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보장' 과장광고 홈쇼핑 보험 사전심의한다

입력 2016-08-17 12:01  

과장발언 여과없이 소비자 전달 문제…생방송→녹화방송 전환광고·약관 달라 분쟁 생기면 소비자 유리한 쪽 적용키로

A홈쇼핑사는 치아보험을 소개하면서 '모든 충치치료를 개수 제한 없이 보장한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실제 상품 보장내용을 자세히 뜯어보니 때우기(충전) 치료만 개수 제한이 없고, 씌우기(크라운) 치료는 연 3회 개수가 제한된 상품이었다.

B홈쇼핑사는 암보험을 판매하면서 일반암 발병 7천만원, 유방암·전립선암 발병시 1천400만원을 최초 1회 지급한다고 소개했다.

어떤 암이든지 최초로 발생한 암에 대해서만 보장을 하는 상품인데도 나중에 발병한 암이라도 개별 암에 모두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모호하게 포장한 설명이었다.

앞으로 허위·과장 광고로 소비자 분쟁을 많이 유발하는 홈쇼핑 보험상품에 협회 자율 사전심의제가 도입된다.

홈쇼핑 광고 내용과 실제 보장내용이 달라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는 소비자에게유리한 내용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분쟁조정 기준이 마련된다.

금융감독원은 17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홈쇼핑사 보험상품 불완전 판매근절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홈쇼핑 보험 관련 소비자 민원은 784건으로 전체 보험권 민원(4만6천816건)의 1.7%를 차지했다.

홈쇼핑 보험 불완전 판매 비율은 작년 기준 0.78%로 보험업계 평균(0.40%)의 2배 수준에 육박한다.

대부분 과장광고를 그대로 믿고 보험에 가입했다가 막상 보험금을 청구하려고하니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통보받거나 보험금이 당초 기대보다 터무니없이적어 당국에 조정을 호소한 것이다.

실제 약관과는 달리 포괄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광고문구나 상품안내자(설계사)의 과장된 발언이 분쟁을 가져온 주요 원인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감원은 내년 상반기부터 불완전 판매 실적이 많은 홈쇼핑사의 보험 판매광고를 녹화방송으로 전환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홈쇼핑이 생방송으로 진행되다 보니 사후심사만으로는 허위·과장광고를 선별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문제가 많은 판매광고 위주로 보험협회의 사전심의를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업계 평균 이상으로 불완전판매 비율이 높은 제휴 보험회사 판매광고를 녹화방송으로 전환하고, 그래도 개선이 안 되면 해당 홈쇼핑사의 전체 보험 판매광고를 녹화방송으로 바꾸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홈쇼핑 보험 불완전판매 비율을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0.4%로까지낮춘다는 잠정 목표를 세웠다.

유사한 불완전판매 위반행위가 지속해서 반복되면 경미한 위반이더라도 제재금부과가 가능하도록 제재기준도 강화하기로 했다.

광고심의 결과 '부적격' 등의 제재를 받은 경우에는 보험판매 광고를 하기 전제재 사실을 안내 방송하고 협회 홈페이지에도 게재토록 해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분쟁조정 원칙도 소비자에게 유리하도록 바꾼다.

홈쇼핑 광고 내용과 상품 약관이 달라 분쟁이 발생하면 소비자에게 유리한 내용을 우선 적용하는 방향으로 분쟁조정 원칙을 세우기로 했다.

암보험을 판매하면서 상품안내자가 '보장범위 제한 없이 보장해 준다'고 설명했다면 실제 약관에서는 보장해 주지 않는 암이라 하더라도 광고 내용을 우선 적용해보상토록 한다는 것이다.

허위·과장 광고로 다수의 소비자 피해가 확인된 경우에는 납입 보험료와 이자를 환급하는 리콜도 적극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허위·과장 광고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될 시에는 소비자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일시 광고중단 조치를 발동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밖에 보험상품을 불완전 판매하지 않도록 홈쇼핑사가 자체적으로 내부통제를강화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권순찬 금감원 부원장보는 "광고심의 광화로 홈쇼핑이 대표적인 불완전판매 채널이라는 오명을 탈피해 소비자가 충분히 상품을 이해하고 가입할 수 있는 건전한판매채널로 정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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