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들 신규 시설투자 '머뭇'>

입력 2013-04-14 06:01  

불황·엔저 등 변수에 '대기업 때리기'로 주눅

주요 대기업들이 경영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에 올해 신규 시설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데다 엔저, 북한핵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 등 외생변수가 의사 결정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과세 논란이 불거지고 상장사 등기임원의 개별 보수를 공개하는 법안이 추진되는 등 경영에 우호적이지 않은 사회 분위기 탓도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신규 시설투자를 아직 한 건도 하지 않았다.

특히 올해는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감안해 예년과 달리 구체적인 투자 계획도 공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LG전자[066570]도 모바일 운영체제(OS) '웹OS'를 인수했을 뿐 신규 시설투자는하지 않고 있다.

LG디스플레이만 7천억원 규모의 8세대 올레드 TV용 패널 신규 생산라인(M2) 투자 계획을 밝혔다.

해운업계는 신규 발주를 사실상 중단했다.

한진해운[117930]과 현대상선[011200] 등은 연초 한국전력[015760]의 5개 발전자회사와 맺은 용선계약에 따라 벌크선 9척을 주문하는 것 외에 추가 계획이 없다고밝혔다.

호황기에 주문한 새 배가 전 세계적으로 남아도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 사업이 있어 그나마 형편이 낫다.

현대중공업[009540]의 올해 투자금액은 전년도와 비슷한 1조원 수준이다.

시추선, 액화천연가스선 등 특수 선박과 해양플랜트 건조에 필요한 설비 증설과보완 투자 등에 쓰일 계획이다.

삼성중공업[010140]은 작년보다 50% 늘어난 약 6천억원을 시설 투자에 투입할예정이다.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LNG-FPSO)와 가스처리설비(CPF) 등 대형 해양설비 제작에 필요한 설비 투자와 유지 보수 투자가 주를 이룬다.

항공업계는 신규 시설투자 대신 지분 투자나 기존 투자를 마무리하는데 전념하고 있다.

대한항공[003490]은 체코 국영 체코항공의 지분 44%를 인수해 2대 주주가 됐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지난해 착공한 인천국제공항 제2격납고 공사 마무리에신경 쓰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 등 규제에 부딪힌 유통업계의 투자 마인드는 극도로 위축했다.

롯데그룹은 1분기에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CJ[001040] 그룹은 올해 시설투자와 연구개발비로만 작년보다 13% 증가한 3조2천400억원을 투자키로 했을 뿐 1분기 중 신규 시설투자 계획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있다.

장기 불황에 빠진 철강업계도 소극적이다.

포스코[005490]는 올해 3조5천억∼4조원을 투자할 계획이지만 기존에 시작한 사업의 후속 투자 성격을 지닌 것이 많다.

현대제철[004020]은 1조6천379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이중 7천871억원이 당진제철소 신규 3고로 투자이고 나머지 8천508억원은 기존 설비 유지·보수에 쓰인다.

이에 비해 에너지 기업들은 시설 투자 계획을 비교적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울산에서 JX에너지와 함께 약 1조원을 투자해 내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연산 100만t 규모의 PX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SK에너지도 단일 설비로 최대 규모인 연 130만t 규모의 PX 생산설비를 인천에짓기 위해 2014년까지 1조6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신규사업, 설비 확충에 9천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작년 ㈜GS[078930]와 분할해 출범한 GS에너지는 영보산업단지 내 LNG터미널 공사에 올해 1천300억원을 투자한다.

GS EPS는 415MW급 LNG복합 화력발전소 3호기와 신규 발전소 건설 등에 2천200억원을 투자한다.

sewonle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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