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금융사 서울 유치 정책, 8년 만에 선회

입력 2016-12-0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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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클레이즈·골드만삭스…짐싸서 서울 떠나는 외국계 은행들'국경 간 금융거래 활성화'로 정책 목표 이동

정부가 외국계 금융회사를 서울과 부산에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정책 목표를 선회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축소 지향적 경영전략을 펴고, 국내금융시장의 투자 매력도마저 떨어지면서 외국계 지점들이 한국에서 발을 빼고 있어서다.

정부는 서울을 금융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정책을 유지하되 금융사 유치보다는'국경 간 금융거래 활성화'로 무게추를 옮기기로 했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28차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에서 "최근 글로벌 금융 환경 변화로 일부 외국계 지점이 한국에서 철수하거나 영업을 축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해외 금융기관의 국내집적이라는 당초 정책 목표를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008년 '금융중심지의 조성과 발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서울 여의도와 부산 남구 문현을 국제 금융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2008년부터 3차례에 걸쳐 금융 중심지 육성을 위한 기본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만 바클레이즈, 골드만삭스, UBS가 서울 지점을 닫기로 했으며 스페인은행 BBVA와 산탄데르도 짐을 싸는 등 외국계 은행의 '탈(脫) 서울'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외국계 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를 이어갔지만 지리적으로 서울은 홍콩·싱가포르·상하이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는 일단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규제 강화와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경영전략변화가 외국계 금융사들의 철수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자본수익률 하락으로 국내 금융시장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점, 언어·문화·지리적 여건 등 한국 고유의 환경도 작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국경 간 금융거래 활성화'로 금융 중심지 정책의 목표를 이동하기로 했다.

외국계 금융회사 지점이나 사무소를 유치하기보다는 서울에서 국제 금융거래가더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제도·환경을 정비하겠다는 것이다.

정 부위원장은 "국경 간 금융거래 활성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외국계 금융사가유치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글로벌 금융 환경을 고려할 때 국경 간 금융거래가 활성화되고 비즈니스 기회와 투자처가 확대돼야만 외국계 금융회사의 물리적 유치도 가능하다는 현실 인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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