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지속…원/달러 환율, 어디까지 오를까

입력 2016-12-2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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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원까지 상승 가능…외환당국 개입 정도가 관건"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여부에 '촉각'

원/달러 환율이 9개월여 만에 장중 1,200원 선을 넘어서면서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에 진입할 때 국내 주식·채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금 이탈이 눈에 띄게 나타났기에 Ƈ달러=1,200원'은 중요한 기준선으로 인식돼왔다.

◇ 9개월여만에 장중 1,200원선 돌파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7거래일 연속으로 올라 1,199.1원으로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1,200.4원까지 상승했다.

장중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3월 11일 이후 9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210원대까지는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며 "원화 환율에 영향력이 큰 위안화 환율이 약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기때문"이라고 말했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도 "원화가 달러화 강세 흐름에 강하게 반응하고 있다"며"원/달러 환율이 1,21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말까지는 1,200원 선이 뚫리지 못하도록 외환 당국이 적극적으로 '관리'에 나설 것이란 게 시장 참가자들의 전망이다.

달러당 1,200원 진입을 내버려둘 경우 내년 환율이 급격히 상승세를 탈 수 있기때문이다.

이날도 외환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으로 원/달러 환율 종가가 1,200원을 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고 해서 달러화 강세 흐름에 역행해 1,190원대 아래로 환율 수준을 과도하게 누르기도 쉽지 않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장중 환율이 1,200원 이상으로 올라가면 외환 당국이 단계별로 세분화해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면서 "당국 입장에선 원화를 강세로 돌려놓는 매도 개입을 매수 개입보다 더 부담 없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는 한국을 환율 조작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있는데, 국내 외환당국은 원화 강세와 약세 양방향으로 개입해 쏠림 현상을 방지하는 것이라는 논리를펴며 환율 정책과 관련한 미국의 압박을 방어해왔다.

◇ "원/달러 1,200원대에선 외국인 자금이탈 가능성" 연말 이후의 원/달러 환율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1,200원 선을 넘어설 수 있지만,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 국가인 미국의 경기가 좋아지면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도널드 트럼프행정부가 재정정책을 확대하면 결국 통화완화 정책이 뒤따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달러화가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재용 연구원도 "내년 외환시장에선 원화 강세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달러화 강세를 이끄는 기준금리 인상과 트럼플레이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촉발한 인플레이션)은 내년 1분기를 전후로 점차 경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간으로는 내년 평균 환율이 올해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원/달러 평균 환율이 1,170원으로 올해(1,160원)보다 오를것으로 보고 있고, 현대경제연구원도 내년 원/달러 환율 수준이 올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오를 경우 가장 우려되는 것은 환차손을 피하려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다.

북한 핵실험, 중국 금융시장 불안의 여파가 있었던 지난 1∼2월에는 외국인들이국내 금융시장에서 빠져나가며 원/달러 환율 1,200원대 진입이 가속화된 측면이 있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천9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일본 등의 수출입 증가율이 개선되면서 우리나라 수출도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차손을 입으면서도 주식을 팔지 않게 된다"며 자금 유출은 원/달러 환율 수준보다는 글로벌 경기에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정훈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올라가면 외국인 자금유출을 우려해볼 수 있다"며 "자금 이탈이 시작되면 실물 시장의 위기의식도 높아질것"이라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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