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경제> '20조+α' 경기부양 처방, 약발 있을까

입력 2016-06-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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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바고 파기시 전적으로 귀사에 책임이 있습니다.>일자리 창출에 초점 맞추고 단기부양·구조개혁 동시 추진전문가 "추경 규모 아쉬워" 평가…"경기부양 효과 없을 것" 지적도

정부가 28일 발표한 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은기업 구조조정과 브렉시트(Brexit) 등 대내외 위험요인에 대응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는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10조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포함20조원 이상의 재정보강을 단행해 경기부양 효과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을 회복하고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구조개혁을 가속화한다는 복안이다.

◇ 활력 떨어진 韓 경제…수출부진에 브렉시트까지 '첩첩산중'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1%에서 2.8%로 내렸다.

예측대로라면 작년(2.6%)에 이어 2%대 성장률에 머무르게 된다.

앞서 2년 연속 2%대 이하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2008년(2.8%)∼2009년(0.7%)이 유일하다.

자동차 소비와 건설투자 등 연초 위축됐던 각종 지표가 3월 이후 완만하게 나아지고 있지만 저성장 고착화 우려는 여전하다.

올 1분기 성장률(0.5%)의 민간부문 기여도는 0.0%포인트로 활력이 매우 낮다.

반면 정부는 0.5%포인트로 나타났다. 최근 경기 개선세가 대부분 정책효과에 의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취업자 증가 폭이 지난 4∼5월 연속 20만명대로 둔화하고,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으며 고용시장이 얼어붙는 모습이다.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정부는 올해 수출액이 작년보다 4.7% 하락하며 수출부진이 이어지고, 기업 구조조정이 겹치면서 설비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봤다.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시행이 소비를 제약하는 복병이 될까 우려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세계 경제 성장과 교역량이 정체된 가운데 최근 영국에선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가리는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가결되며 금융시장 불확실성이커지는 등 상황이 녹록지 않다.

◇ 추경+금리 쌍끌이 경기부양…1년 전과 '판박이' 지적도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은 브렉시트와 구조조정 등 대내외 위험요인에 대응해 일자리를 지키고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우선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가경정예산(추경) 카드를 꺼냈다.

최근 한은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1.25%로 전격 인하한데 맞춰 통화와 재정을 조합한 '쌍끌이 부양책'을 구사하기로 한 것이다.

10조원 수준의 추경에 기타 재정수단까지 올 하반기에만 총 20조원 이상의 재정보강을 추진하는 등 확장적 거시정책을 쓰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 추경이 없을 경우 2% 중반대에 머물 것으로 보이는 성장률을 0.2∼0.3%p 끌어올려 2.8%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뚜렷한 밑그림도 없이 10조원대 추경을 편성해 급한 불을 끄려는 모습은작년 최경환 경제팀이 내놓은 처방과 '판박이' 수준이라는 비판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추경 편성으로 인한 재정건전성 악화도 우려하고 있지만, 정부는 올상반기에만 초과 세수가 10조원 이상으로 추산돼 이를 추경 재원조달에 활용할 수있는 만큼 적자국채 발행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내수 중심의 경기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해 친환경 차원의 내수 활성화 방안도마련했다.

소비 측면에서는 노후 경유차 교체 때 세제지원, 에너지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10% 인센티브 지급 등을 추진한다.

전기차 급속충전기 인프라를 서울·제주·고속도로 등에 대량 구축하고, 유턴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등 친환경 부문의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부진을 면치 못하는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메가 FTA(자유무역협정) 등을 통한신시장 구축에 나서고, 프리미엄 소비재와 같은 유망 수출품목을 육성한다.

한편으론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에 대비해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고, 월세 세액공제 대상 확대 등을 통해 서민·중산층 생계비 부담을 덜어주는 등민생안정에도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그러나 작년 8월부터 10년간 신차 구입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가 이뤄져 온 만큼, 경유차 교체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볼지는 의문이다.

더군다나 작년 말 내놓은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메이드 바이 코리아(Made byKorea)'를 표방하며 한국 제품을 만들 해외 산업단지를 만들겠다던 정부가 6개월 만에 태도를 바꿔 기업들의 '국내 유턴'을 유도하겠다고 나서는 것도 정책 연속성과일관성을 떨어뜨리는 대목이다.

◇ 새로운 성장동력 키운다 이런 단기 처방은 성장 동력이 식어가는 한국 경제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의 기초 체력이 떨어지면서 잠재성장률이 수년 내 1%대로 낮아질 것이라는예측이 이어지고 있다. 생산성 저하에 저출산·고령화까지 덮친 탓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도 경제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중장기 관점의 구조개혁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경제활력을 높이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것도필요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구조개혁"이라고 말했다.

먼저 정부는 올 하반기 4대 구조개혁 완수를 목표로 내걸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노동개혁 4법의 입법을 다시 추진하고,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우수인재를 유치할 수 있도록 중장기 외국인·이민정책 방향을연말까지 수립하기로 했다.

재정건전화특별법(가칭)을 제정해 중장기 재정 위험을 관리하고, 보건의료·정책금융·산업진흥 분야의 공공기관 기능조정방안 마련에 착수한다.

구조조정도 본격화한다.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만들어 컨트롤타워로 삼고, 12조원 규모의 국책은행 자본확충을 시행해 금융 안전판을 구축한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도 기울인다.

미래형 자동차와 바이오헬스 등 유망 신산업·신기술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제조업 위주 경제구조에서 탈피하고 선진국형 서비스경제로 발전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내달 발표한다.

◇ 전문가 "더 과감한 중장기대책 나와야"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경제정책방향의 확장적 거시정책 방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추경의 규모와 효과에 대한 평가에서는 일부 엇갈리기도 했다.

백웅기 상명대 교수는 "어떤 형식으로든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필요했다.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추경이 필요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이번 추경은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 불안 가능성을 고려하면 부족하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도 "처음부터 추경 규모를 크게 가져가면 방만하게 운영될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추경 규모 면에서 아쉽다. 최대 26조6천억원은 필요할 것으로 봤다"면서 "잘 사용하면 효과는 괜찮을 것 같다. 가능하면 (편성 시기가) 7월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가 단기 부양보다는 경제 체질 개선에 좀 더 중점을 두고 경제정책을운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재정건전성 유지와 경기부양이라는 상충되는목표 사이에서 정부가 방향 설정을 제대로 못했다. 사회적 요구에 못이겨 추경을 편성했다"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추경은 공짜가 아니다. 리먼사태 직후인 2009년 '슈퍼 추경'으로 고비를 잘 넘겼다지만, 재정이 지금까지 후유증을 앓고 있다"며 "지금의 저성장 기조와 소비부진은 구조개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성장 잠재력 자체가 낮아져 부양책이 큰효과가 없다. 더 적극적으로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내수와 서비스에서 더 과감하고 중장기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d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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