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자동차보험 합리화방안 정책세미나 주제발표수리비 고액 차량에 자차보험료 3~15% 특별할증안 제시
외제차 등 고가 차량이 사고가 났을 때 저가 차량 운전자의 보험금 부담이 커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가 차량의 보험료를 할증해야 한다는 정책 제안이 나왔다.
수리비가 전체 차량 평균의 120%를 넘는 차종에 대해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보험료를 3~15% 할증하면 고가 수리비 차량의 자차 보험료가 약 4.2% 인상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아울러 사고 난 외제 차량을 수리하는 동안 지원하는 렌트 차량을 같은 외제차가 아닌 동급의 국산차로 하고, 수리 기준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보험연구원 전용식 연구위원은 13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고가차량관련 자동차보험 합리화 방안 정책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의 주제 발표를 했다.
금융당국은 세미나 결과를 토대로 제도개선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어서 이들 제안은 정책방향을 가늠할 청사진으로 볼 수 있다.
◇ 외제차 수리비 국산차의 2.9배…저가-고가차량 간 형평성에 문제 전 연구위원에 따르면 외제차 등 고가 차량이 증가하면서 수리비와 추정 수리비의 고액화, 과도한 렌트비 등으로 2012년 이후 자동차보험의 물적 손해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서 외제차는 2012년 75만대에서 지난해 111만6천대로 증가했고, 자동차보험 물적손해 보험금도 같은 기간 5조6천315억원에서 6조3천868억원으로 늘어났다.
고가 차량의 수리 기준이 불투명해 허위 견적서로 과다한 수리비를 청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표준약관에서 렌트 차량을 동종의 차량으로 규정하다 보니 렌트비도커졌다.
외제차의 수리비는 국산차의 2.9배, 렌트비는 3.3배, 추정수리비는 3.9배 높다.
렌트비와 수리비를 이용해 초과이익을 노리는 보험사기 등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고, 저가 차량 운전자의 파산 위험과 보험료 부담이 가중돼 형평성에도 문제가 생긴 것으로 지적된다.
고가 차량과의 교통사고에 대비해 2억원 이상의 고액 대물배상에 가입한 보험계약자는 2012년 36%에서 지난해 56%로 늘어났다.
운전자의 물적손해 1원당 보험료를 따져보면, 저가 차량이 1.63원으로 고가 차량(0.75원)보다 2.2배 높아 저가 차량의 운전자들이 고가 차량 운전자의 손해를 부담하는 형국이다.
◇ "단계별 할증 요율 신설…국산차 8종, 외제차 38종엔 15% 할증" 전 연구위원은 이런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 보험료를 올리자고 제안했다.
차량 모델별 수리비가 전체 차량의 평균수리비의 120%를 초과할 경우 비율에 따라 단계별로 특별할증 요율을 신설해 보험료를 더 부과하자는 것이다.
국산차 322개 차종과 외제차 40개 차종을 대상으로 한 고가 차량 특별요율 부과안을 보면 수리비가 평균의 120% 초과~130% 이하일 때 3%, 130~140%에 7%, 140~150%에 11%, 150% 초과에 15%를 적용한다.
이에 따른 고가 수리비 차량의 자차 보험료 인상률은 4.2%다. 총 인상액은 807억원 규모이며 그 중 대부분인 782억원이 150% 초과에 해당하는 국산차 8개, 외제차38개 차종에 부과될 것으로 추산됐다.
전 연구위원은 이어 경미한 사고에 대한 수리기준을 규범화함으로써 무조건 부품을 교환하는 관행을 근절하자고 주장했다.
이는 특히 부품교체율이 일반업체보다 2.8배 높고 부품가격이 국산차보다 4.6배비싼 외제차량에 대해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현재 디자인보호법 저촉 문제 등으로 표류 중인 대체부품 인증제도를 활성화해 수리비를 절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정수리비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추정(미수선)수리비란 차량을 수리하지 않고 예상되는 수리비를 현금으로 지급받는 제도로, 이를 받은 뒤 보험회사를 변경해 다시 사고가 난 것처럼 보험금을 청구하는 '수리비 이중청구' 등 보험사기에 악용되는 사례가 발생해 왔다.
전 연구위원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단독·일방과실로 인한 자기차량손해 사고에대해서는 추정수리비를 지급하지 않는 방안을 내놓았다.
또 추정수리비 지급내역의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이중 청구를 방지하자고했다.
고가 차량의 렌트 기준도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표준약관의 렌트차 지급 기준을 현행 '동종차량'에서 '동급의 차량'으로 바꿔외제차를 동급의 국산차로 렌트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차량가액 670만원의 노후 벤츠차량 사고에 1억원이 훌쩍 넘는 신형벤츠로 렌트하는 일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 연구위원은 또 명확한 기준이 없어 분쟁이 끊이지 않던 렌트 기간도 '수리가완료될 때까지의 기간'이 아니라 '정비업자에게 차량을 인도한 시점부터 통상의 수리기간'만 인정하도록 명확히 하자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전 연구위원은 "제도개선 효과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시장변화에 따른 자동차보험료 조정이 신축적이어야 한다"며 "과거 제도개선 효과가 소멸된 것은제도개선 영향으로 단기적 손해액이 감소하자 보험료 인하 압력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sncwoo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외제차 등 고가 차량이 사고가 났을 때 저가 차량 운전자의 보험금 부담이 커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가 차량의 보험료를 할증해야 한다는 정책 제안이 나왔다.
수리비가 전체 차량 평균의 120%를 넘는 차종에 대해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보험료를 3~15% 할증하면 고가 수리비 차량의 자차 보험료가 약 4.2% 인상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아울러 사고 난 외제 차량을 수리하는 동안 지원하는 렌트 차량을 같은 외제차가 아닌 동급의 국산차로 하고, 수리 기준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보험연구원 전용식 연구위원은 13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고가차량관련 자동차보험 합리화 방안 정책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의 주제 발표를 했다.
금융당국은 세미나 결과를 토대로 제도개선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어서 이들 제안은 정책방향을 가늠할 청사진으로 볼 수 있다.
◇ 외제차 수리비 국산차의 2.9배…저가-고가차량 간 형평성에 문제 전 연구위원에 따르면 외제차 등 고가 차량이 증가하면서 수리비와 추정 수리비의 고액화, 과도한 렌트비 등으로 2012년 이후 자동차보험의 물적 손해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서 외제차는 2012년 75만대에서 지난해 111만6천대로 증가했고, 자동차보험 물적손해 보험금도 같은 기간 5조6천315억원에서 6조3천868억원으로 늘어났다.
고가 차량의 수리 기준이 불투명해 허위 견적서로 과다한 수리비를 청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표준약관에서 렌트 차량을 동종의 차량으로 규정하다 보니 렌트비도커졌다.
외제차의 수리비는 국산차의 2.9배, 렌트비는 3.3배, 추정수리비는 3.9배 높다.
렌트비와 수리비를 이용해 초과이익을 노리는 보험사기 등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고, 저가 차량 운전자의 파산 위험과 보험료 부담이 가중돼 형평성에도 문제가 생긴 것으로 지적된다.
고가 차량과의 교통사고에 대비해 2억원 이상의 고액 대물배상에 가입한 보험계약자는 2012년 36%에서 지난해 56%로 늘어났다.
운전자의 물적손해 1원당 보험료를 따져보면, 저가 차량이 1.63원으로 고가 차량(0.75원)보다 2.2배 높아 저가 차량의 운전자들이 고가 차량 운전자의 손해를 부담하는 형국이다.
◇ "단계별 할증 요율 신설…국산차 8종, 외제차 38종엔 15% 할증" 전 연구위원은 이런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 보험료를 올리자고 제안했다.
차량 모델별 수리비가 전체 차량의 평균수리비의 120%를 초과할 경우 비율에 따라 단계별로 특별할증 요율을 신설해 보험료를 더 부과하자는 것이다.
국산차 322개 차종과 외제차 40개 차종을 대상으로 한 고가 차량 특별요율 부과안을 보면 수리비가 평균의 120% 초과~130% 이하일 때 3%, 130~140%에 7%, 140~150%에 11%, 150% 초과에 15%를 적용한다.
이에 따른 고가 수리비 차량의 자차 보험료 인상률은 4.2%다. 총 인상액은 807억원 규모이며 그 중 대부분인 782억원이 150% 초과에 해당하는 국산차 8개, 외제차38개 차종에 부과될 것으로 추산됐다.
전 연구위원은 이어 경미한 사고에 대한 수리기준을 규범화함으로써 무조건 부품을 교환하는 관행을 근절하자고 주장했다.
이는 특히 부품교체율이 일반업체보다 2.8배 높고 부품가격이 국산차보다 4.6배비싼 외제차량에 대해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현재 디자인보호법 저촉 문제 등으로 표류 중인 대체부품 인증제도를 활성화해 수리비를 절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정수리비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추정(미수선)수리비란 차량을 수리하지 않고 예상되는 수리비를 현금으로 지급받는 제도로, 이를 받은 뒤 보험회사를 변경해 다시 사고가 난 것처럼 보험금을 청구하는 '수리비 이중청구' 등 보험사기에 악용되는 사례가 발생해 왔다.
전 연구위원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단독·일방과실로 인한 자기차량손해 사고에대해서는 추정수리비를 지급하지 않는 방안을 내놓았다.
또 추정수리비 지급내역의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이중 청구를 방지하자고했다.
고가 차량의 렌트 기준도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표준약관의 렌트차 지급 기준을 현행 '동종차량'에서 '동급의 차량'으로 바꿔외제차를 동급의 국산차로 렌트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차량가액 670만원의 노후 벤츠차량 사고에 1억원이 훌쩍 넘는 신형벤츠로 렌트하는 일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 연구위원은 또 명확한 기준이 없어 분쟁이 끊이지 않던 렌트 기간도 '수리가완료될 때까지의 기간'이 아니라 '정비업자에게 차량을 인도한 시점부터 통상의 수리기간'만 인정하도록 명확히 하자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전 연구위원은 "제도개선 효과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시장변화에 따른 자동차보험료 조정이 신축적이어야 한다"며 "과거 제도개선 효과가 소멸된 것은제도개선 영향으로 단기적 손해액이 감소하자 보험료 인하 압력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sncwoo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