러 기관에서 업무가 겹치는 경우 전문성을 갖춘 기관 쪽으로 일원화해효율성을 높인다.
기계식주차장 사용 검사는 교통안전공단, 승강기관리원, 주차설비협회 3곳에 산재해 있던 것을 교통안전공단 한곳으로 통합한다.
교통안전공단의 초·경량항공기 인증 업무, 코레일 테크의 테마파크 운영 부문은 각각 항공안전기술원, 코레일 관광개발로 이관된다.
시설안전공단의 '그린 리모델링 사업'은 LH로 넘긴다.
◇ 효율성·예산절감 기대…"기능중복 재발 막을 안전장치 필요" 정부는 이번 3대 분야 기능조정으로 공공기관의 인력운용 효율성이 크게 높아지고 각종 예산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기관 통폐합과 사업 조정으로 영향을 받는 인원은 총 5천700명이고, 절감되거나 재배분되는 예산은 7조6천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코레일·LH 등이 속한 SOC 분야에서만 5천300명의 업무가 사라진다.
정부는 LH의 신도시 택지개발 관련 업무를 하던 약 800명을 주거복지·도시재생분야에 재배치하는 등 기본적으로는 새롭게 늘어나는 업무에 조정 대상 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 불가피하게 사업부문이 민간에 매각되거나 소속기관이 바뀌더라도 최대한 고용을 승계할 수 있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농림·수산분야에서는 새만금산업단지, 저수지 수변 개발 등 토목분야를 민간에개방함으로써 내년까지 예산 약 155억원을 절감하고, 향후 총사업비 2조3천억원의 40%(약 9천200억원) 이상까지 민간자본을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책이 단발적인 조치에 그쳐서는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공공기관들 사이에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기능이 생겨나는 것은 조직 이기주의 때문"이라며 "기능조정을 해도 몇년 시간이 지나면 또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공공기관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때 다른 기관과 중복되는 기능인지미리 점검하는 장치를 만들어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강조했다.
아울러 "민간에 개방하는 분야에서 가격이 오르지 않도록 경쟁체제를 잘 갖추는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d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정부가 27일 내놓은 공공기관 기능조정방안의 핵심 중 하나는 바로 민간 참여 확대다.
또 기관들끼리 비슷하거나 중복되는 기능을 교통정리해 모두 5천 명이 넘는 인력을 재배치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공공기관 조직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향후 예산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중복기능 합치고 민간에 경합업무 내준다 정부가 2단계로 마련한 공공기관 기능조정안은 집권 3년 차를 맞은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4대 분야(노동·금융·교육·공공) 구조개혁 방안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지난해 공공기관 정상화 1단계로 부채 감축과 방만 경영 해소에 주력해24조원 규모의 빚과 앞으로 5년간 들어갈 복리후생비 1조원을 줄였다.
올해부터 본격화한 2단계의 핵심은 공공기관의 중복된 기능을 합치고 민간과 경합하는 업무는 내주겠다는 것이다.
민간이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분야에서 굳이 나랏돈을 쓰지 않으면 민간 경제가 더 활기를 띨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산하에 있는 32개 공공기관은 인력 규모(6만명)가크고 부채 규모도 상당한 수준이라 조직을 효율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도로·철도 등이 독점운영돼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었다.
사회기반시설(SOC) 분야 32개 기관의 예산은 87조8천억원으로 전체 공공기관 예산의 19%를 차지한다. 부채는 224조8천억원으로 전체의 43%에 이른다.
그간 사회기반시설이 어느 정도 확충돼 개발 수요 자체가 줄어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농림·수산분야의 경우 공공기관들이 단기 현안 위주로 대응하느라 농어업이 생산(1차), 가공(2차), 유통(3차)에 관광과 체험이 추가된 6차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점과 농산물 유통 효율화에 소홀한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문화·예술분야는 문화상품을 개발하는 업무를 3개 공공기관이 중복해서 추진하는 등 비슷한 기능이 여러 기관이 흩어져 있는 게 문제였다.
노형욱 기재부 재정관리관은 "공공기관이 직접 나설 필요가 없는 분야는 폐지하고 과도한 지원조직을 축소하는 작업을 통해 마련한 재원·인력을 핵심기능을 강화하는 데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 감정평가 민간에 맡긴다…소규모 안전진단도 개방 우선 공공기관 기능 가운데 불필요한 영역을 덜어낸다.
특히 민간에 경쟁력이 있는 분야에는 공공기관 진입을 억제하기로 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계열사인 코레일 유통은 온라인쇼핑몰 사업에서 철수하고, 코레인 네트웍스도 현재 운영중인 외부주차장 및 레스토랑의 계약기간이 끝나면이를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점차 발을 뺀다.
한국감정원은 부동산 조사·통계·공시, 타당성조사 등 공적기능에 주력한다.
보상·담보평가, 이의재결·소송평가 등 기존에 수행하던 감정평가 업무는 모두민간에 넘긴다.
한국도로공사는 민간자본으로 건설한 민자도로의 유지관리 업무에 참여가 제한된다. 휴게소 운영에는 민간 참여가 확대된다.
공공기관이 독점해 온 분야도 담장을 허물고 민간 진입을 허용한다.
시설안전공단이 도맡아온 안전진단 부문의 경우 일부 중소규모 시설물은 민간에서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보고 개방키로 했다.
대한지적공사의 업무 가운데 하나인 확정측량도 민간에 문호가 열린다.
한편 여러 기관에서 업무가 겹치는 경우 전문성을 갖춘 기관 쪽으로 일원화해효율성을 높인다.
기계식주차장 사용 검사는 교통안전공단, 승강기관리원, 주차설비협회 3곳에 산재해 있던 것을 교통안전공단 한곳으로 통합한다.
교통안전공단의 초·경량항공기 인증 업무, 코레일 테크의 테마파크 운영 부문은 각각 항공안전기술원, 코레일 관광개발로 이관된다.
시설안전공단의 '그린 리모델링 사업'은 LH로 넘긴다.
◇ 효율성·예산절감 기대…"기능중복 재발 막을 안전장치 필요" 정부는 이번 3대 분야 기능조정으로 공공기관의 인력운용 효율성이 크게 높아지고 각종 예산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기관 통폐합과 사업 조정으로 영향을 받는 인원은 총 5천700명이고, 절감되거나 재배분되는 예산은 7조6천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코레일·LH 등이 속한 SOC 분야에서만 5천300명의 업무가 사라진다.
정부는 LH의 신도시 택지개발 관련 업무를 하던 약 800명을 주거복지·도시재생분야에 재배치하는 등 기본적으로는 새롭게 늘어나는 업무에 조정 대상 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 불가피하게 사업부문이 민간에 매각되거나 소속기관이 바뀌더라도 최대한 고용을 승계할 수 있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농림·수산분야에서는 새만금산업단지, 저수지 수변 개발 등 토목분야를 민간에개방함으로써 내년까지 예산 약 155억원을 절감하고, 향후 총사업비 2조3천억원의 40%(약 9천200억원) 이상까지 민간자본을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책이 단발적인 조치에 그쳐서는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공공기관들 사이에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기능이 생겨나는 것은 조직 이기주의 때문"이라며 "기능조정을 해도 몇년 시간이 지나면 또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공공기관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때 다른 기관과 중복되는 기능인지미리 점검하는 장치를 만들어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강조했다.
아울러 "민간에 개방하는 분야에서 가격이 오르지 않도록 경쟁체제를 잘 갖추는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d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