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뜬 '편의점 금융' 국내서도 성공할까

입력 2015-12-13 07:03  

인프라 급속 확대…"빠르고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상품 내놔야"

편의점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은행도 편의점을 활용한 금융 인프라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터넷은행 예비 인가를 받은 K뱅크가 편의점을 활용한 영업을 하겠다고 사업계획에서 밝혀 다른 시중은행도 편의점을 이용한 상품개발과 영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지 주목된다.

13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의 강서진 연구원이 작성한 '편의점의 오프라인 인프라와 활용사례' 보고서를 보면 국내 편의점 시장 규모는 2010년 이후 매년 10% 내외의 성장률을 보이며 빠른 속도로 소매시장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3분기 만에 매출 12조1천억원을 달성, 작년 한 해 거둔 매출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소매판매에서 차지하는 편의점의 비중도 확대되는 추세다.

2010년 2.5%에 불과했던 편의점 비중은 올해 3분기 5.1%를 차지하며 5년 사이두 배 이상 늘었다.

점포 수도 급증하고 있다.

2009년 1만4천개였던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작년 2만6천개를 돌파한 데 이어올해는 2만9천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은행(7천322곳), 주유소(1만5천522곳), 약국(2만1천365곳)보다 많은 것이다.

이에 따른 올해 편의점 점포당 인구는 1천700명으로 6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의 편의점 점포당 인구는 2천400명이다.

이처럼 국내 점포가 늘어나면서 일본의 경우처럼 편의점 인프라를 활용해 금융서비스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 연구원은 지적했다.

일본 세븐은행은 1만8천곳 이상의 세븐일레븐 점포를 이용,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네트워크를 구축해 3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나서 연평균 15.5%의 순이익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ATM으로 입·출금, 송금, 카드론 등의 기본 서비스뿐 아니라 정기예금 가입, 해외송금, 수취 등 세븐은행이 제공하는 서비스 대부분을 받을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서비스 덕택에 세븐은행은 594개 금융기관과 제휴했으며 이들로부터 받는 ATM 이용수수료가 전체 이익의 93.6%(작년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국내에서도 비금융 서비스 분야에선 편의점 활용도가 일본 못지않다.

국내 편의점은 택배 등의 물류서비스를 비롯해 세탁, 물품보관소, 티켓판매, 스마트폰 사진출력, 문서 프린트 및 복사, 토익성적표 발급 등 다양한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편의점의 '편의성' 때문에 국내 은행들도 '편의점 금융'에 최근 관심을두고 있다.

실제로 K뱅크 오프라인 전략의 중심에는 편의점이 있다.

K뱅크는 GS25 점포에 1만개의 པ시간 무인점포'를 배치해 입출금 서비스뿐 아니라 계좌개설, 금융상품 가입, 소액대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K뱅크 관계자는 "실제 금융거래의 70∼80%는 ATM을 포함한 오프라인에서 일어난다. 인터넷은행이라도 오프라인 서비스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편의점은 고객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뿐 아니라 일반 시중은행들도 편의점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강 연구원은 국내 은행권이 영업점과 ATM을 줄여감에 따라 오프라인 접점이 약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보완책으로 편의점을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편의점은 오래 머무르는 장소가 아닌 '자주 드나드는 곳'이라는 특성을고려해 빠르고 쉽게 처리 가능한 상품과 서비스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buff27@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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