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세계 경기 전망, 중국 등과의 유치 경쟁은 변수
3일 정부가 내놓은 제1차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
개발가능성이 희박한 경제자유구역을 과감히 정리하고 이미 개발이 진행 중이거나 투자 유치 전망이 좋은 구역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업 기간인 2013∼2022년 200억달러의 해외투자와 매출액 1천억원이상 국내·외 유망 기업 100개 이상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주변국들이 유사한 경제특구를 잇달아 설립하며글로벌 기업 유치에 혈안이 돼 있는 상황에서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난립한 경제자유구역 구조조정 '신호탄' 경제자유구역은 애초 세계적인 외국기업을 대거 유치해 국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차원에서 참여정부 때인 2003년 도입됐다.
당시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권 등이 처음 지정된데 이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에는 황해, 대구·경북, 새만금·군산 등 3개 구역이 추가됐고 올해 동해안, 충북이 가세해 총 8개 구역(101개 지구. 총면적 448㎢)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개발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곳은 53개 지구(52.5%)에 불과하고 나머지 48개는 아직 개발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한 상태다. 면적으로 따지면 전체의 절반을 넘는 249㎢에 해당한다.
이전 정부에서 지정된 6개 구역의 미개발률을 보면 대구·경북 60%, 광양만권 52.2%, 새만금·군산 50%, 부산·진해 38.1%, 인천 29.6% 등이다.
특히 황해는 5개 지구 전체가 미개발 지역으로 남아있어 8개 구역 가운데 가장부실한 곳으로 꼽힌다. 4곳은 사업자조차 찾지 못한 상태고 이 가운데 1곳은 아예주민들이 지정 해제를 요구하고 있어 향후 개발가능성도 크지 않다.
이런 이유로 정부 안팎에서는 황해 구역이 구조조정 대상 1호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유보 기간으로 둔 내년 8월까지 사업자를 확정하지 못하면 경제자유구역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
정부가 경제자유구역 정리에 나선 것은 예산 문제가 큰 영향을 미쳤다.
복지예산 확충에 따라 향후 인프라 건설 예산이 대폭 삭감될 것으로 예상되는상황에서 101개 지구를 모두 끌고 갈 여력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아울러 선거 때마다 선심성으로 경제자유구역 지정 공약을 남발하면서 중복 투자·예산 낭비의 우려가 크다는 비판도 한몫했다.
실제 현 경제자유구역 중 39개 지구는 자유무역지역, 외국인투자지역, 연구개발특구, 산업단지, 첨단의료복합단지 등과 겹친다.
정부는 일단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자유구역 면적을 300㎢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향후 글로벌 경기 여건과 외국인투자 유치 상황에 따라서는 감축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 조성에 적게는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억원이 드는데 최근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아 고민이 큰 상황"이라며 "우선 급한 곳에 재원을투입한 뒤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2022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외투지역으로…성과는 '미지수' 정부는 개발가능성이 크고 투자 유치가 유력한 경제자유구역에 대해서는 작년까지 투입된 58조원에 더해 2022년까지 82조원을 추가 투입해 세계 최고의 투자환경을갖춘 외투지역으로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수립했다.
정부는 우선 기존 경제자유구역별로 특화 개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역발전전략, 지역 특성, 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점유치업종을 선정하고 특화된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천은 항공물류·바이오·지식서비스, 부산·진해는 복합물류·첨단수송·기계부품·휴양, 광양만권은 석유화학소재·철강연관산업·항만물류, 대구·경북은 IT융복합·첨단 메디컬 등으로 특화 개발된다.
새만금·군산에는 자동기계부품·신재생에너지·해양레저, 동해안권은 금속·신소재, 충북에는 바이오 등의 산업단지가 조성된다.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다양한 '당근'도 내놨다.
외국인투자기업에 현금 지원은 물론 입지·비용·규제 완화 등 패키지형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외국인투자기업에만 적용되던 투자 인센티브를 국내 기업에도 제공하는안이 검토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 저변을 넓히려면 유망한 국내 기업의 입주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경제자유구역 내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해 원격진료 허용 등 특례지원을 확대하고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외국의료기관의 설립을 지원하기로 했다.
의료·교육 등 분야는 개방화에 따른 반감이 큰 만큼 '규제 완화 시범지구'라는개념을 도입해 '규제 완화의 시험장(testbed)'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내놨다.
이를 통해 사업 계획이 완료되는 2022년까지 외국인투자액을 200억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연매출 1천억원 이상인 국내·외 중핵기업 100개와 서비스기업 1천개를 추가로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작년 말 현재 경제자유구역 내 중핵기업은 외국인투자기업 11개를 포함해 22개,서비스기업은 832개가 등록돼 있다.
하지만 향후 세계 경기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는 점을 들어 지나치게 장밋빛청사진을 내놓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도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국내 수출 회복 지연과 건설 경기 부진이 경제자유구역 개발에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인정한다.
중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일본 등 아시아 주변국들이 비슷한 경제특구를 조성해 글로벌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경쟁이 심화하는 것도 경제자유구역활성화의 장애요인으로 지목된다.
luc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3일 정부가 내놓은 제1차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
개발가능성이 희박한 경제자유구역을 과감히 정리하고 이미 개발이 진행 중이거나 투자 유치 전망이 좋은 구역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업 기간인 2013∼2022년 200억달러의 해외투자와 매출액 1천억원이상 국내·외 유망 기업 100개 이상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주변국들이 유사한 경제특구를 잇달아 설립하며글로벌 기업 유치에 혈안이 돼 있는 상황에서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난립한 경제자유구역 구조조정 '신호탄' 경제자유구역은 애초 세계적인 외국기업을 대거 유치해 국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차원에서 참여정부 때인 2003년 도입됐다.
당시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권 등이 처음 지정된데 이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에는 황해, 대구·경북, 새만금·군산 등 3개 구역이 추가됐고 올해 동해안, 충북이 가세해 총 8개 구역(101개 지구. 총면적 448㎢)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개발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곳은 53개 지구(52.5%)에 불과하고 나머지 48개는 아직 개발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한 상태다. 면적으로 따지면 전체의 절반을 넘는 249㎢에 해당한다.
이전 정부에서 지정된 6개 구역의 미개발률을 보면 대구·경북 60%, 광양만권 52.2%, 새만금·군산 50%, 부산·진해 38.1%, 인천 29.6% 등이다.
특히 황해는 5개 지구 전체가 미개발 지역으로 남아있어 8개 구역 가운데 가장부실한 곳으로 꼽힌다. 4곳은 사업자조차 찾지 못한 상태고 이 가운데 1곳은 아예주민들이 지정 해제를 요구하고 있어 향후 개발가능성도 크지 않다.
이런 이유로 정부 안팎에서는 황해 구역이 구조조정 대상 1호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유보 기간으로 둔 내년 8월까지 사업자를 확정하지 못하면 경제자유구역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
정부가 경제자유구역 정리에 나선 것은 예산 문제가 큰 영향을 미쳤다.
복지예산 확충에 따라 향후 인프라 건설 예산이 대폭 삭감될 것으로 예상되는상황에서 101개 지구를 모두 끌고 갈 여력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아울러 선거 때마다 선심성으로 경제자유구역 지정 공약을 남발하면서 중복 투자·예산 낭비의 우려가 크다는 비판도 한몫했다.
실제 현 경제자유구역 중 39개 지구는 자유무역지역, 외국인투자지역, 연구개발특구, 산업단지, 첨단의료복합단지 등과 겹친다.
정부는 일단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자유구역 면적을 300㎢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향후 글로벌 경기 여건과 외국인투자 유치 상황에 따라서는 감축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 조성에 적게는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억원이 드는데 최근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아 고민이 큰 상황"이라며 "우선 급한 곳에 재원을투입한 뒤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2022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외투지역으로…성과는 '미지수' 정부는 개발가능성이 크고 투자 유치가 유력한 경제자유구역에 대해서는 작년까지 투입된 58조원에 더해 2022년까지 82조원을 추가 투입해 세계 최고의 투자환경을갖춘 외투지역으로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수립했다.
정부는 우선 기존 경제자유구역별로 특화 개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역발전전략, 지역 특성, 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점유치업종을 선정하고 특화된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천은 항공물류·바이오·지식서비스, 부산·진해는 복합물류·첨단수송·기계부품·휴양, 광양만권은 석유화학소재·철강연관산업·항만물류, 대구·경북은 IT융복합·첨단 메디컬 등으로 특화 개발된다.
새만금·군산에는 자동기계부품·신재생에너지·해양레저, 동해안권은 금속·신소재, 충북에는 바이오 등의 산업단지가 조성된다.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다양한 '당근'도 내놨다.
외국인투자기업에 현금 지원은 물론 입지·비용·규제 완화 등 패키지형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외국인투자기업에만 적용되던 투자 인센티브를 국내 기업에도 제공하는안이 검토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 저변을 넓히려면 유망한 국내 기업의 입주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경제자유구역 내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해 원격진료 허용 등 특례지원을 확대하고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외국의료기관의 설립을 지원하기로 했다.
의료·교육 등 분야는 개방화에 따른 반감이 큰 만큼 '규제 완화 시범지구'라는개념을 도입해 '규제 완화의 시험장(testbed)'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내놨다.
이를 통해 사업 계획이 완료되는 2022년까지 외국인투자액을 200억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연매출 1천억원 이상인 국내·외 중핵기업 100개와 서비스기업 1천개를 추가로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작년 말 현재 경제자유구역 내 중핵기업은 외국인투자기업 11개를 포함해 22개,서비스기업은 832개가 등록돼 있다.
하지만 향후 세계 경기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는 점을 들어 지나치게 장밋빛청사진을 내놓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도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국내 수출 회복 지연과 건설 경기 부진이 경제자유구역 개발에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인정한다.
중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일본 등 아시아 주변국들이 비슷한 경제특구를 조성해 글로벌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경쟁이 심화하는 것도 경제자유구역활성화의 장애요인으로 지목된다.
luc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