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량지출 10% 줄인다…2017년 예산편성지침 의결

입력 2016-03-29 10:00  

정부사업 대수술…일자리·성장동력 확충분야로 예산 구조조정

정부가 내년 예산을 편성할 때 재량지출(정부의지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예산)을 10% 줄이기로 했다.

이렇게 절감한 예산을 일자리와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사업에 투입하는 '지출구조조정'을 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의결했다.

기재부가 만든 이 지침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내년 예산을짤 때 적용해야 하는 기준이다.

지침에 따르면 각 부처는 재량지출을 10% 줄여 내년 예산을 요구해야 한다.

올해 전체 예산 386조원 가운데 재량지출은 53%(203조원)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공적연금, 건강보험 등 법에 지급 의무가 명시돼 있어 정부가 마음대로 줄일 수 없는 의무지출이다.

정부는 재량지출 사업 가운데 성과가 부진하거나 우선순위가 낮은 사업은 과감하게 축소·폐지하기로 했다.

박춘섭 기재부 예산실장은 "예산을 줄인다기보다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라며"효율성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지출 내역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돈이라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분야, 미래 먹을거리에 집중적으로투자한다는 것이다.

절감한 재원은 고용서비스, 직업훈련 등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사업과 청년·여성 등 취업 취약계층 지원에 쓰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에 처음으로 고용영향 자체 평가제도를 도입한다.

각 부처의 일자리 사업 196개(15조8천억원 규모)와 규모가 100억원 이상인 사업이 평가 대상에 오른다.

각 부처는 재정사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스스로 평가하고, 평가 결과와 제도 개선안을 예산 요구자료에 첨부해야 한다.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사업에는 예산을 더 주고, 고용 효과가 떨어지는 사업은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다.

정부가 계속해서 재정 구조조정의 강도를 높이는 것은 재정 여건이 어느 정도는한계에 다다랐다고 보기 때문이다.

4년 연속 이어졌던 세수 부족에서 지난해 벗어났지만, 올해 대내외 경제가 불확실해 안정적으로 세입을 확보할 수 있을지 불안한 상황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연금·보험 의무지출이 갈수록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40%에 이르렀다.

정부는 지난해에는 전체 예산의 15% 수준인 국고보조금 사업 수를 10% 줄이라는예산편성 지침을 내놨었다.

관건은 정부의 실행 의지다.

이명박 정부 때 5년간 매년 각 부처에는 '재량지출을 10% 줄이라'는 지침이 떨어졌지만 실제 이행률은 1∼2%에 그쳤다.

이밖에 기재부는 북한 핵, 미사일 등 비대칭 위협에 대비한 핵심전력과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한 문화산업 등 미래 성장동력에 중점 투자한다는 내용을 이번지침에 담았다.

100억원 이상의 신규 보조사업을 추진할 때는 사전에 적격성을 조사하는 '보조사업 적격성 심사제도'가 시행되고, 3년이 지난 보조사업은 연장 여부를 평가하는등 보조금 사업의 고삐도 더 강하게 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의무경비로 편성하도록 강제하는 장치도 마련하기로 했다.

각 부처는 이번 지침이 적용된 예산요구서를 오는 5월 31일까지 기재부에 내야한다.

기재부는 부처 협의와 국민 의견수렴을 거친 내년 정부예산안을 9월 2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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