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핀테크 등 도입에 활성화 조짐신용평가 정교화가 시장 안착 관건
최근 들어 업권을 가리지 않고금융사들이 중금리 대출상품의 확대에 나서면서, 꾸준히 지적돼 오던 고신용자와 저신용자 사이의 '금리 절벽'이 완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중금리 대출의 배경에는 급격한 변화의 바람에 직면한 금융권의 상황과 빅데이터 활용기법 등 관련된 기술의 발달이 있다.
그동안 중금리 대출의 활성화를 가로막던 신용평가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 '금리 사각지대'로 방치돼 있던 중신용자 대출 그동안 국내 가계 신용대출은 연 3∼5%대의 은행권 대출과 연 15∼34.9%의 제2금융권 및 대부업체 대출로 양분돼 있었다.
연 10%대 전후의 대출 시장이 없다 보니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곧바로 초고금리대출에 의존해야 하는 '금리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비판이 줄곧 제기돼 왔다.
정부에서도 금리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금융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2012~2015년 사이에 개인신용대출의 총 규모는 223조원에서 258조원으로 증가했으나, 4~7등급의 중신용자 대출 규모는 85조8천억원에서 85조1천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전체 금융소비자 1천498만명 가운데 1~3등급이 534만명, 4~7등급이 698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신용자들은 '금리 절벽' 앞에서 저신용자들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2005년 출시됐다가 부실 확대로 2013년 판매가 중단된 SC은행의 '셀렉트론'에서보이듯이 은행권에서는 건전성 악화 우려 등으로 중금리 대출에 소극적이었다.
상호금융권은 담보대출 중심의 안정적 영업방식을 지향해 신용대출에 소극적이었고, 여신전문금융권과 저축은행 등은 비용구조 때문에 고금리 위주의 영업에 치중했다.
◇ 인터넷은행 등 금융권 변화 바람에 활성화 시작 이런 풍토에 변화가 생긴 것은 금융권 전체에 강력한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면서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을 발표하면서 올해 안에 23년 만에새 은행이 출현하게 됐다.
카카오뱅크와 K뱅크 등 인가를 받은 컨소시엄들은 나란히 주요 사업모델로 중금리 대출에 역점을 두겠다고 발표해 금융권을 긴장케 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이 본인가를 받고 나면 앞으로 3년간 1조4천억원 규모의 중금리 대출을 공급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존 금융권은 1조원 넘는 규모의 시장에서 고객을 빼앗길 위기에 놓인 셈이다.
특히 대부업 최고금리를 인하하는 법안이 통과하면서, 신용등급 6등급 이상의저신용자에게 20% 후반~30%대에 달하는 고금리를 대출해 오던 대부업계와 계열 저축은행들은 고객을 잃을 위기에 놓여 중금리 시장에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됐다.
카드·캐피탈업계 역시 영세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인터넷은행이 중금리대출을 출시하면 카드론(10∼21%), 현금서비스(12∼24%)등 카드업계 대출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신용 고객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제기되는 처지다.
여기에 금융당국에서도 보증보험과 연계하는 방안을 내놓는 등 중금리 대출의활성화를 추진하면서 은행권에서도 속속 중금리 대출에 나서고 있다.
◇ 중금리대출의 기술적 무기 '빅데이터' 중금리대출의 활성화를 가능케 한 기술적 배경으로는 금융과 기술의 융합을 의미하는 '핀테크(Fintech)'의 활성화를 빼놓을 수 없다.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재무정보에 의존하는 기존의 신용평가로는 대출받기 어려운 계층에도 돈을 빌려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중금리 대출에 활용되는 빅데이터 기술은 '스크래핑'으로 불린다.
개인의 동의를 얻어 카드 사용 내역이나 통신 이용내역, 공공요금 납부내역 등다양한 정보를 분석해 상환 능력을 평가하고 이에 따라 대출 한도와 금리를 결정하는 기술이다.
이용자의 SNS까지 포함하면 소비 외에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실제로 중금리 대출을 내놓은 금융사들은 대부분 핀테크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평가 모델을 개발했다.
중금리 대출의 출시를 준비 중인 신한카드의 경우 SK텔레콤[017670]과 협업하고있다.
대출이 어려운 고객이 SK텔레콤 우수등급인 경우 별도심사를 하는 등의 방식이다.
금융당국에서도 상반기 중 개인신용정보 비식별화지침을 마련하고, 대부업 정보공유를 확대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운영하는 등 빅데이터를 활용할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 시장 정착 가능할까…신용평가 정교화가 관건 이렇게 금융권 전반의 변화와 정부·당국의 정책이 맞물리면서 중금리 대출시장이 확대된다면 금리 양극화의 문제가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중금리 대출이 시장에 정착하기까지는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개인신용평가 기법을 얼마나 정교화할 수 있느냐다.
빅데이터 기법이 각광받고 있으나, 여전히 얼마나 정확하게 평가가 이뤄지느냐에 대해서는 금융권 안팎에서 시선이 엇갈리는 것이 사실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희수 개인금융팀장은 "현행 10등급 체계를 50등급 정도로세분화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세분화된 구간별로 금리 영역을넓게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과 대부업계만이 아니라 은행에서까지 중금리 대출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정희수 팀장은 "은행권의 경우 신용평가모형을 새로 짜는 어려움 외에도, 기존의 5~6등급 고객에게 낮은 금리를 제공했을 때 4등급 고객과의 형평성 문제 등이 있어 활발하게 중금리 대출에 나서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지금은 수익성 악화에 처한 저축은행에서 앞장서는 형국인데, 실제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려면 은행권을 필두로 카드사와 보험사 등에서 중금리 대출이 더 활성화돼야 한다"며 "보증보험과 연계하는 데서 그칠것이 아니라, 업권별로 전체 대출 중 중금리대출의 비율을 정하는 등의 추가 정책이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ncwoo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최근 들어 업권을 가리지 않고금융사들이 중금리 대출상품의 확대에 나서면서, 꾸준히 지적돼 오던 고신용자와 저신용자 사이의 '금리 절벽'이 완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중금리 대출의 배경에는 급격한 변화의 바람에 직면한 금융권의 상황과 빅데이터 활용기법 등 관련된 기술의 발달이 있다.
그동안 중금리 대출의 활성화를 가로막던 신용평가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 '금리 사각지대'로 방치돼 있던 중신용자 대출 그동안 국내 가계 신용대출은 연 3∼5%대의 은행권 대출과 연 15∼34.9%의 제2금융권 및 대부업체 대출로 양분돼 있었다.
연 10%대 전후의 대출 시장이 없다 보니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곧바로 초고금리대출에 의존해야 하는 '금리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비판이 줄곧 제기돼 왔다.
정부에서도 금리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금융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2012~2015년 사이에 개인신용대출의 총 규모는 223조원에서 258조원으로 증가했으나, 4~7등급의 중신용자 대출 규모는 85조8천억원에서 85조1천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전체 금융소비자 1천498만명 가운데 1~3등급이 534만명, 4~7등급이 698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신용자들은 '금리 절벽' 앞에서 저신용자들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2005년 출시됐다가 부실 확대로 2013년 판매가 중단된 SC은행의 '셀렉트론'에서보이듯이 은행권에서는 건전성 악화 우려 등으로 중금리 대출에 소극적이었다.
상호금융권은 담보대출 중심의 안정적 영업방식을 지향해 신용대출에 소극적이었고, 여신전문금융권과 저축은행 등은 비용구조 때문에 고금리 위주의 영업에 치중했다.
◇ 인터넷은행 등 금융권 변화 바람에 활성화 시작 이런 풍토에 변화가 생긴 것은 금융권 전체에 강력한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면서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을 발표하면서 올해 안에 23년 만에새 은행이 출현하게 됐다.
카카오뱅크와 K뱅크 등 인가를 받은 컨소시엄들은 나란히 주요 사업모델로 중금리 대출에 역점을 두겠다고 발표해 금융권을 긴장케 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이 본인가를 받고 나면 앞으로 3년간 1조4천억원 규모의 중금리 대출을 공급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존 금융권은 1조원 넘는 규모의 시장에서 고객을 빼앗길 위기에 놓인 셈이다.
특히 대부업 최고금리를 인하하는 법안이 통과하면서, 신용등급 6등급 이상의저신용자에게 20% 후반~30%대에 달하는 고금리를 대출해 오던 대부업계와 계열 저축은행들은 고객을 잃을 위기에 놓여 중금리 시장에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됐다.
카드·캐피탈업계 역시 영세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인터넷은행이 중금리대출을 출시하면 카드론(10∼21%), 현금서비스(12∼24%)등 카드업계 대출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신용 고객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제기되는 처지다.
여기에 금융당국에서도 보증보험과 연계하는 방안을 내놓는 등 중금리 대출의활성화를 추진하면서 은행권에서도 속속 중금리 대출에 나서고 있다.
◇ 중금리대출의 기술적 무기 '빅데이터' 중금리대출의 활성화를 가능케 한 기술적 배경으로는 금융과 기술의 융합을 의미하는 '핀테크(Fintech)'의 활성화를 빼놓을 수 없다.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재무정보에 의존하는 기존의 신용평가로는 대출받기 어려운 계층에도 돈을 빌려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중금리 대출에 활용되는 빅데이터 기술은 '스크래핑'으로 불린다.
개인의 동의를 얻어 카드 사용 내역이나 통신 이용내역, 공공요금 납부내역 등다양한 정보를 분석해 상환 능력을 평가하고 이에 따라 대출 한도와 금리를 결정하는 기술이다.
이용자의 SNS까지 포함하면 소비 외에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실제로 중금리 대출을 내놓은 금융사들은 대부분 핀테크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평가 모델을 개발했다.
중금리 대출의 출시를 준비 중인 신한카드의 경우 SK텔레콤[017670]과 협업하고있다.
대출이 어려운 고객이 SK텔레콤 우수등급인 경우 별도심사를 하는 등의 방식이다.
금융당국에서도 상반기 중 개인신용정보 비식별화지침을 마련하고, 대부업 정보공유를 확대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운영하는 등 빅데이터를 활용할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 시장 정착 가능할까…신용평가 정교화가 관건 이렇게 금융권 전반의 변화와 정부·당국의 정책이 맞물리면서 중금리 대출시장이 확대된다면 금리 양극화의 문제가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중금리 대출이 시장에 정착하기까지는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개인신용평가 기법을 얼마나 정교화할 수 있느냐다.
빅데이터 기법이 각광받고 있으나, 여전히 얼마나 정확하게 평가가 이뤄지느냐에 대해서는 금융권 안팎에서 시선이 엇갈리는 것이 사실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희수 개인금융팀장은 "현행 10등급 체계를 50등급 정도로세분화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세분화된 구간별로 금리 영역을넓게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과 대부업계만이 아니라 은행에서까지 중금리 대출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정희수 팀장은 "은행권의 경우 신용평가모형을 새로 짜는 어려움 외에도, 기존의 5~6등급 고객에게 낮은 금리를 제공했을 때 4등급 고객과의 형평성 문제 등이 있어 활발하게 중금리 대출에 나서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지금은 수익성 악화에 처한 저축은행에서 앞장서는 형국인데, 실제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려면 은행권을 필두로 카드사와 보험사 등에서 중금리 대출이 더 활성화돼야 한다"며 "보증보험과 연계하는 데서 그칠것이 아니라, 업권별로 전체 대출 중 중금리대출의 비율을 정하는 등의 추가 정책이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ncwoo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