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김원홍 체포에 '촉각'…"실체적 진실규명 기대">

입력 2013-08-01 18:05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한 선고공판을 일주여앞둔 1일 이 사건의 주요 당사자로 거론된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대만에서 전격체포되자 SK그룹은 재판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씨의 체포 소식을 접한 SK측은 재판에 어떤 돌발변수를 맞게 될지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대외적으로는 말을 아끼는 등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최 회장과 김 전 고문간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등 오히려 재판에 역풍이 불어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건의 결정적인 키를 쥔 당사자의 진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된 만큼불리할 수도 있는 현 재판 상황을 반전시킬 호재를 찾았다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특히 SK측은 그간 최 회장이 아닌 김 전 고문이 횡령 사건의 주범이라고 주장해왔던 만큼 그의 체포가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SK의 한 관계자는 "김씨는 복잡하게 얽힌 사건의 실타래를 풀어줄 핵심 인물"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씨 체포를 계기로 사건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실체적인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김 전 고문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항소심에서 김씨가 자신을 속이고 계열사 돈을 빼돌렸다며 그를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해왔다.

항소심 막바지에 최 회장과 김씨, 그리고 또다른 당사자인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간 통화 녹음기록이 최 회장의 혐의를 규명할 변수로 부상하기도 했다.

김 전 고문은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등 총수 형제의 투자 자문 역할을수행했다. 특히 주가·환율·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이자율 등 국내외 경제 현황에 정통해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재판 과정에서 김 전 고문의 요청으로 펀드 조성을 도왔지만 유출에대해서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SK계열사들이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자금을 빼돌린 것은 김 전 고문의 단독 범행이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29일 항소심 결심공판의 최후변론을 통해 "김씨는 믿었던 사람인데 배신을 당했다"며 "그래서 김씨와의 관계를 숨기고 싶었고 차라리 밝혀지지않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SK측은 사태의 추이에 따라 변론 재개 신청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김씨를) 소환하거나 조사하는 것은 우리 권한이아니다"라면서 말을 아꼈다.

최 회장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9일 열릴 예정이다.

eugeni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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