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최고금리 제한보다 불공정행위 규제가 바람직"

입력 2015-10-11 12:00  

대부금융협회 제주서 소비자금융 콘퍼런스 개최

정부가 대부업 이자율 상한을 낮추는 방안을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자율 상한제를 엄격하게 적용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덕배 성균관대 겸임교수는 한국대부금융협회 주최로 지난 8일 제주 서귀포 해비치리조트에서 열린 񟭏 소비자금융 콘퍼런스'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서 "이자율상한제가 엄격한 국가는 그렇지 않은 국가보다 금융 소외에 따른 시장왜곡, 연체,파산 등 부작용을 더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자율 상한제가 엄격한 나라로 프랑스, 독일, 일본을 들었다.

박 교수에 따르면 프랑스에선 최고금리가 소액대부시장 평균 금리의 1.33배인데, 금융사가 표면 금리 외에 부가수수료를 붙여 이자율을 왜곡시키고 있다 또 합법적인 제도권 금융시장에서 소외된 서민들이 늘어나 채무자 파산율이 25%에 육박한다.

독일은 시중 금리의 2배 이상 또는 시중금리보다 12%포인트가 높으면 폭리행위로 법적 처벌이 가능하다.

이밖에 일본은 대출 금액에 따라 15∼20% 이하의 차등 최고금리를 적용한다.

하지만 두 나라에선 저소득층·저신용자들이 원하는 만큼의 돈을 빌리지 못해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박 교수는 주장했다.

반면에 미국은 100∼500달러 소액을 14일 만기 15∼30%의 이자율로 빌려주는 '페이데이론(Payday Loan)' 서비스를 허용, 저소득층의 금융 소외 문제를 최소화하고있다.

박 교수는 페이데이 론의 수수료, 금리 한도 수준은 주별로 다른데, 이자율 상한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주가 그렇지 않은 주보다 전당포가 성업을 이룬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이자율 상한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주에선 부실 위험이 큰 차주에게돈을 잘 빌려주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역시 잇따른 금리 인하 조치로 프랑스, 독일, 일본처럼 이자율 상한이 엄격한 국가로 전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의 대부업 상한금리는 2010년 연 49%에서 44%로 조정되고서 2011년 39%, 지난해는 34.9%로 더 내려갔다.

최근 금융당국은 이를 29.9%로 더 내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박 교수는 "최근 금리 인하 추진은 저소득층의 금융접근권을 축소하고 불법 사채의 고금리 횡포나 불법 추심 등 사회문제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고금리제한보다는 불공정행위를 규제하고 채무조정이나 개인회생·파산 제도를 안정적으로유지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지적했다.

토론에서는 박 교수의 주장에 반대하는 의견도 나왔다.

이민환 인하대 교수는 "작년 4월 대부업 상한 금리가 39%에서 34.9%로 인하됐는데 그해 말 대부업체 이용자 수는 249만 명으로 전년인 248만명과 큰 변화가 없었고대부잔액도 10조2천억원에서 11조1천600억원으로 늘었다"며 "금리가 제한되면 대부금융 공급이 줄어든다는 국내 대부업계의 주장에는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금리를 법적으로 규제하지 않더라도 독일, 영국 등 유럽에선 판례상으로적정 금리 수준을 규제하고 있고 미국 주요 주에서도 금리 제한을 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금리 규제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또 "대부업체가 그동안 높은 이윤을 얻어온 것이 사실이고 은행이 그렇게 많은 이윤을 얻었다면 진작 제약이 들어왔을 것"이라며 대부업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porqu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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