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와 연비' 두마리 토끼 잡은 SM5 TCE 시승기>

입력 2013-05-26 12:00  

다운사이징 엔진에도 도로에선 '힘넘치는 주행'

르노삼성자동차가 '뉴 SM5 플래티넘'을 출시(작년 11월)한 지 6개월 만에 후속 모델인 SM5 TCE를 새로 내놨다.

후속 모델이라고 하면 최소한 외관의 변화를 생각하기 쉽지만 얼핏 보면 눈에띌 정도로 뭔가 바뀌었다는 느낌은 없다.

자세히 봐야 17인치 블랙 투톤 알루미늄 휠, 듀얼 머플러가 새로 적용됐다는 정도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엔진, 트랜스미션(변속기) 등 내연기관은 가히 신차 수준으로 바뀌었다.

르노삼성이 이번 SM TCE에서 자신 있게 내세우는 부분이기도 하다.

최대 관심은 엔진이다. SM5 TCE는 중형차로는 최초로 1.6ℓ 직분사 터보 엔진을장착했다. 통상 1.6ℓ급 엔진은 준중형으로, 2.0ℓ급은 중형으로 분류되는 국내 시장 상황에서 처음으로 1.6ℓ급 엔진을 단 중형차가 나온 것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 자동차 관련 사이트에서는 SM5 TCE의 '정체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등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단순히 엔진 크기가 줄어든 것만은 아니다. 배기량이 적으면서도 최고출력 190마력(6천rpm), 최대 토크 24.5㎏·m(2천rpm)로 파워 면에서 경쟁 차종인쏘나타 2.0과 i40를 넘어선다.

여기에 연비(13㎞/ℓ) 역시 경쟁차에 비해 ℓ당 1㎞가량 뛰어나 중형차 중에서는 친환경 차량의 요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순수 전기차, 연료전지차 보급이 주춤한 상황에서 고연비친환경차의 현실적 대안으로 급부상하는 '다운사이징 엔진'을 처음 적용한 모델"이라며 "중형차 시장의 지각 변동을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 실제 도로에서는 SM5 TCE의 장점이 어느 정도까지 구현될까.

24일 서울춘천고속도로를 따라 왕복 140㎞를 달리며 체험한 성능은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은 줄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SM5 특유의 정숙성은 여전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동을 걸 때부터 시속 100㎞ 이상 내달리는 순간까지 귀에 거슬리는 소음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바람이 차체에 부딪혀 내는 풍절음도 그다지 크지 않았다.

시속 100㎞에 도달할 때까지 가속 페달의 반응속도도 빨랐고 시속 100㎞ 이상으로 치고 나가는 느낌도 묵직하고 안정감을 줬다.

이전 모델인 SM5 플래티넘에서 지적됐던 답답한 가속 응답성이 상당히 개선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배기량이 줄었지만 힘은 좋아진 새 엔진이 실제 도로에서 그 진가를 유감없이발휘하는 듯했다.

SM5 TCE에 장착된 독일 게트락사의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역시 지체없는 변속으로 안정되고 파워 넘치는 주행을 도왔다.

SM7 시스템이 적용된 제동 능력은 새 차라 그런지 살짝 예민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다지 큰 문제는 되지 않았고 코너링의 경우 시속 80㎞로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꺾어져 나올 때 통상 느껴지는 급격한 쏠림 현상도 크지 않았다.

연비는 시내와 고속도로 주행(시속 100∼120㎞)을 합쳐 공인 연비인 13㎞/ℓ보다 다소 높은 14.2㎞/ℓ까지 올라가 운전 습관에 따라서는 준중형에 버금가는 연비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줬다.

주행성능·파워와 연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 크게 과장되지 않았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2시간가량의 시승 경험을 바탕으로 SM5 TCE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가격(2천710만원) 대비 만족도가 높은 중형 패밀리 세단'이라고 할 수 있다.

르노삼성 측은 "SM5 TCE의 올해 판매 목표를 4만대로 잡았으며 이를 통해 SM5의중형차 시장 점유율도 2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는 르노삼성이 야심 차게 준비한 SM5 TCE에 소비자들은과연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luc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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