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은행권 위기를 기회로…'전복적' 상상력 발휘할 것"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2008년 충청지역 본부장으로 발령받아 내려가면서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나오는 '파부침주(破釜沈舟)'고사를 떠올렸다고 한다.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이다.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의 각오로 싸우겠다는 결의를 드러낼 때 흔히 인용하는 말이다.
실제로 그는 그곳에서 주말을 헌납한 채 일하는 건 기본이었다고 한다. 충청영업그룹 1천여 명의 이름과 애로사항을 머릿속에 입력했다. 병가 중인 직원을 문병차찾는 것은 일상사였다.
그런 헌신적 노력을 바탕으로 2013년 마침내 영업실적 평가에서 충청영업그룹을전국 1위로 올려놓았다.
'배수진'을 치고 일한 그의 각오는 올해 더 커다란 결실로 나타났다.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으로 지난 9월 출범한 KEB하나은행의 초대 행장으로 선임된 것이다. 현직 하나은행장과 외환은행장을 제친 깜짝 승진이었다.
함 행장은 "현장에서 영업을 많이 한 게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상고 출신으로 말단 은행원을 거쳐 통합은행장에 오르며 샐러리맨 신화를 다시쓴 함 행장.
12간지로 원숭이 해인 2016년 병신년(丙申年)은 그에게 남다를 수밖에 없다.
1956년생 원숭이띠로 새해에 환갑(還甲)을 맞기 때문이다.
함 행장은 새해를 앞두고 다시 한 번 '배수진'을 치고 마음을 다잡고 있다.
새해에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신흥국 경기부진으로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고대내적으로는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은행권의 어려움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예상된다.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함 행장은 통합은행을 '리딩뱅크'로 키워야 하는 임무를 안고 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느 정도 하나·외환은행의 화학적 결합이 완성된 만큼 신년에는 영업제일주의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영업력 극대화'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통합은행의 성공은 영업력에 달렸다고 굳게 믿고 있다고 했다.
40년 '은행맨' 생활을 통해 체득한 교훈이 바로 영업력의 중요성이다.
"통합은행의 자산규모는 1위지만, 고객 수와 이익규모 측면에서는 아직 열악합니다. 영업기반을 확대해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을 이루겠습니다." 그는 취임 이후 밤잠을 설쳐가면서 영업력 확대 방안을 고민해 왔다고 귀띔했다.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오전 6시30분쯤 출근해 임원회의를 소집하기도 했다.
"간부가 변하지 않으면 누가 변하겠느냐? 솔선수범하라"는 취지에서다.
그는 주말에도 늘 을지로 사무실로 출근한다.
함 행장은 "'내 몸은 내게 아니다'라는 각오로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과 하나 은행이 한 몸으로 된 KEB하나에선 조금씩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우선 본점과 일선 현장에서 영업제일주의와 성과중심 문화가 뿌리내리고 있다고한다.
영업지원 부서인 본점 부서원들은 영업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직접 현장을찾아가고 있다.
두 조직 간의 인적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자산관리(WM) 부문이 강한 하나은행과 외국환 전문이던 외환은행의 결합으로 행원들의 체질개선도 이뤄지고 있다.
하나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은 외환은행원에게, 외환은행의 외환전문가들은 하나은행원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함 행장은 내년에는 통합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우선 고객 기반을 확충을 위한 전 직원의 PB화와 수익성 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추진할 계획이다.
해외 소매금융 영업 강화, 글로벌 신성장 동력 발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도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자산의 질적 성장에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것이 함 행장의 생각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 번 터지면 엄청난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대기업 여신 비중을줄이고, 성장가능성이 큰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을 늘리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나갈 예정이다.
영업력 극대화를 통해 겨냥하는 것은 결국 수익인 만큼 수익성을 높이는 데 걸림돌이 되는 요인들도 제거해 나갈 계획이다.
가장 먼저 내년에는 판매관리비를 아끼는 '짠물 살림'을 계획하고 있다.
예컨대 KEB하나은행에선 급여·임차료 등 조직 유지에 쓰이는 판관비가 한 해 4조원 정도 발생하는데, 이 가운데 인건비를 제외한 물건비가 그 절반인 2조원 수준이라고 한다.
물건비의 10%만 줄여도 2천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함 행장은 강조했다.
인적분야에는 성과주의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그는 "생산성을 높이고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급여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성과와 보상체계를 합리적으로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성과평가에 따른 기본급 차등인상을 실현해 실질적인 성과주의문화를 정착시킬 예정이라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함 행장은 새해는 은행권에도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위기를 기회'로 여기는 전복적(顚覆的) 상상력을 발휘해 도약의 디딤돌을 놓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 직원들에게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과거에 안주하지 말고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람이 될 것을 주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함 행장은 어린 시절부터 어머님이 해주셨던 "덕을 쌓아라" "네가 조금 밑져야상대방을 품을 수 있다"는 말을 금과옥조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직원들의 마음을 얻지 않고 어떻게 직원들을 끌고 갈 수 있겠습니까? '뭘 하라'가 아니라 '뭘 할 수 있게' 마음을 다 줘야 합니다. 내가 먼저 희생하고 헌신하지않으면 직원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이는 직원뿐만 아니라 고객에게도마찬가지입니다. 상품을 파는 게 아니라 그들의 마음부터 얻어야 합니다. 그러려면존중, 겸손, 배려의 태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buff27@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2008년 충청지역 본부장으로 발령받아 내려가면서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나오는 '파부침주(破釜沈舟)'고사를 떠올렸다고 한다.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이다.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의 각오로 싸우겠다는 결의를 드러낼 때 흔히 인용하는 말이다.
실제로 그는 그곳에서 주말을 헌납한 채 일하는 건 기본이었다고 한다. 충청영업그룹 1천여 명의 이름과 애로사항을 머릿속에 입력했다. 병가 중인 직원을 문병차찾는 것은 일상사였다.
그런 헌신적 노력을 바탕으로 2013년 마침내 영업실적 평가에서 충청영업그룹을전국 1위로 올려놓았다.
'배수진'을 치고 일한 그의 각오는 올해 더 커다란 결실로 나타났다.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으로 지난 9월 출범한 KEB하나은행의 초대 행장으로 선임된 것이다. 현직 하나은행장과 외환은행장을 제친 깜짝 승진이었다.
함 행장은 "현장에서 영업을 많이 한 게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상고 출신으로 말단 은행원을 거쳐 통합은행장에 오르며 샐러리맨 신화를 다시쓴 함 행장.
12간지로 원숭이 해인 2016년 병신년(丙申年)은 그에게 남다를 수밖에 없다.
1956년생 원숭이띠로 새해에 환갑(還甲)을 맞기 때문이다.
함 행장은 새해를 앞두고 다시 한 번 '배수진'을 치고 마음을 다잡고 있다.
새해에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신흥국 경기부진으로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고대내적으로는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은행권의 어려움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예상된다.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함 행장은 통합은행을 '리딩뱅크'로 키워야 하는 임무를 안고 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느 정도 하나·외환은행의 화학적 결합이 완성된 만큼 신년에는 영업제일주의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영업력 극대화'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통합은행의 성공은 영업력에 달렸다고 굳게 믿고 있다고 했다.
40년 '은행맨' 생활을 통해 체득한 교훈이 바로 영업력의 중요성이다.
"통합은행의 자산규모는 1위지만, 고객 수와 이익규모 측면에서는 아직 열악합니다. 영업기반을 확대해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을 이루겠습니다." 그는 취임 이후 밤잠을 설쳐가면서 영업력 확대 방안을 고민해 왔다고 귀띔했다.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오전 6시30분쯤 출근해 임원회의를 소집하기도 했다.
"간부가 변하지 않으면 누가 변하겠느냐? 솔선수범하라"는 취지에서다.
그는 주말에도 늘 을지로 사무실로 출근한다.
함 행장은 "'내 몸은 내게 아니다'라는 각오로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과 하나 은행이 한 몸으로 된 KEB하나에선 조금씩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우선 본점과 일선 현장에서 영업제일주의와 성과중심 문화가 뿌리내리고 있다고한다.
영업지원 부서인 본점 부서원들은 영업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직접 현장을찾아가고 있다.
두 조직 간의 인적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자산관리(WM) 부문이 강한 하나은행과 외국환 전문이던 외환은행의 결합으로 행원들의 체질개선도 이뤄지고 있다.
하나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은 외환은행원에게, 외환은행의 외환전문가들은 하나은행원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함 행장은 내년에는 통합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우선 고객 기반을 확충을 위한 전 직원의 PB화와 수익성 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추진할 계획이다.
해외 소매금융 영업 강화, 글로벌 신성장 동력 발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도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자산의 질적 성장에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것이 함 행장의 생각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 번 터지면 엄청난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대기업 여신 비중을줄이고, 성장가능성이 큰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을 늘리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나갈 예정이다.
영업력 극대화를 통해 겨냥하는 것은 결국 수익인 만큼 수익성을 높이는 데 걸림돌이 되는 요인들도 제거해 나갈 계획이다.
가장 먼저 내년에는 판매관리비를 아끼는 '짠물 살림'을 계획하고 있다.
예컨대 KEB하나은행에선 급여·임차료 등 조직 유지에 쓰이는 판관비가 한 해 4조원 정도 발생하는데, 이 가운데 인건비를 제외한 물건비가 그 절반인 2조원 수준이라고 한다.
물건비의 10%만 줄여도 2천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함 행장은 강조했다.
인적분야에는 성과주의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그는 "생산성을 높이고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급여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성과와 보상체계를 합리적으로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성과평가에 따른 기본급 차등인상을 실현해 실질적인 성과주의문화를 정착시킬 예정이라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함 행장은 새해는 은행권에도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위기를 기회'로 여기는 전복적(顚覆的) 상상력을 발휘해 도약의 디딤돌을 놓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 직원들에게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과거에 안주하지 말고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람이 될 것을 주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함 행장은 어린 시절부터 어머님이 해주셨던 "덕을 쌓아라" "네가 조금 밑져야상대방을 품을 수 있다"는 말을 금과옥조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직원들의 마음을 얻지 않고 어떻게 직원들을 끌고 갈 수 있겠습니까? '뭘 하라'가 아니라 '뭘 할 수 있게' 마음을 다 줘야 합니다. 내가 먼저 희생하고 헌신하지않으면 직원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이는 직원뿐만 아니라 고객에게도마찬가지입니다. 상품을 파는 게 아니라 그들의 마음부터 얻어야 합니다. 그러려면존중, 겸손, 배려의 태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buff27@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