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부진·G2 리스크 등 악재 여전…올 3%대 달성은 어려울 듯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올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6분기 만에 전기대비로 1%대를 회복한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노력에 힘입은 소비회복과 기저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와 임시 공휴일 지정 등 경기부양 정책이 효과를 내면서민간소비가 증가세로 돌아서고 올 2분기 성장률(0.3%)에 충격을 줬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여파에서 벗어난 영향이 컸다는 얘기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성장률도 작년 1분기 이후 6분기 만에 하락 행진을 멈추고상승세로 돌아섬에 따라 일단 경기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다.
하지만 민간 경제전문가들은 3분기에 성장률이 1%대를 회복했어도 이를 본격적인 경기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경기부양 정책의 효과가 점차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수출 부진 및 중국의 경기부진 우려 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올 4분기나 내년에도 비슷한 경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소비회복·기저효과가 밀어올린 성장률 3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2%를 기록함으로써 우리 경제는 작년 2분기부터5분기 동안 지속해온 0%대 성장률 행진에서 벗어났다.
올 3분기 성장률은 2010년 2분기에 1.7%를 기록한 이후 21개 분기(5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런 성장률 반등은 무엇보다 2분기에 전기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민간소비가 1.1% 증가로 돌아서고 건설·설비 투자의 증가세가 확대된 영향이 크다.
민간소비는 2분기에 메르스 타격으로 위축돼 증가율이 -0.2%를 기록했는데 3분기엔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는 정부가 추경 편성으로 경기 회복을 위해 재정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개별소비세 인하, 8월 임시공휴일 지정, 코리아 그랜드세일 등의 정책적 노력을 기울인데 따른 효과로 볼 수 있다.
3분기엔 건설투자가 4.5%, 설비투자가 2.0% 증가하며 1%대 성장에 힘을 보탰다.
업종별로도 2분기에 가뭄 타격으로 전기대비 -12.2%를 기록했던 농림어업의 생산이 6.5% 증가하는 등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2분기에 증가율 0%를 기록했던 서비스업은 1.0% 증가했고 건설업도 2분기 0%에서 3분기엔 5.3%로 증가율이 상승했다.
다만 제조업은 2분기 1.2%에서 3분기 0.1%로 생산 증가세가 둔화됐고 수출도 -0.2%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 멀어진 올 3%대 성장…경기부진 지속 전망 분기 성장률이 1%대를 회복하고 위축됐던 소비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이는 메르스 사태 이전의 수준을 회복한 수준에 불과할 뿐 본격적인 경기개선 흐름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게 민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 분석실장은 "2분기에 소비가 마이너스였으니기저효과로 소비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를 '경기회복세'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민간 경제전문가들은 정부가 기대하는 올해 3%대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1분기 0.8%, 2분기 0.3%, 3분기 1.2%의 성장률을 고려할 경우 올해 4분기 성장률이 1%대 초반으로 나와도 연간으로는 한은이 전망한 2.7%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얘기다.
앞서 한은은 지난 15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 성장률을 기존 2.8%에서 2.7%로, 내년은 3.3%에서 3.2%로 각각 낮췄다.
이승훈 삼성증권[016360] 연구위원은 "올 연간 성장률은 4분기에 달렸는데 정부가 내놓았던 소비확대 대책의 효과는 4분기에 주로 나타날 것"이라면서 "하지만 4분기 성장률이 1%를 넘어도 연간으로는 2.7∼2.8% 수준이 될 것으로 보여 3% 달성은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수출 부진에 대외리스크…앞으로가 문제 문제는 앞으로의 경기 흐름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정부가 내놓은 추가경정예산과 개별소비세 인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의 정책 효과는 지속될 수 없는 상황인데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급증한 가계부채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때문에 이제 한은의 금리 인하는 더이상 쓰기 어려운 카드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마당에 금융당국이 부실기업을 정리하는 기업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한 상태여서 기업들의 투자심리는 한층 위축될 공산이 크다.
근본적으로는 우리 경제를 이끌고 갈 성장 모멘텀이 소진됐고 잠재성장률도 떨어지는 등 한국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12년 3.8%에서 최근 3%대 초반으로 떨어진 것으로추정된다.
대외적으로도 중국 경제의 부진,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신흥국 경기불안 등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불안요인들은 산적해 있다.
따라서 일시적 경기부양 정책보다는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성장동력을 확충할수 있는 구조적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경기는 올해보다 개선될 여지가 별로 없다"면서 "중국과 신흥국 경기불안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질 것이고 이로 인해경기개선 흐름이 멈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hoon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올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6분기 만에 전기대비로 1%대를 회복한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노력에 힘입은 소비회복과 기저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와 임시 공휴일 지정 등 경기부양 정책이 효과를 내면서민간소비가 증가세로 돌아서고 올 2분기 성장률(0.3%)에 충격을 줬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여파에서 벗어난 영향이 컸다는 얘기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성장률도 작년 1분기 이후 6분기 만에 하락 행진을 멈추고상승세로 돌아섬에 따라 일단 경기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다.
하지만 민간 경제전문가들은 3분기에 성장률이 1%대를 회복했어도 이를 본격적인 경기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경기부양 정책의 효과가 점차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수출 부진 및 중국의 경기부진 우려 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올 4분기나 내년에도 비슷한 경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소비회복·기저효과가 밀어올린 성장률 3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2%를 기록함으로써 우리 경제는 작년 2분기부터5분기 동안 지속해온 0%대 성장률 행진에서 벗어났다.
올 3분기 성장률은 2010년 2분기에 1.7%를 기록한 이후 21개 분기(5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런 성장률 반등은 무엇보다 2분기에 전기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민간소비가 1.1% 증가로 돌아서고 건설·설비 투자의 증가세가 확대된 영향이 크다.
민간소비는 2분기에 메르스 타격으로 위축돼 증가율이 -0.2%를 기록했는데 3분기엔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는 정부가 추경 편성으로 경기 회복을 위해 재정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개별소비세 인하, 8월 임시공휴일 지정, 코리아 그랜드세일 등의 정책적 노력을 기울인데 따른 효과로 볼 수 있다.
3분기엔 건설투자가 4.5%, 설비투자가 2.0% 증가하며 1%대 성장에 힘을 보탰다.
업종별로도 2분기에 가뭄 타격으로 전기대비 -12.2%를 기록했던 농림어업의 생산이 6.5% 증가하는 등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2분기에 증가율 0%를 기록했던 서비스업은 1.0% 증가했고 건설업도 2분기 0%에서 3분기엔 5.3%로 증가율이 상승했다.
다만 제조업은 2분기 1.2%에서 3분기 0.1%로 생산 증가세가 둔화됐고 수출도 -0.2%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 멀어진 올 3%대 성장…경기부진 지속 전망 분기 성장률이 1%대를 회복하고 위축됐던 소비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이는 메르스 사태 이전의 수준을 회복한 수준에 불과할 뿐 본격적인 경기개선 흐름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게 민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 분석실장은 "2분기에 소비가 마이너스였으니기저효과로 소비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를 '경기회복세'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민간 경제전문가들은 정부가 기대하는 올해 3%대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1분기 0.8%, 2분기 0.3%, 3분기 1.2%의 성장률을 고려할 경우 올해 4분기 성장률이 1%대 초반으로 나와도 연간으로는 한은이 전망한 2.7%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얘기다.
앞서 한은은 지난 15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 성장률을 기존 2.8%에서 2.7%로, 내년은 3.3%에서 3.2%로 각각 낮췄다.
이승훈 삼성증권[016360] 연구위원은 "올 연간 성장률은 4분기에 달렸는데 정부가 내놓았던 소비확대 대책의 효과는 4분기에 주로 나타날 것"이라면서 "하지만 4분기 성장률이 1%를 넘어도 연간으로는 2.7∼2.8% 수준이 될 것으로 보여 3% 달성은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수출 부진에 대외리스크…앞으로가 문제 문제는 앞으로의 경기 흐름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정부가 내놓은 추가경정예산과 개별소비세 인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의 정책 효과는 지속될 수 없는 상황인데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급증한 가계부채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때문에 이제 한은의 금리 인하는 더이상 쓰기 어려운 카드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마당에 금융당국이 부실기업을 정리하는 기업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한 상태여서 기업들의 투자심리는 한층 위축될 공산이 크다.
근본적으로는 우리 경제를 이끌고 갈 성장 모멘텀이 소진됐고 잠재성장률도 떨어지는 등 한국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12년 3.8%에서 최근 3%대 초반으로 떨어진 것으로추정된다.
대외적으로도 중국 경제의 부진,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신흥국 경기불안 등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불안요인들은 산적해 있다.
따라서 일시적 경기부양 정책보다는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성장동력을 확충할수 있는 구조적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경기는 올해보다 개선될 여지가 별로 없다"면서 "중국과 신흥국 경기불안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질 것이고 이로 인해경기개선 흐름이 멈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hoon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