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 '회복 조짐' 내수에 걸림돌 되나

입력 2015-06-01 19:11  

관광·레저업체 주가 '출렁'…중국 관광객 감소 우려'엎친 데 덮친 격' 수출 부진 심화…정부 "예의주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공포'확산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산업생산이 올해 3월부터 두 달 연속 줄어들고, 수출 감소 폭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메르스에 따른 내수 침체 우려가 경기 회복과 둔화의 갈림길에 서 있는 한국경제 전반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마련에 한창인 경제 관련 정부부처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있다. 기획재정부는 아직은 별도 대책을 마련할 단계가 아니라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 내수 회복 조짐에 '찬물' 우려 메르스 확산이 내수에 미칠 수 있는 충격파는 1일 주식시장에 뚜렷이 나타났다.

중동을 제외하면 한국에서 메르스가 가장 많이 발생한데다 국내 환자가 중국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여행·레저 관련주가 타격을 받았다.

내국인들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경향이 생길 수 있고, 중국인 관광객들의 입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GKL[114090] 주가는 4.58% 하락했다. 파라다이스[034230]는 0.81% 하락 마감했지만 장중 4.89%까지 떨어졌다.

하나투어[039130]와 모두투어[080160]도 상승으로 마감했지만 장 초반에는 8.98%, 7.34%까지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 롯데관광개발[032350]은4.83% 내렸다.

계속해서 부진했던 국내 소비가 겨우 기지개를 켜는 상황에서 메르스 확산은 내수를 또다시 부진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사람이 많은 곳을 꺼릴 수 있어 여행사업자나 상영관 운영업자 등 일부 기업의 단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국인들의 입국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중국인의 비중이 높은 면세 및 외국인 전용 카지노 기업 주가가 하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인천 송도에서 열린 행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메르스 때문에 소비가 위축되지 않아야 한다"며 "확산을 빨리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 수출까지 부진…엎친 데 덮친 격 메르스가 내수와 관광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한국 경제의 한축인 수출까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월 수출액이 423억9천2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0.9%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월간 수출액 감소율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직후인 2009년 8월(-20.9%)이후 근 6년 만에 최대치로 기록됐다.

수출액은 앞서 전년 대비 올해 1월 0.9%, 2월 3.3%, 3월 4.3%, 4월 8.0% 줄어들었고 5월 들어서도 10% 이상 감소하는 등 갈수록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수출이 이처럼 계속해서 악화하면 올해 3%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려워질수 있다.

한국은행 등 주요 예측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3%대 초반대로 하향 조정했다.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20일 올해 성장률을 기존의 3.5%에서 3.0%로 0.5%포인트 낮췄다.

KDI는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면서 "정부의 구조개혁 정책이 원활하게 추진되지못하거나, 통화·재정정책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다면 성장률이 2%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달 중으로 수출 동향과 구조 변화를 면밀하게 점검해 규제완화, '차세대 수출챔피언' 품목 발굴과 지원, 업종별 수출지원 등 종합적인 수출지원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 관광·유통업체 '긴장' 유통업계와 관광업계는 외국인 관광객 감소 여부를 예의주시하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백화점들은 당장은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매출 영향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지만,향후 확산 가능성 등 사태를 주시하며 위생 관리에 더욱 신경을 쏟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입구나 화장실 등에 소독제를 더욱 많이 비치하는 등다중 이용 시설인 백화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우려하지 않도록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로 인한 주말 매출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그러나 감염자가 더 늘어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매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면세점 역시 메르스 사태로 국내입국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에선 특히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입국 동향이 최대 관심사다. 최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이 홍콩을 거쳐 중국으로 입국한 사실이알려지면서 중화권에서도 메르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관광업계 동향 파악 나선 정부 정부는 아직 본격적 대책 마련에는 나설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하면서도 상황을예의주시하고 있다.

주형환 차관은 이날 '메르스 확산에 따른 별도의 경기대책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까지 그런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관련 부처가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메르스 발생에 따른 국내 관광산업 영향을 살피고 대응하기 위해 점검반을 구성해놓은 상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29일부터 한국관광공사, 한국여행업협회가 참여하는 '방한 관광시장 상황 점검반'을 가동 중이다.

문체부는 매일 한국관광공사 31개 해외지사를 통해 현지 언론보도를 분석하는등 방한 관광객의 변화 추이를 점검해 특이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문체부는 이와 함께 "한국관광공사 해외지사를 통해 한국 정부가 메르스와 관련해 적극적인 위기관리 대응을 하고 있고 한국 국민이 안심하고 일상생활에 전념하고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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