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복합점포 입점 추진에 업계 엇갈린 반응

입력 2015-07-03 09:45  

"은행 중심 정책" Vs "보험산업 발전에 도움"

금융위원회가 3일 발표한 보험사의 금융복합점포 입점 추진방안에 대해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보험사들은 서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

금융지주계열이 아닌 보험사들은 "은행 중심의 정책"이라며 반발했다.

반면에 금융지주계열 보험사들은 "기본적으로 좋은 일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다.

비금융지주계열 보험사들은 한 은행 창구에서 보험을 판매할 때 한 보험사의 상품을 25% 이상 팔지 못하게 하는 '방카슈랑스 룰'이 무색해지고 지주계열 보험사의입지만 넓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해 현행법과 방카슈랑스 규제를 준수할 것이라고 했지만, 우회적인 방식으로 얼마든지 '팔이 안으로 굽을 수 있기' 때문에 부작용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비금융지주계열 보험사의 입장이다.

복합점포의 은행창구에 ཕ% 룰'을 유지하더라도 입점한 보험사가 다른 점포로경유해서 계약을 처리하는 방식을 예로 들 수 있다.

나아가 시범운영 이후 채널이 확대된다면 40만 명에 이르는 보험설계사들의 생존권도 위협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전업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복합점포가 도입되면 은행 창구로 찾아오는 고객이보험에 가입하고 싶다고 할 때 어느 은행이 다른 회사 보험 상품을 권하겠느냐"며 "타격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취지로 지켜오던 '방카 룰'이 무너질 것"이라며 "은행들이 대출 상품을 판매하면서 보험도 판매하는 '꺾기'가 발생할 개연성이한층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업계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 복합점포 입점은 은행 중심의 감독 정책"이라며 "방카 룰 자체가 무색해지고 영업에 타격을 입은 설계사들도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보험사들의 우려를 반영,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은 이날 복합점포에보험사 입점을 사실상 원천봉쇄하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금융지주계열 보험사들은 새로운 채널이 생긴 만큼 반대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과도한 기대를 하지는 않고 있다고 반응했다.

한 금융지주계열 보험사의 관계자는 "하나의 판매채널이 생긴 것은 당연히 좋은일이지만 당장 매출이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면서 "영업의 중추 채널이 될 수 있으리라 예측하는 정도일 뿐, 복합점포에 크게 기대하고 올인하는 일은없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비금융지주계열 보험사들이 나타내는 우려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금융위의 방안을 지지하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 관계자는 "설계사 채널이 타격을 받는다고 하지만, 오히려 역으로 설계사들도 복합점포와 경쟁하고 발전할 길을 모색하면서 전반적으로 각 채널이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금융사에 입점한 점포는 소비자 입장에서 금융사를 통해 민원을 제기하기 편한 면이 있을 수 있다"며 "보험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렇게 상반된 반응이 시사하는 것처럼 보험업계는 복합점포 입점 허용이 앞으로 전체 산업의 판도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생명보험업계에서는 비금융지주 계열인 삼성·한화·교보생명이 '빅3'를형성하고, 금융지주계열인 농협생명이 4위권, 신한생명이 10위 정도다.

손해보험업계에서도 비금융지주 계열인 삼성·현대·동부화재에 이어 금융지주계열로 편입한 KB손보가 만년 4위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이라는 곳은 매우 강력한 채널이기 때문에 앞으로 복합점포가 확대된다면 고정돼 있던 구도가 깨질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도 방카슈랑스의 비중이 적지 않은데, 우회적으로 방카 룰까지 깨진다면 대단히 큰 변화가 생길 수밖에없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보험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규제를 우회하는 행태와 불완전판매 행위 등에 엄중한 제재를 가하는 등 관리감독과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주장했다.

sncwoo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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