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불예금 이자 연 0.1%…"너무 낮아" vs "낮지 않아"

입력 2015-09-15 06:07  

5대은행 요구불 잔액 7개월 새 48.3조원 급증 속 논란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수시 입출금 상품인 '요구불예금'을 늘리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 0.1% 수준의 낮은 금리로 고객 돈을 값싸게 조달해 적게는 1~2%, 많게는 5~7%에 이르는 대출로 '예대마진(대출과 예금 금리차)'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놓고 금융소비자들은 이자가 너무 낮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은행들은 결코낮지 않은 편이라고 맞서고 있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요구불예금은 지난 1월 말 307조6천63억원에서 8월 말 355조9천568억원으로 7개월새 48조3천505조원(15.7%) 늘었다.

KEB하나은행은 연초 대비로 23.6%(12조4천691억원), 국민은행은 16.4%(12조2천411억원) 늘었다. 농협은행(15.5%), 신한은행(13.1%), 우리은행(11.1%)도 10% 넘게증가했다.

은행들이 요구불예금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예대마진을 비교적 손쉽게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의 요구불예금 수신 금리는 일반적으로 0.1% 수준이다.

한국은행의 지급준비율(한은에 예치하는 자금의 수신액 대비 비율)이 7.0% 수준임을 고려하면 은행들은 요구불예금의 나머지 93%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금융기관에 빌려주는 단기성 자금인 콜론(Call loan) 등에 활용하면 은행들은 적어도 15배 정도의 예대마진을 낼 수 있다. 콜금리는 현재 1.49%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요구불예금 50만원을 유치하는 게 적금1천만원을 판매하는 것보다 더 큰 이득"이라며 "거의 원가가 들지 않는 '저원가성예금' 확충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내달 말부터 시행되는 계좌이동제를 앞두고 주거래 고객을 잡기 위해 은행권에서 다양한 상품을 쏟아내는 것도 요구불예금 잔액을 유지 혹은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들 5대 은행의 총자산 대비 요구불예금 규모는 26.7%에 달한다.

그러나 요구불예금의 낮은 이자에 불만을 토로하는 고객도 적지 않다.

직장인 김모(44) 씨는 "개인적 사정으로 상당액을 입출금식으로 넣어놨는데 이자는 말 그대로 쥐꼬리"라며 "통장을 볼 때마다 화가 나 다른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은행들은 요구불예금에 거의 이자를 지급하지 않고, 그 돈을 대출 등에 활용해 수익을 내고 있다"며 "은행들이 일종의 담합을 통해탄탄한 무비용 고수익 구조를 형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인건비, 전산비용 등 계좌를 관리하는 비용에 견줘 요구불예금의 수신 이자가 낮지 않은 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자금담당 관계자는 "요구불예금은 언제든지 빠져나갈 자금이기에 은행입장에서는 계좌를 유지하는 관리비용이 상당히 많이 든다"며 "금융 선진국에서는요구불예금의 평균잔액이 일정액 이상 되지 않으면 계좌를 개설해 주지도 않는다"고말했다.

buff27@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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