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통화정책 정상화로 글로벌 금융 불안정 위험"

입력 2015-06-08 09:10  

한은 국제콘퍼런스…신흥국 자본유출 등 대비해야

국제금융기구 관계자와 해외 석학들이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신흥국에서 자본이 유출되고 자산가격이 하락하는 등 각종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를 쏟아냈다.

한국은행이 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 한국은행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한 해외 참석자들은 이런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신흥국들이 이에 대응해 거시경제 기초여건(펀더멘털)을 강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루사와 미쓰히로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기조연설에서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시행되면 자산가격 하락, 신흥국에서의 자본 유출, 외화부채 기업의재무건전성 악화 등 여러 가지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달러 강세와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을 유발하면서 과도한 달러부채를 가진 기업의 재무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시장이 불안정해지면 유동성이 낮은 자산을 대량으로 보유한 자산운용업계가이들 자산의 급매각에 나서면서 가격이 급락하고 불안정성이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

필립 레인 트리니티대 교수는 일부 신흥국을 중심으로 대외 금융리스크가 커질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레인 교수는 "신흥국의 대외금융 리스크는 1999년부터 2008년 사이 경상수지 흑자와 주식형 부채의 증가, 유동자산 증가에 힘입어 크게 개선된 바 있다"며 "그러나2010년부터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되고 채권형 부채가 증가한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흥국이 국제금융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전망한다"며 "신흥국의 정책 오류 발생 시 부정적 여향이 쉽게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 허 IMF 부국장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채권펀드 등을 통해 신흥시장국으로의 자본유입이 꾸준히 늘었는데 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신흥국 채권가격이 하락하면선진국 비은행 부문의 리스크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따라서 이런 위험요인을 관리하기 위해 개별펀드의 유동성 위험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금융기관과 자산운용업계 간 연관관계와 금융의 경기순응성 등에 따른 위험요인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윌리엄 화이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개발검토위원회 위원장은 "위기대응이 국면에 따라 달라야 한다"면서 "초기단계에서는 금융시장 상황에 유연하고 비정형적인 방식으로 대응하는 중앙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금융의 건전성 회복이 중요한 위기해결 단계에서는 중앙은행보다 정부의 역할이 긴요하며 중앙은행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헬레나 레이 런던 비즈니스 스쿨(LBS) 교수는 한 국가가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면서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추구하는 것은 양립이 불가하다며 거시건전성정책과 부분적인 자본통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레이 교수는 "'자본이동을 통제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자유로운자본이동으로부터 한 국가가 얻는 편익과 비용을 분석해보면 대체로 순편익에 비해부작용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레이 교수는 국제금융시장의 유동성이 확장되는 시기에 신용증가를 제한하는 거시건전성 정책을 펼치고 보조적 수단으로 자본통제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앤드루 레빈 IMF 연구위원(다트머스대 교수)은 통화정책 체계를 강화하려면 중앙은행의 지배구조 개선이 중요하다면서 통화정책위원회를 다양한 배경과 관점을 가진 인물들로 구성해 정책 결정 시 새로운 사고가 반영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한다고 주장했다.

hoon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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