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양적완화, 한국 물가상승률 하락에 영향"

입력 2016-10-05 12:00  

한국은행 보고서

미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이 우리나라의물가상승률을 떨어뜨리는 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통화정책국 정책연구부의 남민호·정재욱 과장과 강규휘 조사역은 5일'주요국 중앙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낮은 물가상승률의 요인으로 2012년 이후 유가, 철광석, 구리 등 원자재의 가격 하락과 국내 경기 부진이 꼽히지만 선진국의 통화정책도 미약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남 과장 등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 일본은행 등 중앙은행 4곳이 2009년∼2014년 시행한 양적완화 정책이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을 모형을 활용해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양적완화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중앙은행이 국채 등의 자산을 직접 매입해 시중에 돈을 푸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가리킨다.

연준, ECB, 일본은행, 영란은행이 보유한 국채, 회사채 등 증권은 2008년 말부터 작년 말까지 7조5천130억 달러(604.3%) 늘었다.

특히 7년 간 연준의 증권보유액은 3조7천460억 달러(755.9%) 급증했고 ECB는 1조1천10억 달러(671.6%) 늘었다.

보고서는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이 우리나라에 유입돼 원화 강세를 유발했고 이는 원화기준 수입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증분석 결과, 이들 주요국 중앙은행의 증권보유액이 32% 증가하면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 포인트 정도 떨어지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개월 동안 0.2% 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환율 경로를 통해 국내 인플레이션을 어느 정도 떨어뜨렸다"며 "특히 미국 연준이 뚜렷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ECB의 양적완화가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미친 영향은 불확실하고 일본은행과 영란은행의 영향은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미국, 영국 등 주요국의 평균 장기금리(국채 10년물 유통수익률)가 0.

5% 포인트 하락하면 원/달러 환율의 하락으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2% 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선진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가 무역경로로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미약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민간소비가 증가하고 이들 국가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이 늘어날 경우 국내 총수요 확대로 물가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선진국의 실물경제 회복이 지연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noj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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