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이탈 가속…통화 정책도 한계정책대응 어렵지만 정부 "유사시 조치" 강조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경제불안, 국제유가 하락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겹치면서 미국 달러에대한 원화 가치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탈)은 여타 신흥국보다 견조한 편이지만 금융시장불안감이 커진 상태인데다 원화가치의 하락 속도가 빨라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정부는 원/달러 환율의 급등 속에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는 추세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유사시 이를 막기 위한 조치를 검토 중이다.
◇ 산적한 불안요인…북핵 리스크도 잠재영향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36.7원으로 마감했지만 장중엔 지난 주말 종가보다 5원 이상 오르며 1,240원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 종가가 마지막으로 1,240원을 넘은 것은 5년8개월 전인 2010년 6월11일(1,246.1원)이었다.
설 연휴 전만 해도 달러당 1,190원대 후반에 머물렀던 원/달러 환율은 설 이후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과 중국발 충격, 유럽 은행의 건전성 악화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이 연일 출렁이고 있고, 이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현상이부각되는 상황이다.
신흥국 통화가치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최근엔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할 것이라는 이른바 브렉시트(Brexit) 우려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미국이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최근 강해지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결정에 대한 기대감이 완전히누그러진 것은 아니다.
실제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와 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가기대를 웃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리 인상속도에 대한 경계감이 되살아났고, 이날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직접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국내 요인으로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실험 이후 고조된 지정학적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도 원/달러 환율의 수준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지난 22일 "환율 변동성에 대응해 필요한 조치를 다할것"이라며 4년 5개월 만에 구두 개입을 단행했지만 효과는 단기에 그쳤다.
◇ 수출개선 효과 '실종'에 외국인 이탈만 지속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원/달러 환율 상승) 수출 업체의 제품가격이 하락해 해외에서 팔리는 우리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최근엔 원화 가치 하락에도 수출은 작년 초부터 13개월째 감소 행진을이어갔고 최장기 감소세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인 수요 부진으로 세계 교역량이 급격히 감소하는 등 구조적 요인으로 수출이 부진해졌기 때문이다.
원화 하락은 수입제품 가격 상승으로 물가를 자극할 수 있고 달러 부채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봐야 할 부분은 외국인투자자금의 이탈이다.
외국인들은 작년 12월부터 6조5천억원에 달하는 국내 주식을 매각했다.
최근엔 주식시장에 이어 채권도 팔아치우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외국인의 국내 채권 순유출액(유출액-유입액)은 4조7천억원 수준으로 1월 한 달간 순유출액(4천900억원)의 10배에 육박했다.
부진한 경기회복세를 뒷받침하려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외국인투자자들의 이탈 때문에 한국은행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미국이 환율조작국에 제재를 가하는 '베넷-해치-카퍼(Bennet-Hatch-Carper) 수정법안' 발효를 추진하고 있어 섣부른 시장개입도 어렵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연구위원은 "외환시장에 급격한 쏠림현상이 나타나면 정책적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외국인 자금 유출을 제어할 정책수단이 마땅찮다"면서 "3월까지는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서 달러당 1,250원 선을 약간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말했다.
◇ 기초체력 양호하다지만…정부 거시건전성 3종 세트 '만지작' 정부와 금융당국은 필요하면 대응조치를 한다는 기본원칙을 지키면서도 최근의원화 약세가 글로벌 요인에 기인한 측면이 큰 만큼 조바심을 내기보다는 일단 상황을 차분히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져 불안감을 키우고 있지만 일단 지표로 본 외환건전성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아직은 대처할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작년 말 3천232억 달러로전년(2천592억 달러)보다 640억 달러 늘어났다.
대외채무 중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외채는 작년 말 1천87억 달러로 전년보다 77억 달러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3천68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44억 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는 29.6%로 2004년 말(27.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환보유액에 견줘 단기외채 비율이 낮아진 것은 대외지급 능력이 개선됐다는것을 뜻한다.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도 있지만 작년 경상수지 흑자는 1천59억 달러를 기록, 처음으로 1천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의 국가 부도 위험 수준을 나타내는 한국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이달 중순 급등하다가 최근 들어선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개성공단의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한 데 따라 뉴욕시장 종가 기준으로지난 11일 한국물 CDS 프리미엄은 78bp(1bp=0.01%포인트)까지 올라갔다가 16일 69bp로 떨어져 이후 70bp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정부는 외환건전성에 비춰볼 때 현재 외국인 자금유출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지만 유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자본 유입 억제에 초점을 맞췄던 선물환 포지션 제도, 외국인 채권투자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 등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자본 유출 억제 등 현재의 상황변화에 맞춰 올해 상반기 중에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원화 약세는 국내 특수요인 영향도 있지만 대부분글로벌 금융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며 "경계심을 가지고 시장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pan@yna.co.kr porqu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경제불안, 국제유가 하락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겹치면서 미국 달러에대한 원화 가치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탈)은 여타 신흥국보다 견조한 편이지만 금융시장불안감이 커진 상태인데다 원화가치의 하락 속도가 빨라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정부는 원/달러 환율의 급등 속에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는 추세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유사시 이를 막기 위한 조치를 검토 중이다.
◇ 산적한 불안요인…북핵 리스크도 잠재영향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36.7원으로 마감했지만 장중엔 지난 주말 종가보다 5원 이상 오르며 1,240원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 종가가 마지막으로 1,240원을 넘은 것은 5년8개월 전인 2010년 6월11일(1,246.1원)이었다.
설 연휴 전만 해도 달러당 1,190원대 후반에 머물렀던 원/달러 환율은 설 이후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과 중국발 충격, 유럽 은행의 건전성 악화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이 연일 출렁이고 있고, 이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현상이부각되는 상황이다.
신흥국 통화가치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최근엔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할 것이라는 이른바 브렉시트(Brexit) 우려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미국이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최근 강해지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결정에 대한 기대감이 완전히누그러진 것은 아니다.
실제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와 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가기대를 웃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리 인상속도에 대한 경계감이 되살아났고, 이날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직접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국내 요인으로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실험 이후 고조된 지정학적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도 원/달러 환율의 수준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지난 22일 "환율 변동성에 대응해 필요한 조치를 다할것"이라며 4년 5개월 만에 구두 개입을 단행했지만 효과는 단기에 그쳤다.
◇ 수출개선 효과 '실종'에 외국인 이탈만 지속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원/달러 환율 상승) 수출 업체의 제품가격이 하락해 해외에서 팔리는 우리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최근엔 원화 가치 하락에도 수출은 작년 초부터 13개월째 감소 행진을이어갔고 최장기 감소세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인 수요 부진으로 세계 교역량이 급격히 감소하는 등 구조적 요인으로 수출이 부진해졌기 때문이다.
원화 하락은 수입제품 가격 상승으로 물가를 자극할 수 있고 달러 부채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봐야 할 부분은 외국인투자자금의 이탈이다.
외국인들은 작년 12월부터 6조5천억원에 달하는 국내 주식을 매각했다.
최근엔 주식시장에 이어 채권도 팔아치우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외국인의 국내 채권 순유출액(유출액-유입액)은 4조7천억원 수준으로 1월 한 달간 순유출액(4천900억원)의 10배에 육박했다.
부진한 경기회복세를 뒷받침하려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외국인투자자들의 이탈 때문에 한국은행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미국이 환율조작국에 제재를 가하는 '베넷-해치-카퍼(Bennet-Hatch-Carper) 수정법안' 발효를 추진하고 있어 섣부른 시장개입도 어렵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연구위원은 "외환시장에 급격한 쏠림현상이 나타나면 정책적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외국인 자금 유출을 제어할 정책수단이 마땅찮다"면서 "3월까지는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서 달러당 1,250원 선을 약간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말했다.
◇ 기초체력 양호하다지만…정부 거시건전성 3종 세트 '만지작' 정부와 금융당국은 필요하면 대응조치를 한다는 기본원칙을 지키면서도 최근의원화 약세가 글로벌 요인에 기인한 측면이 큰 만큼 조바심을 내기보다는 일단 상황을 차분히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져 불안감을 키우고 있지만 일단 지표로 본 외환건전성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아직은 대처할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작년 말 3천232억 달러로전년(2천592억 달러)보다 640억 달러 늘어났다.
대외채무 중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외채는 작년 말 1천87억 달러로 전년보다 77억 달러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3천68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44억 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는 29.6%로 2004년 말(27.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환보유액에 견줘 단기외채 비율이 낮아진 것은 대외지급 능력이 개선됐다는것을 뜻한다.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도 있지만 작년 경상수지 흑자는 1천59억 달러를 기록, 처음으로 1천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의 국가 부도 위험 수준을 나타내는 한국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이달 중순 급등하다가 최근 들어선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개성공단의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한 데 따라 뉴욕시장 종가 기준으로지난 11일 한국물 CDS 프리미엄은 78bp(1bp=0.01%포인트)까지 올라갔다가 16일 69bp로 떨어져 이후 70bp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정부는 외환건전성에 비춰볼 때 현재 외국인 자금유출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지만 유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자본 유입 억제에 초점을 맞췄던 선물환 포지션 제도, 외국인 채권투자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 등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자본 유출 억제 등 현재의 상황변화에 맞춰 올해 상반기 중에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원화 약세는 국내 특수요인 영향도 있지만 대부분글로벌 금융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며 "경계심을 가지고 시장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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