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 한파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고, 침체한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처리 전망에 먹구름이 꼈다.
정치권이 추경안 처리를 두고 팽팽한 긴장을 이어가면서 애초 9월부터 추경 집행을 시작하려던 정부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더욱이 야 3당이 전례 없이 추경안 처리 선결 조건으로 8가지 요구사항을 내걸고 나오자 추경으로 경기 하락의 '급한 불'을 끄려던 정부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경이 신속히 집행되지 못할 경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 초반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 '구조조정 실업' 우려 현실화하는데…추경 늦어지면 효과는 급전직하 올해 한국 경제는 성장 엔진인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는 데 따른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했다.
여기에 조선업 등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여파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작년 2.6%에 이어 올해에도 2%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조정에 따라 지난 6월 경남은 전년동기대비 실업률이 1.0%포인트나 오른 3.
6%를 보였고, 전남, 울산 등 다른 조선업 밀집지역도 고용사정이 악화하면서 대량실업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하반기 들어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내년까지 조선업 부문에서만 5만6천∼6만3천명 감축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서 나오는 등 고용시장에 본격적인 한파가 몰아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더욱이 지난 6월 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으로 대외 리스크까지고조되자 정부는 작년에 이어 또다시 추경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번 추경은 11조원 규모이며, 여기에 기금확대 등을 포함한 전체 재정보강 규모는 총 མ조원+α'에 이른다.
정부는 추경 등 재정보강 조치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0.2∼0.3%포인트 정도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이번 추경은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지역경제 위축 우려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에 배분하는 예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특징이 있다.
◇ 추경은 '속도전'인데…정부, 무관한 이슈로 처리 지연에 '난색'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추경이 신속하게 집행됐을 경우를 전제한 예측이다.
자금 집행이 지연될수록 시중에 돈이 풀리는 속도도 늦춰지기 때문에 애초 예상한 만큼의 경제활력 제고 효과를 보기 어렵다.
게다가 추경 처리가 늦어질수록 내년 초 집행되는 본예산과 시차가 좁혀진다.
추경을 급히 편성하려고 했던 애초 취지 자체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추경 편성이 늦어지면서 현재 기획재정부가 각 부처로부터 제출받아 진행 중인내년도 예산 요구안 심의 절차에도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5일 국회에서 "추경은정말 타이밍이 중요하다. 늦으면 늦을수록 본 예산과 차별점이 없어서 빨리해야 한다"는 등 신속한 처리 필요성을 거듭 강조해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바람과 달리 정치권 논의는 답보 상태다.
앞서 여야가 잠정 합의한 대로 12일에 추경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은 이미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해법제시, 서별관회의 청문회 개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특별위원회 설치 등 8가지를 추경 선결조건으로 내놓으면서 상황이 복잡하게 꼬였다.
정부는 예기치 못한 상황 전개에 난처한 기색이 역력하다.
추경은 본예산과 다르게 그 시급성이 인정되는 만큼 정치권에서도 세부 사업에대한 점검만 이뤄지면 통과시켜주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번에는 추경과 전혀 관련 없는 이슈가 얽히면서 발목을 잡히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추경으로 조성된 자금을 추석 연휴 전에 집행하기 위해서는 20일께가 추경안 처리 ƈ차 데드라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여야가 조만간 관련한 일정 합의에다다르지 못하며 이마저도 지키지 못할 공산이 크다.
◇ 전문가 "집행 늦어지면 성장률 2% 중반에도 못 미칠 것" 신속처리 촉구 전문가들은 구조조정 리스크에 제대로 대비하려면 하루빨리 추경을 집행해야 한다는 데에 입을 모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추경은 규모보다는 타이밍이 문제다. 추경 처리가 지연되는 데 따른 부정적인 효과가 굉장히 크다"면서 "구조조정의 영향을직접 받는 울산·경남 등 지역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추경이 경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규모에도 못미치는데 집행까지 늦어지면 효과가 너무 떨어질 것"이라면서 "구조조정 추진 자체가 크게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 경제의 난관을 타개하는데 어려움이 커질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성 교수는 "집행이 늦어지면 올해 성장률이 2%대 중반을 달성하는 것도 쉽지 않다"면서 "추경 효과 자체는 0.2%포인트 내외지만,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다른연계효과가지 떨어지면서 성장률이 2% 초반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하면서, 정치권 설득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추경을 하루빨리 집행하는 게 효과적"이라면서 "일단 추경을 어떤 곳에 쓰겠다고 결정했다면 책상 위에 오래 올려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주 실장은 "지금 정부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면서 "추경 우선순위를 내용이나 타이밍 어디에 둘지 정해야만 한다. 타이밍이 더 중요하다면 야당이 얘기하는거 어느 정도 들어줘야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성 교수는 "추경 처리가 늦어지는 건 국회 책임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결국추경을 집행하는 행정부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국회를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d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정치권이 추경안 처리를 두고 팽팽한 긴장을 이어가면서 애초 9월부터 추경 집행을 시작하려던 정부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더욱이 야 3당이 전례 없이 추경안 처리 선결 조건으로 8가지 요구사항을 내걸고 나오자 추경으로 경기 하락의 '급한 불'을 끄려던 정부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경이 신속히 집행되지 못할 경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 초반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 '구조조정 실업' 우려 현실화하는데…추경 늦어지면 효과는 급전직하 올해 한국 경제는 성장 엔진인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는 데 따른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했다.
여기에 조선업 등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여파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작년 2.6%에 이어 올해에도 2%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조정에 따라 지난 6월 경남은 전년동기대비 실업률이 1.0%포인트나 오른 3.
6%를 보였고, 전남, 울산 등 다른 조선업 밀집지역도 고용사정이 악화하면서 대량실업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하반기 들어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내년까지 조선업 부문에서만 5만6천∼6만3천명 감축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서 나오는 등 고용시장에 본격적인 한파가 몰아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더욱이 지난 6월 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으로 대외 리스크까지고조되자 정부는 작년에 이어 또다시 추경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번 추경은 11조원 규모이며, 여기에 기금확대 등을 포함한 전체 재정보강 규모는 총 མ조원+α'에 이른다.
정부는 추경 등 재정보강 조치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0.2∼0.3%포인트 정도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이번 추경은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지역경제 위축 우려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에 배분하는 예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특징이 있다.
◇ 추경은 '속도전'인데…정부, 무관한 이슈로 처리 지연에 '난색'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추경이 신속하게 집행됐을 경우를 전제한 예측이다.
자금 집행이 지연될수록 시중에 돈이 풀리는 속도도 늦춰지기 때문에 애초 예상한 만큼의 경제활력 제고 효과를 보기 어렵다.
게다가 추경 처리가 늦어질수록 내년 초 집행되는 본예산과 시차가 좁혀진다.
추경을 급히 편성하려고 했던 애초 취지 자체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추경 편성이 늦어지면서 현재 기획재정부가 각 부처로부터 제출받아 진행 중인내년도 예산 요구안 심의 절차에도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5일 국회에서 "추경은정말 타이밍이 중요하다. 늦으면 늦을수록 본 예산과 차별점이 없어서 빨리해야 한다"는 등 신속한 처리 필요성을 거듭 강조해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바람과 달리 정치권 논의는 답보 상태다.
앞서 여야가 잠정 합의한 대로 12일에 추경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은 이미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해법제시, 서별관회의 청문회 개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특별위원회 설치 등 8가지를 추경 선결조건으로 내놓으면서 상황이 복잡하게 꼬였다.
정부는 예기치 못한 상황 전개에 난처한 기색이 역력하다.
추경은 본예산과 다르게 그 시급성이 인정되는 만큼 정치권에서도 세부 사업에대한 점검만 이뤄지면 통과시켜주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번에는 추경과 전혀 관련 없는 이슈가 얽히면서 발목을 잡히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추경으로 조성된 자금을 추석 연휴 전에 집행하기 위해서는 20일께가 추경안 처리 ƈ차 데드라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여야가 조만간 관련한 일정 합의에다다르지 못하며 이마저도 지키지 못할 공산이 크다.
◇ 전문가 "집행 늦어지면 성장률 2% 중반에도 못 미칠 것" 신속처리 촉구 전문가들은 구조조정 리스크에 제대로 대비하려면 하루빨리 추경을 집행해야 한다는 데에 입을 모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추경은 규모보다는 타이밍이 문제다. 추경 처리가 지연되는 데 따른 부정적인 효과가 굉장히 크다"면서 "구조조정의 영향을직접 받는 울산·경남 등 지역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추경이 경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규모에도 못미치는데 집행까지 늦어지면 효과가 너무 떨어질 것"이라면서 "구조조정 추진 자체가 크게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 경제의 난관을 타개하는데 어려움이 커질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성 교수는 "집행이 늦어지면 올해 성장률이 2%대 중반을 달성하는 것도 쉽지 않다"면서 "추경 효과 자체는 0.2%포인트 내외지만,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다른연계효과가지 떨어지면서 성장률이 2% 초반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하면서, 정치권 설득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추경을 하루빨리 집행하는 게 효과적"이라면서 "일단 추경을 어떤 곳에 쓰겠다고 결정했다면 책상 위에 오래 올려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주 실장은 "지금 정부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면서 "추경 우선순위를 내용이나 타이밍 어디에 둘지 정해야만 한다. 타이밍이 더 중요하다면 야당이 얘기하는거 어느 정도 들어줘야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성 교수는 "추경 처리가 늦어지는 건 국회 책임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결국추경을 집행하는 행정부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국회를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d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