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투자일임업 겸영 허용 놓고 찬반 논란<증권학회 심포지엄>(종합)

입력 2015-12-16 21:01  

<<토론자 김병덕 연구위원의 코멘트를 추가합니다.>>"은행 자본시장 참여 제한 추세" vs "허용 여부, 시장이 판단토록 해야"

은행이 투자일임업을 겸영할 수 있도록허용하는 문제를 놓고 격렬한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한국증권학회가 16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한 정책심포지엄에서다.

신진영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이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은행의 투자일임업 내부 겸영 허용은 금융투자업의 본질과 성장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투자일임업이란 금융사가 투자자로부터 투자 판단의 전부 혹은 일부를 위임받아투자자를 대신해 자산을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은행권은 체계적인 자산관리서비스를 통해 국민 재산 형성을 지원하고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려면 은행에 투자일임업이 허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2007년과 2013년에 은행에 투자일임업 문호를 개방하는 문제가 논의됐지만 금융투자업계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신 교수는 "해외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시스템 리스크 예방을 위해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하는 등 은행의 자본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추세"라며투자일임업은 은행 고객의 성향과도 배치된다고 말했다.

은행 고객은 원금보장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한 반면에 투자일임업은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방식이어서 은행업과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은행 고객이 투자일임업 상품을 원금보장 성격의 상품으로 오인해 불완전판매가 증가할 가능성도 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토론자로 나선 금융연구원의 김병덕 연구위원은 "불완전 판매 문제는 감독당국이 적절하게 규제를 하면 되는 일"이라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소비자의 혜택을 넓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은행에 문호를 넓힘으로써 증권사와 은행의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 혜택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본다"며 "은행에 투자일임업을 허용할지는 시장에서판단토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태호 한국채권연구원 부원장은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부족하다면서 증권사들도 차별화·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원장은 "투자자들은 고령화로 퇴직 이후 생활에 대비할 수 있는 장기적 자산관리가 필요하다"며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국내 증권사의 수익 구조는 위탁매매와 자기매매에 편중돼 있다"며 "증권사의 모든 업무 가운데 자산관리 부문의 수익 기여도가 가장 취약한 만큼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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