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출자·재정 투입 등 불씨 여전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논의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관계기관 협의체는 이번주 2차 회의를 열어 논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협의체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조합한다는 '폴리시 믹스'(policy mix)라는 원칙에서 한은이 제시한 자본확충펀드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 논의에서 '큰 산'을 넘었지만 아직 합의를 낙관하기는 이르다.
한국은행의 국책은행 직접출자와 정부의 재정 지원을 둘러싼 시각차가 완전히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은이 최종안을 마련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나온다.
◇ 자본확충펀드 미는 한은…유력카드로 부상 한은은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으로 자본확충펀드를 관철하는 데 총력을 쏟고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4일 '아세안(ASEAN)+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차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머물던 중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식으로 출자보다 대출이 바람직하다며 자본확충펀드를 제시했다.
이어 지난 13일에는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한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간담회에서 자본확충펀드를 하나의 대안으로 관계기관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9년 시중은행 지원을 목적으로 운영된 적 있는 자본확충펀드는 한은이 택할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한은은 발권력 남용 논란을 일으키고 손실을 볼 수 있는 출자 방식을 가급적 피하려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자본확충에 마땅한 대출 수단이 많지 않다.
한은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직접 대출할 경우 이들 국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금융위원회가 제기한 한은의 산업은행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매입 방식도한은 입장에서 부담스럽다.
한은이 유통시장에서 코코본드를 매입하려면 금통위원회 의결로 공개시장운영대상에 포함해야 하고 발행시장에서 직접 인수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법을 개정해야한다.
반면 자본확충펀드는 한은이 특별대출 방식으로 펀드 조성에 참여하고 펀드가다시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의 후순위채 등을 매입해 BIS 비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한은이 국책은행 채권을 직접 매입하지 않고 우회해서 지원하는 것이므로 논란이 적다.
또 다른 기관과 함께 자본확충펀드에 참여할 수 있어 부담을 덜 수 있다.
한은이 자본확충펀드에 정부가 참여하기를 희망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이해할수 있다.
한은은 그동안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은 기본적으로 재정의역할이라고 강조해왔다.
◇ 꺼지지 않은 한은 출자 논란…시각차 여전 정부와 한은이 자본확충펀드 조성에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논란의 불씨가 남아있다.
자본확충펀드 외에 다른 방식이 함께 동원될 수 있고 다른 퍼즐도 모두 맞춰져야 최종안이 타결된다.
무엇보다 한은의 국책은행 직접출자를 둘러싼 정부와 한은의 입장이 말끔히 정리될 필요가 있다.
'한국형 양적완화'라는 표현으로 구조조정에서 중앙은행 역할론이 나왔을 때 한은이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에 직접 출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부에서 제기됐다.
최근 정부가 언급을 자제하면서 공개적인 출자 요구는 잠잠해졌지만, 논란이 완전히 사그라든 것은 아니다.
한은 출자는 특별대출을 통한 펀드보다 국책은행 자본확충에 신속한 방식이다.
금융위 등 정부는 법개정이 필요한 한은의 산업은행 출자는 어렵더라도 법 테두리에서 가능한 수출입은행 출자는 여전히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은이 강한 거부감을 보인 만큼 출자가 추진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출자 방식을 100%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최근 국책은행 자금지원에서 '최소손실원칙'을 들면서 출자에 부정적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담보가 없는 출자 방식은 자금을 회수하기 어렵고 이는 결국 국민의 부담을 가중하는 것이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한은이 완강한 태도를 고수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으로 출자를 둘러싼 정부와 한은의 신경전이 이어지면 전반적인 협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가 재정 투입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면서 상황이 꼬일 수 있다.
또 정부와 한은이 자본확충펀드에 합의해도 세부 사항에 대한 조율이 빠르게 진행될지 예단하기 어렵다.
이 총재도 "자본확충펀드 안이 채택되더라도 조성 규모, 펀드의 운용구조, (자금) 회수장치 등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는 복잡한 문제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와 한은이 자본확충 방식에 대해 조율할 부분이 많은 만큼 합의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noj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논의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관계기관 협의체는 이번주 2차 회의를 열어 논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협의체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조합한다는 '폴리시 믹스'(policy mix)라는 원칙에서 한은이 제시한 자본확충펀드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 논의에서 '큰 산'을 넘었지만 아직 합의를 낙관하기는 이르다.
한국은행의 국책은행 직접출자와 정부의 재정 지원을 둘러싼 시각차가 완전히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은이 최종안을 마련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나온다.
◇ 자본확충펀드 미는 한은…유력카드로 부상 한은은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으로 자본확충펀드를 관철하는 데 총력을 쏟고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4일 '아세안(ASEAN)+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차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머물던 중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식으로 출자보다 대출이 바람직하다며 자본확충펀드를 제시했다.
이어 지난 13일에는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한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간담회에서 자본확충펀드를 하나의 대안으로 관계기관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9년 시중은행 지원을 목적으로 운영된 적 있는 자본확충펀드는 한은이 택할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한은은 발권력 남용 논란을 일으키고 손실을 볼 수 있는 출자 방식을 가급적 피하려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자본확충에 마땅한 대출 수단이 많지 않다.
한은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직접 대출할 경우 이들 국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금융위원회가 제기한 한은의 산업은행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매입 방식도한은 입장에서 부담스럽다.
한은이 유통시장에서 코코본드를 매입하려면 금통위원회 의결로 공개시장운영대상에 포함해야 하고 발행시장에서 직접 인수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법을 개정해야한다.
반면 자본확충펀드는 한은이 특별대출 방식으로 펀드 조성에 참여하고 펀드가다시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의 후순위채 등을 매입해 BIS 비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한은이 국책은행 채권을 직접 매입하지 않고 우회해서 지원하는 것이므로 논란이 적다.
또 다른 기관과 함께 자본확충펀드에 참여할 수 있어 부담을 덜 수 있다.
한은이 자본확충펀드에 정부가 참여하기를 희망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이해할수 있다.
한은은 그동안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은 기본적으로 재정의역할이라고 강조해왔다.
◇ 꺼지지 않은 한은 출자 논란…시각차 여전 정부와 한은이 자본확충펀드 조성에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논란의 불씨가 남아있다.
자본확충펀드 외에 다른 방식이 함께 동원될 수 있고 다른 퍼즐도 모두 맞춰져야 최종안이 타결된다.
무엇보다 한은의 국책은행 직접출자를 둘러싼 정부와 한은의 입장이 말끔히 정리될 필요가 있다.
'한국형 양적완화'라는 표현으로 구조조정에서 중앙은행 역할론이 나왔을 때 한은이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에 직접 출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부에서 제기됐다.
최근 정부가 언급을 자제하면서 공개적인 출자 요구는 잠잠해졌지만, 논란이 완전히 사그라든 것은 아니다.
한은 출자는 특별대출을 통한 펀드보다 국책은행 자본확충에 신속한 방식이다.
금융위 등 정부는 법개정이 필요한 한은의 산업은행 출자는 어렵더라도 법 테두리에서 가능한 수출입은행 출자는 여전히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은이 강한 거부감을 보인 만큼 출자가 추진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출자 방식을 100%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최근 국책은행 자금지원에서 '최소손실원칙'을 들면서 출자에 부정적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담보가 없는 출자 방식은 자금을 회수하기 어렵고 이는 결국 국민의 부담을 가중하는 것이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한은이 완강한 태도를 고수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으로 출자를 둘러싼 정부와 한은의 신경전이 이어지면 전반적인 협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가 재정 투입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면서 상황이 꼬일 수 있다.
또 정부와 한은이 자본확충펀드에 합의해도 세부 사항에 대한 조율이 빠르게 진행될지 예단하기 어렵다.
이 총재도 "자본확충펀드 안이 채택되더라도 조성 규모, 펀드의 운용구조, (자금) 회수장치 등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는 복잡한 문제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와 한은이 자본확충 방식에 대해 조율할 부분이 많은 만큼 합의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noj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