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가계부채 급증세, 인하에 걸림돌수출 부진으로 올리기도 어려워…동결 기조 한동안 유지될 듯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기준금리 동결결정을 내린 것은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기보다 대내외적 경제상황을 좀 더 관망하겠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
기준금리를 5개월째 연 1.50%로 유지한 것은 예견된 행보였다.
최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 관련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6%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우선 대외적 경제 환경에서 미국 변수 때문에 기준금리를 조정하기에 부담이 컸다.
최근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제로 수준(0∼0.25%)인 연방기금금리를 내달부터 인상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10월 고용지표를 보면 비농업부문 취업자는 서비스부문을 중심으로 27만1천명 늘면서 시장 예상치(18만5천명)를 크게 웃돌았다.
실업률도 9월 5.1%에서 10월 5.0%로 낮아지며 2008년 4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경기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안갯속에 빠져 있던 미국 기준금리가 12월 인상쪽으로 크게 기울었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금통위는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선택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는 마당에 한국의 금리가 떨어지면 한국에 들어와있는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우려는 커진다.
이미 신흥국의 주식·채권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 기대로 자본유출 현상이나타났다.
한국 증시도 코스피가 최근 2,000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불안감이 커졌다.
한국은행은 넉넉한 외환보유액 등 재정건전성을 감안할 때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속도로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직접적인 자금 유출이 적을 것으로 판단돼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경제 여건이 취약한 다른 신흥국들에서 자금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생기는 글로벌 금융불안이 우리나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늘어난 가계부채도 기준금리 인하의 걸림돌로 꼽힌다.
가계부채는 올해 상반기에만 45조원이 늘어 1천13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지난 10월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9조원으로 관련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6월까지 4차례 이뤄진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만큼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자칫 가계부채의 확대를 더욱 부채질할 수 있는것이 사실이다.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기업대출도 늘어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부실기업에대한 구조조정에도 악재가 될 개연성이 있다.
이와 반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입지도 좁은 상황이다.
보통 기준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거나 경기 상승세가 뚜렷할 때 내놓는 카드다.
그러나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0%대에머물렀다.
우리 경제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충격 등에서 견고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는 전문가도 찾기 어렵다.
무엇보다 큰 고민은 중국의 경제 둔화 등으로 돌파구가 열리지 않는 수출 부진이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10월 수출액은 434억7천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5.8% 감소해 6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작년부터 이뤄진 기준금리 인하가 내수 회복을 뒷받침한다고 보고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내수 회복 움직임은 경제 지표를 통해 나타났다.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2%로 6분기 만에 0%대 성장률에서 벗어났다.
한국은행은 내년도 GDP 성장률을 3.2%로 올해 전망치(2.7%)보다 높게 잡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국내 경제의 회복세가 완만하고 물가도 당분간 낮은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할것"이라고 밝힌 것은 그런 맥락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은 최근 경기가 어느 정도 호전되는 흐름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추가로 금리를 떨어뜨려 경기를 부양할 필요성이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것이 모두 마땅치 않은 상황이어서 당분간동결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음 달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여부와 이에 따른 국내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고나서 대응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면 시차를 두고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noj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기준금리 동결결정을 내린 것은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기보다 대내외적 경제상황을 좀 더 관망하겠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
기준금리를 5개월째 연 1.50%로 유지한 것은 예견된 행보였다.
최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 관련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6%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우선 대외적 경제 환경에서 미국 변수 때문에 기준금리를 조정하기에 부담이 컸다.
최근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제로 수준(0∼0.25%)인 연방기금금리를 내달부터 인상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10월 고용지표를 보면 비농업부문 취업자는 서비스부문을 중심으로 27만1천명 늘면서 시장 예상치(18만5천명)를 크게 웃돌았다.
실업률도 9월 5.1%에서 10월 5.0%로 낮아지며 2008년 4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경기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안갯속에 빠져 있던 미국 기준금리가 12월 인상쪽으로 크게 기울었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금통위는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선택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는 마당에 한국의 금리가 떨어지면 한국에 들어와있는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우려는 커진다.
이미 신흥국의 주식·채권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 기대로 자본유출 현상이나타났다.
한국 증시도 코스피가 최근 2,000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불안감이 커졌다.
한국은행은 넉넉한 외환보유액 등 재정건전성을 감안할 때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속도로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직접적인 자금 유출이 적을 것으로 판단돼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경제 여건이 취약한 다른 신흥국들에서 자금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생기는 글로벌 금융불안이 우리나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늘어난 가계부채도 기준금리 인하의 걸림돌로 꼽힌다.
가계부채는 올해 상반기에만 45조원이 늘어 1천13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지난 10월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9조원으로 관련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6월까지 4차례 이뤄진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만큼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자칫 가계부채의 확대를 더욱 부채질할 수 있는것이 사실이다.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기업대출도 늘어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부실기업에대한 구조조정에도 악재가 될 개연성이 있다.
이와 반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입지도 좁은 상황이다.
보통 기준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거나 경기 상승세가 뚜렷할 때 내놓는 카드다.
그러나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0%대에머물렀다.
우리 경제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충격 등에서 견고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는 전문가도 찾기 어렵다.
무엇보다 큰 고민은 중국의 경제 둔화 등으로 돌파구가 열리지 않는 수출 부진이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10월 수출액은 434억7천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5.8% 감소해 6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작년부터 이뤄진 기준금리 인하가 내수 회복을 뒷받침한다고 보고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내수 회복 움직임은 경제 지표를 통해 나타났다.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2%로 6분기 만에 0%대 성장률에서 벗어났다.
한국은행은 내년도 GDP 성장률을 3.2%로 올해 전망치(2.7%)보다 높게 잡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국내 경제의 회복세가 완만하고 물가도 당분간 낮은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할것"이라고 밝힌 것은 그런 맥락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은 최근 경기가 어느 정도 호전되는 흐름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추가로 금리를 떨어뜨려 경기를 부양할 필요성이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것이 모두 마땅치 않은 상황이어서 당분간동결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음 달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여부와 이에 따른 국내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고나서 대응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면 시차를 두고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noj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