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계속 발생하면서 대인 위주의 업무가 이뤄지는 금융권의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발벗고 나섰던 '아웃바운드(Outbound)' 영업은 눈에 띄게 위축된반면에 비대면 거래는 늘고 있다.
고객을 찾아간다는 의미인 아웃바운드 영업은 메르스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고객과의 대면 접촉을 강화하기 위한 주요 통로로 활용됐다.
메르스는 보험업계에도 큰 변화를 주고 있다.
메르스 전파의 진원지로 떠오른 병원 기피 현상이 생기면서 이른바 '나이롱 환자'가 줄어들는 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
◇ 아웃바운드 영업활동 '뚝'…비대면 거래 급증 은행권에서 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은 분야는 아웃바운드 영업이다.
메르스가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심각한 감염병으로 부상하기 전까지는 단말기를들고다니면서 고객들을 만나 통장을 개설해 주는 등의 은행업무를 하는 '포터블 브랜치(Portable Branch)'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가 터진 후 포터블 브랜치는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KB국민은행의 경우 6월 들어 포터블 브랜치 가동률은 5~10%에 불과할 정도로 저조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업체에서 아예 오지 말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면 영업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지난주 유치원과 학교를 대상으로 할 예정이던 포터블 브랜치 영업활동을 취소했다.
기업을 상대하는 기업금융 전담역(RM)들도 발이 묶였다.
화급을 다투는 사안이나 오래전에 잡힌 약속은 진행하지만 신규 거래를 트기 위한 미팅은 거의 취소하는 분위기다.
농협은행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거래는 일단 다음에 하자는 분위기가 대부분의기업에 팽배해 있다"며 "영업하는 데 메르스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에 메르스 여파로 고객을 직접 마주하지 않는 비대면 거래는 크게 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 등 5개 시중은행의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이체 건수는 4천679만38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1천187만3천504건)나 급증했다.
대출을 받는 등 대면거래가 꼭 필요한 경우에는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지역의 대리점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메르스 환자 발생 지역의 영업점과 거래했던 고객들이메르스 '청정지역'의 영업점으로 가 대출서류를 작성한 후 해당 영업점에 보내달라는 요청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 전파 가능성에 고객들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자 은행들도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직원들이 마스크를 쓴 채 업무를 보도록 하거나 고가의 열화상 감지기를 빌려본점에 설치하는 은행들도 등장하고 있다.
한 은행원은 "당번을 정해 하루에 두 차례씩 적외선 온도계로 동료들의 체온을측정하고 있다"며 "외근을 다녀오면 꼭 손을 씻고 사무실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 보험업계 "나일롱 환자 줄었어요" 보험업계는 외출을 꺼리면서 자동차사고 손해율이 떨어지는 등 예상하지 못했던반사이익을 거두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11개 보험사 가운데 메리츠와 하이카를 제외한 9개 보험사의 지난달 손해율은 4월보다 줄었다.
이들 11개사의 평균손해율은 4월 90.5%에서 5월 79.1%로 뚝 떨어졌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20일 첫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메르스 사태가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교통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자동차교통량이 5월에 줄어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메르스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6월 데이터가 나오면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스는 자동차 사고가 나면 뒷목부터 잡고 나와 곧바로 병원에 입원하는 나이롱 환자도 눈에 띄게 줄여 놓았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고는 났는데 입원하는 사례가 최근 들어 3분의 1 정도로 준 것 같다"며 메르스 영향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롱 환자들은 원래 돈을 노리고 무작정 입원하고 보는데 병원이 메르스를 전파하는 온상으로 떠오르면서 그런 사람이 사라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른 보험업체 직원은 "경미한 사고가 났을 때 병원에 안 가는 추세가 나타난것이 사실"이라며 "사고 신고만 하고 상황 봐서 나중에 병원 가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자동차 사고 당사자 간의 합의가 늦어지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사고 당사자들이 병원을 자주 다니는 보상담당 직원들과의 만남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메르스가 우리 사회 곳곳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같다고 입을 모았다.
buff27@yna.co.kr sncwook@yna.co.kr porqu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시중은행들이 발벗고 나섰던 '아웃바운드(Outbound)' 영업은 눈에 띄게 위축된반면에 비대면 거래는 늘고 있다.
고객을 찾아간다는 의미인 아웃바운드 영업은 메르스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고객과의 대면 접촉을 강화하기 위한 주요 통로로 활용됐다.
메르스는 보험업계에도 큰 변화를 주고 있다.
메르스 전파의 진원지로 떠오른 병원 기피 현상이 생기면서 이른바 '나이롱 환자'가 줄어들는 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
◇ 아웃바운드 영업활동 '뚝'…비대면 거래 급증 은행권에서 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은 분야는 아웃바운드 영업이다.
메르스가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심각한 감염병으로 부상하기 전까지는 단말기를들고다니면서 고객들을 만나 통장을 개설해 주는 등의 은행업무를 하는 '포터블 브랜치(Portable Branch)'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가 터진 후 포터블 브랜치는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KB국민은행의 경우 6월 들어 포터블 브랜치 가동률은 5~10%에 불과할 정도로 저조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업체에서 아예 오지 말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면 영업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지난주 유치원과 학교를 대상으로 할 예정이던 포터블 브랜치 영업활동을 취소했다.
기업을 상대하는 기업금융 전담역(RM)들도 발이 묶였다.
화급을 다투는 사안이나 오래전에 잡힌 약속은 진행하지만 신규 거래를 트기 위한 미팅은 거의 취소하는 분위기다.
농협은행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거래는 일단 다음에 하자는 분위기가 대부분의기업에 팽배해 있다"며 "영업하는 데 메르스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에 메르스 여파로 고객을 직접 마주하지 않는 비대면 거래는 크게 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 등 5개 시중은행의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이체 건수는 4천679만38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1천187만3천504건)나 급증했다.
대출을 받는 등 대면거래가 꼭 필요한 경우에는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지역의 대리점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메르스 환자 발생 지역의 영업점과 거래했던 고객들이메르스 '청정지역'의 영업점으로 가 대출서류를 작성한 후 해당 영업점에 보내달라는 요청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 전파 가능성에 고객들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자 은행들도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직원들이 마스크를 쓴 채 업무를 보도록 하거나 고가의 열화상 감지기를 빌려본점에 설치하는 은행들도 등장하고 있다.
한 은행원은 "당번을 정해 하루에 두 차례씩 적외선 온도계로 동료들의 체온을측정하고 있다"며 "외근을 다녀오면 꼭 손을 씻고 사무실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 보험업계 "나일롱 환자 줄었어요" 보험업계는 외출을 꺼리면서 자동차사고 손해율이 떨어지는 등 예상하지 못했던반사이익을 거두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11개 보험사 가운데 메리츠와 하이카를 제외한 9개 보험사의 지난달 손해율은 4월보다 줄었다.
이들 11개사의 평균손해율은 4월 90.5%에서 5월 79.1%로 뚝 떨어졌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20일 첫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메르스 사태가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교통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자동차교통량이 5월에 줄어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메르스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6월 데이터가 나오면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스는 자동차 사고가 나면 뒷목부터 잡고 나와 곧바로 병원에 입원하는 나이롱 환자도 눈에 띄게 줄여 놓았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고는 났는데 입원하는 사례가 최근 들어 3분의 1 정도로 준 것 같다"며 메르스 영향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롱 환자들은 원래 돈을 노리고 무작정 입원하고 보는데 병원이 메르스를 전파하는 온상으로 떠오르면서 그런 사람이 사라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른 보험업체 직원은 "경미한 사고가 났을 때 병원에 안 가는 추세가 나타난것이 사실"이라며 "사고 신고만 하고 상황 봐서 나중에 병원 가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자동차 사고 당사자 간의 합의가 늦어지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사고 당사자들이 병원을 자주 다니는 보상담당 직원들과의 만남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메르스가 우리 사회 곳곳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같다고 입을 모았다.
buff27@yna.co.kr sncwook@yna.co.kr porqu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