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성장률 전망 2%대로 하향 조정…성장잠재력 약화 우려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하향조정한 것은 수출 부진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한국 경제가 예상했던성장궤도를 이탈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리스 사태와 중국의 증시 폭락 등 대외 불확실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 하반기 경제도 회복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연이은 회복 지연으로 잠재성장률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한국은행은 9일 수정 경제전망을 하고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기존 3.1%에서 2.8%로 0.3%포인트 낮췄다.
이 총재는 성장률 하향 조정 배경에 대해 "수출이 부진했던 데다 메르스 사태와가뭄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데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2분기 성장률이 애초 4월에 예상했던 1%가 아닌 0.4%로 내려앉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지만 조정폭은 예상을 웃돈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11일 기자간담회에서 "4월 전망치와 비교할 때하방 요인이 생긴 것은 사실"이라며 기존 전망치(3.1%)보다 하향 조정할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올 초부터 수출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해진 데다 메르스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경제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칠지 제대로 가늠조차 할 수 없던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앞서 다른 연구기관들도 올 성장률을 2%대로 보는 전망을 연이어 내놓았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로 3.1%를 전망해 3%대 성장률 전망을 고수했지만,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보다 낮은 2.7%, 금융연구원은 2.8%, 산업연구원은 2.9%를 제시했다.
가장 최근 수정 전망치를 발표한 LG경제연구원은 이들보다 낮은 2.6%로 예측했다.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은 시간이 흐를수록 나빠져왔다.
이는 한국은행이 3개월마다 수정 경제전망을 하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하향조정한데서도 드러난다.
한국은행은 작년 4월 2015년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때 4.2%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고 제시했으나, 3개월 뒤인 7월에는 이를 4.0%로, 10월에는 3.9%로 낮췄고, 올해 1월과 4월에는 이를 다시 3.4%, 3.1%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이어 3개월 뒤인 이날 전망치를 2%대로 낮췄다. 작년 4월 전망치보다 무려 1.4%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각종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결국 불씨를 되살리지 못하고 ƈ%대 성장률'로재추락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국 GDP 성장률은 2012년 2.3%, 2013년 2.9%로 2년 연속 2%대 머물다가 지난해3.3%로 비로소 2%대에서 탈출한 바 있다.
문제는 한국 경제 앞날에 드리운 먹구름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내적으로 볼 때 메르스와 가뭄에 따른 부정적인 경기 여파가 단기에 머무른다고 하더라도 구조적 요인으로 위축된 소비 및 투자 심리가 쉽게 살아날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는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와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경착륙 우려 등 '삼각파고'를 헤쳐나가야 할 처지에 놓였다.
미국 금리 인상은 오래전부터 예고된 데다 인상 폭과 속도가 크지 않아 파급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실제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금융시장에 어떤충격을 가할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하면 과도한 수준으로 늘어난 가계대출이 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중국의 증시 폭락 사태도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중순 이후 하루 3% 이상 급락하는 날이 속출하면서 한달 새 30% 이상 폭락했다.
한국 경제는 중국 경제와의 연관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중국 시장에서 부정적투자심리가 퍼져 나갈 경우 한국 실물 경제로의 전이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국발 충격에 이날 코스피가 장중 2,000선이 무너지는 등 한국 증시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정부가 11조8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에 기금 지출 증액 등을 더해 총22조원을 '경기 살리기'에 쏟아붓기로 하면서 하반기 경제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러나 각종 악재로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잠재성장률의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기적인 경기 부진을 넘어 한국 경제가 아예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성장잠재력이 점점 약화하는 상황에서 메르스와 같은 일시적인 충격까지 중첩돼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며 "정부는추경 이후 성장잠재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수립하는데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하향조정한 것은 수출 부진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한국 경제가 예상했던성장궤도를 이탈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리스 사태와 중국의 증시 폭락 등 대외 불확실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 하반기 경제도 회복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연이은 회복 지연으로 잠재성장률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한국은행은 9일 수정 경제전망을 하고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기존 3.1%에서 2.8%로 0.3%포인트 낮췄다.
이 총재는 성장률 하향 조정 배경에 대해 "수출이 부진했던 데다 메르스 사태와가뭄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데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2분기 성장률이 애초 4월에 예상했던 1%가 아닌 0.4%로 내려앉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지만 조정폭은 예상을 웃돈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11일 기자간담회에서 "4월 전망치와 비교할 때하방 요인이 생긴 것은 사실"이라며 기존 전망치(3.1%)보다 하향 조정할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올 초부터 수출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해진 데다 메르스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경제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칠지 제대로 가늠조차 할 수 없던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앞서 다른 연구기관들도 올 성장률을 2%대로 보는 전망을 연이어 내놓았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로 3.1%를 전망해 3%대 성장률 전망을 고수했지만,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보다 낮은 2.7%, 금융연구원은 2.8%, 산업연구원은 2.9%를 제시했다.
가장 최근 수정 전망치를 발표한 LG경제연구원은 이들보다 낮은 2.6%로 예측했다.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은 시간이 흐를수록 나빠져왔다.
이는 한국은행이 3개월마다 수정 경제전망을 하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하향조정한데서도 드러난다.
한국은행은 작년 4월 2015년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때 4.2%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고 제시했으나, 3개월 뒤인 7월에는 이를 4.0%로, 10월에는 3.9%로 낮췄고, 올해 1월과 4월에는 이를 다시 3.4%, 3.1%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이어 3개월 뒤인 이날 전망치를 2%대로 낮췄다. 작년 4월 전망치보다 무려 1.4%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각종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결국 불씨를 되살리지 못하고 ƈ%대 성장률'로재추락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국 GDP 성장률은 2012년 2.3%, 2013년 2.9%로 2년 연속 2%대 머물다가 지난해3.3%로 비로소 2%대에서 탈출한 바 있다.
문제는 한국 경제 앞날에 드리운 먹구름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내적으로 볼 때 메르스와 가뭄에 따른 부정적인 경기 여파가 단기에 머무른다고 하더라도 구조적 요인으로 위축된 소비 및 투자 심리가 쉽게 살아날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는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와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경착륙 우려 등 '삼각파고'를 헤쳐나가야 할 처지에 놓였다.
미국 금리 인상은 오래전부터 예고된 데다 인상 폭과 속도가 크지 않아 파급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실제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금융시장에 어떤충격을 가할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하면 과도한 수준으로 늘어난 가계대출이 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중국의 증시 폭락 사태도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중순 이후 하루 3% 이상 급락하는 날이 속출하면서 한달 새 30% 이상 폭락했다.
한국 경제는 중국 경제와의 연관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중국 시장에서 부정적투자심리가 퍼져 나갈 경우 한국 실물 경제로의 전이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국발 충격에 이날 코스피가 장중 2,000선이 무너지는 등 한국 증시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정부가 11조8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에 기금 지출 증액 등을 더해 총22조원을 '경기 살리기'에 쏟아붓기로 하면서 하반기 경제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러나 각종 악재로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잠재성장률의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기적인 경기 부진을 넘어 한국 경제가 아예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성장잠재력이 점점 약화하는 상황에서 메르스와 같은 일시적인 충격까지 중첩돼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며 "정부는추경 이후 성장잠재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수립하는데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